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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밥그릇’ 앞에 무너진 공직자의 품격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5.06.16 19:11
  • 조회수 18,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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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인 향한 조롱과 오만, 시민은 그런 공복(公僕)을 원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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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시청 구내식당 밥값을 둘러싼 논쟁이 일부 공무원들의 민낯을 드러내며 씁쓸함을 남기고 있다. 

 

지역 상권과의 상생이라는 정당한 문제 제기 앞에서 그들이 보인 것은 정책에 대한 건강한 토론이 아니라, 시민을 향한 오만과 조롱 섞인 언어였다. 

 

이는 단순한 감정싸움을 넘어, 공직 사회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품격과 윤리의식이 위태로운 수준임을 보여주는 위험 신호다.


논쟁의 와중에 터져 나온 "장사 안된다 징징대는 소리 듣기 싫다"는 거친 언사는 충격적이다. 

 

또한, "운영난으로 문 닫는 거면 그 식당 음식 질과 양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반박은 지역 상인들의 절박한 호소를 개인의 무능으로 치부해버리는 냉소적인 시각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이들은 누구인가. 

 

시민의 삶을 살피고 지역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는 공무원이 아닌가. 그들의 입에서 나온 언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공감 능력이 완전히 결여된 모습이다.


물론, "박봉의 척박함"을 호소하는 공무원들의 고충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빠듯한 월급에 한 푼이 아쉬운 그들에게 저렴하고 질 좋은 구내식당은 포기할 수 없는 복지일 수 있다. 

 

과도한 비판이 억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개인의 어려움이 시민을 향한 오만한 태도를 정당화하는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공직자는 그 자리가 주는 책임의 무게를 감당해야 하며, 그 첫 번째는 시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그 아픔에 공감하는 것이다. 상인의 한숨을 ‘징징대는 소리’로 폄하하는 순간, 그들은 이미 공복(公僕)으로서의 자격을 의심받게 된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공무원도 지방선거 때 시의원 선거권이 있다"는 댓글이다.  

 

이는 정책에 대한 합리적 비판을 ‘표’를 무기로 압박하려는, 집단의 힘을 과시하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자신들의 복리후생에 반하는 지적에 대해 정치적 중립성을 망각하고 실력행사를 하겠다는 협박과 다름없다. 이는 공직 사회가 건강한 비판을 어떻게 왜곡하여 받아들이는지를 보여주는 위험한 단면이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6,000원짜리 밥값이 아니다. 자신의 ‘밥그릇’ 앞에서는 시민의 어려움마저 조롱거리로 삼는 일부 공직자들의 비뚤어진 특권 의식이다. 시민들은 유능한 행정가를 원하지만, 그에 앞서 따뜻한 마음을 가진 봉사자를 원한다.


공직 사회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우리는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시민을 위한 봉사자인가, 아니면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또 다른 이익집단인가. 

 

그들이 받는 월급은, 그들이 ‘징징댄다’고 폄하했던 바로 그 시민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세금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단 한 순간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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