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 특검팀이 확보한 국민의힘 당원 명부와 통일교 교인 명단이 맞물리면서, 정교유착 의혹이 정국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특검은 세 차례 압수수색 끝에 당원 명단을 확보했고, 분석 결과 약 11만 명이 통일교 신도로 확인됐다. 이는 전체 교인 약 120만 명의 10% 규모다.
특검 관계자는 “2022년 대선, 2023년 전당대회, 2024년 총선까지 최소 세 차례에 걸쳐 집단 가입 정황이 확인됐다”며, 통일교 측이 조직적으로 특정 정당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 핵심 쟁점: 종교인의 정당 가입, 어디까지 허용되나
헌법은 정교분리를 명시한다. 그러나 동시에 종교인의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 또한 기본권으로 보장된다. 헌법학자 박○○ 교수(서울대)는 “개별 종교인이 특정 정당에 가입하거나 정치 활동을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법이 아니다”라며, “문제는 집단적으로 특정 종교 단체가 정치 세력화할 때 발생하는 권력-종교 결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독일 등 서구 국가에서도 종교 단체가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사례는 많다. 그러나 개별 신도의 자발적 정치 참여와 단체 차원의 조직적 개입은 명확히 구분해 법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 ‘강제성’ 입증의 벽
특검팀은 통일교가 신도들에게 당원 가입을 강제했다고 의심하지만, 입증은 쉽지 않다. 법조계는 강제 가입을 입증하려면 “가입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이 따른다”는 협박이나 강제성이 존재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형사 전문 변호사 이○○ 씨는 “11만 명 개개인이 자발적으로 가입했는지, 압박에 따른 것인지를 확인하려면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수사”라고 꼬집었다. 결국 특검의 수사가 입증 능력의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 권성동 의원 뇌물 수수 의혹… 입증 난도 높아
또 다른 쟁점은 권성동 의원의 뇌물 수수 의혹이다. 그는 통일교 측으로부터 현금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됐지만, “터무니없는 정치적 공격”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뇌물 수사 전문가들은 “현금 뇌물은 꼬리표가 없어 입증이 가장 어렵다”며, △돈을 준 사람의 진술 일관성 △정황 증거의 신빙성 △피의자의 갑작스러운 지출 흔적 등이 재판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종교 자유 위축 vs 정치 세력화 견제
이번 사건은 한국 사회에 중대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 사회에서 특정 종교 단체의 집단적 정치 참여는 허용될 수 있는가?”
특검의 수사가 무리하게 진행될 경우, 합법적 범주 안에서 정치 활동을 해온 종교인들마저 위축될 수 있다. 반면 통일교처럼 조직적 개입 의혹이 제기된 사례를 방치할 경우, 특정 종교 단체가 정당을 사실상 ‘인질’로 삼는 정교유착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정치학자 김○○ 교수(고려대)는 21일 본지와 통화에서 “이 사건은 단순한 당원 모집 문제가 아니라, 한국 민주주의가 정교분리 원칙과 정치적 자유 사이에서 어디에 선을 그을 것인가의 문제”라며 “헌법적·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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