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천, 군 훈련이 만든 불안의 일상
지난 3월 6일, 경기 포천시의 한 사격장 인근 마을에서 믿기 힘든 소식이 전해졌다. 공군 전투기가 훈련 도중 투하한 폭탄이 목표 지점을 벗어나 민가로 향한 것이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마을은 삽시간에 공포에 휩싸였다.
“창문이 흔들리고 폭발음이 터졌습니다. 그날 이후 비행기만 떠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아요.”
– 포천 주민 김모 씨(67)

포천은 군사시설과 인접한 지역이 많아 그간 훈련 소음과 안전사고 위험을 일상처럼 견뎌야 했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주민들에게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공포를 남겼다. 시의회는 피해 주민에 대한 생계 대책, 사격장 안전 관리 강화, 나아가 특별법 제정까지 요구했으나, 국방부의 후속 조치는 여전히 뚜렷하지 않다.
◇동두천, 멈춘 도시의 시계
포천이 현재진행형 사고에 신음하고 있다면, 동두천은 ‘돌려받지 못한 땅’ 때문에 미래가 정체된 도시다. 전국 미반환 미군 공여지의 70%가 동두천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반환 시점이 확정되지 않은 유일한 도시라는 점에서 동두천의 상황은 더욱 특수하다.
“도심 한복판에 철조망이 쳐 있습니다. 누가 여기 들어와 집을 짓고, 누가 투자를 하겠습니까? 청년들이 다 떠나는 이유죠.”
– 동두천 상인 박모 씨(52)
부분 반환된 캠프 캐슬과 캠프 모빌은 활용도 떨어지는 애매한 땅으로 남았다. 도시 발전의 발목을 잡는 구조적 장애물이다.
◇국가 안보의 그늘, 지역 불평등으로 이어지다
두 사건은 성격이 다르지만, 군사도시 경기북부가 처한 구조적 곤경을 여실히 드러낸다.
- 포천은 “살던 집 위에 떨어질지 모르는 폭탄”을 늘 감내해야 한다.
- 동두천은 “돌려받지 못한 땅 때문에 미래를 설계할 수 없는 도시”로 남아 있다.
서울과 수도권 남부가 눈부신 경제 발전을 거듭하는 동안, 경기북부는 군사시설과 규제라는 이중의 멍에를 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지역 현안이 아니라, 국가 균형 발전과 국민 안전 보장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으로의 과제
전문가들은 포천·동두천 사례가 단순히 ‘지역 민원’으로 치부될 사안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1. 피해 주민 보호 – 군사시설 인접 주민의 생활 안정과 이주·보상 대책 마련
2. 안전 대책 강화 – 사격장·훈련장의 운영 방식과 안전 규정 전면 재검토
3. 공여지 개발 전략 – 미반환 및 부분 반환 공여지를 활용한 국가 단위 개발사업 추진
4. 제도적 장치 강화 – 특별법 제정 등 지속·상시적 지원 체계 구축
한 정책 전문가는 이렇게 지적했다. “군사시설은 안보에 필수적이지만, 그 대가를 특정 지역 주민에게만 집중적으로 전가하는 방식은 더 이상 지속 불가능합니다. ‘국가가 보호하지 못한 안보’는 오히려 안보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군사도시 경기북부, 이제는 국가의 차례
포천의 오폭 사고와 동두천의 미반환 공여지는 결국 같은 질문을 던진다.
“언제까지 군사도시 주민들만 위험과 불이익을 떠안아야 하는가?”
70년 희생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이제는 국가가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포천과 동두천의 목소리에 응답하는 것이 곧 대한민국 안보와 균형 발전의 미래를 가를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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