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상권과 공무원 복지, 그 위태로운 줄타기…상생의 해법은 어디에

포천시청 구내식당의 6,000원짜리 점심 한 끼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한 시의원의 문제 제기로 시작된 논쟁은 공직 사회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단순한 밥값 문제를 넘어 지역 상생과 공무원 복지, 그리고 소통의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우리 사회에 던지고 있다.
논쟁의 포문은 연제창 포천시의원이 열었다. 그는 지난 12일 행정사무감사에서 "저렴하고 질 높은 구내식당이 인근 상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급식비를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4월부터 직영으로 전환해 질 좋은 식사를 제공하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는 구내식당이, 역설적으로 지역 경제에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발언이었다.
표면적으로 이는 지역 상권의 어려움을 대변하는 타당한 지적으로 들린다. 그러나 시청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한 익명의 공무원 글은 이 문제가 결코 단순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는 "지역경제 악화를 구내식당 탓으로 돌리지 말아 달라"며 "운영난으로 문 닫는 식당이 있다면, 그 식당의 음식 질과 양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급식이 이상하게 바뀐다면 도시락을 싸오겠다"는 그의 말은, 섣부른 정책 변화가 의도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어진 댓글에는 "박봉의 척박함을 아는가", "구내식당이 5,000원 미만인 지자체 근방 상권은 다 망했나" 등 공무원들의 원성과 현실적 고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들에게 구내식당은 단순한 점심 한 끼가 아니라, 팍팍한 살림에 작지만 소중한 복지 혜택이었던 셈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연 의원은 "1,500명의 공무원 중 200명만 본청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형평성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며, 모든 직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지역화폐 지급이 상권도 살리는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그의 설명은 정책의 목표가 ‘상권 보호’와 ‘복지 형평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있었음을 보여준다.
문제의 본질은 여기에 있다. 양측 모두 나름의 논리와 진정성을 가지고 있다. 한쪽은 침체된 지역 경제와 상인들의 생존을, 다른 한쪽은 고단한 일상 속 작은 행복과 실질적인 복지를 말한다.
이는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줄 수 없는, 우리 사회가 늘 마주하는 딜레마와 같다.
아쉬운 점은 이 논의가 건설적인 대안 모색이 아닌, 감정적인 대립으로 번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연 의원이 지적한 "장사 안된다 징징대는 소리"와 같은 공직 사회 내부의 거친 언어, 그리고 일부 공무원들이 느끼는 "월권"이라는 반감은 서로의 입장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중이 부족했음을 드러낸다.
6,000원짜리 점심 논쟁은 포천시에 상생의 진정한 의미를 묻고 있다.
구내식당 휴무일을 늘리고 지역 농산물을 사용하는 현재의 방식이 최선인지, 혹은 지역화폐 지급이 정말 모두를 만족시킬 묘안인지 더 깊은 고민과 소통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한쪽의 희생을 강요하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서로의 고충을 나누고 지혜를 모아 상생의 접점을 찾아 나서는 과정 그 자체다. 이번 논쟁이 소모적인 갈등을 넘어, 포천시가 더 성숙한 공동체로 나아가는 성찰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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