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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의 생명, 정부의 늦은 대응이 부른 비극 — 캄보디아 사건이 던지는 경고

  • 정연수 기자
  • 입력 2025.10.15 12:11
  • 조회수 5,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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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JPG

11일 캄보디아 AKP통신에 따르면 전날 캄보디아 깜폿지방검찰청이 살인과 사기 혐의로 A씨 등 30~40대 중국인 3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8월 깜폿주 보꼬산 인근에서 20대 한국인 대학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KP통신 홈페이지 캡처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학생이 범죄조직의 고문 끝에 숨진 사건은 단순한 해외 범죄가 아니다. 그것은 이재명 정부의 국민 생명 관리 시스템이 얼마나 무너져 있는지를 드러내는 참담한 현실이다.

 

이번 사건은 수개월 전부터 온라인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범죄 정황이 상세히 공개되어 있었다. 납치와 감금, 마약 강요, 고문 영상까지 세상에 알려졌지만, 정부는 그때까지 ‘외교적 절차’를 운운하며 시간을 허비했다. 결과적으로 피해자는 구조되지 못했고, 주요 범죄조직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났다.

 

정부는 이제 와서 뒤늦게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현지에 수사관을 파견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사건 초기 제보자들이 수차례 구체적 정보와 범인 신원을 제공했음에도 ‘확인 중’이라며 미적댄 것은 누구였는가. “국민의 생명을 지키겠다”는 구호는 있었지만, 정작 국민이 해외에서 죽어가는 동안 국가의 손은 닿지 않았다.

 

더 심각한 것은 구조적 무능이다. 외교부와 경찰청, 국정원, 법무부 등 어느 기관도 선제적 대응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이제 대응하겠다”는 답변이 이어졌지만, 이미 피해자는 죽었다. 이 정부 들어 반복된 외교·치안 실패의 패턴이다.

캄보디아 납치.JPG

정부가 ‘범죄와의 전쟁’을 선언할 자격이 있는가. 온라인 제보자들이 목숨을 걸고 해외 범죄 정보를 수집하는 동안, 국가는 시스템적으로 그들의 정보를 활용하지 못했다. 국민이 자비로 정보를 모으고, 정부는 사후 수습만 하는 구조 — 이것이 과연 선진국의 모습인가.

 

국민의 생명은 숫자로 환산할 수 없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국외 국민보호 컨트롤타워를 정비하고, 범죄 발생 초기부터 실시간 대응할 수 있는 상설조직을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정보 제보자들을 ‘사적 제재’로 몰기보다 공익 제보 시스템 속에서 제도적으로 보호해야 한다.

 

캄보디아에서 숨진 한 청년의 비극은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오늘은 그가 희생됐지만, 내일은 또 다른 누군가일 수 있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은 정부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다. 그것을 소홀히 한 국가는, 더 이상 국민의 정부라 부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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