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서울 전역과 경기 주요 지역을 대상으로 부동산 고강도 규제를 재가동한다. 두 차례 안정 대책에도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자, 금융·세제·거래 전 분야를 동시에 조이는 ‘패키지형 수요 억제책’을 꺼내 들었다.
15일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국세청 등 관계부처는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공동 발표하고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주택시장 과열을 조기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 부동산 종합 대책이다.
■ 서울 25개 자치구·경기 12개 지역 규제지역 재지정
16일부터 서울 전역(25개 자치구)과 경기 12개 지역(과천·광명·성남 분당‧수정‧중원·수원 영통‧장안‧팔달·안양 동안·용인 수지·의왕·하남)이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로 다시 지정된다. 2023년 전면 해제 이후 2년 만의 재지정이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70%에서 40%로, 총부채상환비율(DTI)은 40%로 낮아진다. 분양권 전매와 청약 재당첨이 제한되고,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양도세 중과가 부활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단기적 조정 국면을 넘어서 투기성 수요가 다시 살아나는 조짐이 있다”며 “실수요 외의 대출 기반 매입은 원천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갭투자 봉쇄”
정부는 투기적 거래를 막기 위해 서울·수도권 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대폭 확대했다. 대상은 규제지역 내 아파트 및 같은 단지 내 연립‧다세대주택까지 포함하며, 지정 기간은 오는 10월 20일부터 2026년 12월 31일까지다. 허가 없이 거래할 경우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
정부는 “갭투자와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린 거래를 원천 봉쇄하기 위한 조치”라며 “필요 시 연장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국무총리 산하 ‘부동산 감독기구’ 신설
불법 거래와 허위 신고를 단속하기 위한 부동산 전문 감독기구가 국무총리 직속으로 설치된다.
국토부는 신고가 띄우기, 차명거래 등 불법 행위를 상시 감시하고, 부동산 특별사법경찰 제도를 도입해 수사권을 부여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사업자 대출이 주택 구입에 유용되는 사례를 전수조사하고, 국세청은 초고가 주택 증여 거래를 집중 점검한다.
■ 세제 개편·금융 규제 병행…시장 흐름 ‘급랭’ 전망
정부는 이번 규제와 함께 보유세·거래세 등 부동산 세제 전반에 대한 개편 논의에도 착수했다.
과세 형평성과 시장 안정 효과를 함께 고려해 세율 조정, 지역 간 불균형 완화 방안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거래 위축과 매수세 급랭을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KB부동산 관계자는 “서울 전역을 규제지역으로 다시 묶음으로써 수도권 외곽으로의 풍선효과를 일정 부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LTV 40%는 중산층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문턱을 높인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 “일본식 침체 막겠다”…이재명 대통령 “골든타임 놓치면 안 돼”
이재명 대통령은 “지금이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골든타임”이라며 “일본식 장기 침체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투기 수요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처럼 부동산 버블 붕괴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는 사태를 막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구 구조나 금융 시스템이 일본과 달라 장기 침체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규제 일변도 정책이 지속될 경우 시장 왜곡과 거래 절벽이 장기화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 시장 향방, “규제 지속성·보완책이 관건”
시장 반응은 신중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 같은 고금리 국면에서 LTV 규제까지 겹치면 신규 주택 구매는 사실상 멈출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규제 강도보다 지속성과 보완책이 시장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라고 입을 모은다.공급 확대, 세제 개편, 실수요자 금융지원이 병행되지 않으면 “규제→거래 급감→단기 안정→재상승”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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