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 4부] 반전의 현장 — ‘반지하화’ 논란과 주민 반발
의정부시 자일동 주민들이 소각장 건설과 관련된 시의 약속 이행에 불만을 표하며, 시설의 완전 지하화 등 원래 합의된 내용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사업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시는 2030년까지 소각장을 건설할 계획이지만, 주민들의 반발과 시의 정책 변경으로 인한 이견이 계속되고 있다.
소각장 논란은 단순한 환경시설 갈등이 아니다. 시민이 직접 참여한 공론장, 행정의 약속, 그리고 신뢰의 붕괴와 회복이라는 한국형 거버넌스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사회적 실험이다.
이 10부작 기획기사는 논란의 배경과 쟁점, 각 주체의 입장, 진행 과정의 문제점, 그리고 앞으로의 해법까지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갈등의 본질은 무엇이며, 진정한 상생과 신뢰 회복은 어떻게 가능한가?
독자 여러분이 현장의 목소리와 생생한 사례를 통해, 오늘의 자일동이 우리 사회 전체에 던지는 질문을 함께 고민하길 바란다.

의정부 자원회수시설 현대화사업, 약속의 균열과 현장의 목소리
2017년부터 2030년까지 추진되는 의정부시 자원회수시설 현대화사업은 ‘완전 지하화’라는 시민공론장 합의로 한때 신뢰의 전기를 맞는 듯했다.
그러나 2024년 하반기, 사업의 구체적 설계와 예산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반지하화’와 ‘지상화’ 대안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 변화는 곧바로 자일동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이어졌다.
◇ “약속은 어디로 갔나”
주민들의 분노 공론장 이후, 의정부시는 주민간담회와 경청회, 설명회를 반복하며 소통을 강조했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싸늘하다.
주민들은 “완전 지하화는 환경오염과 소음, 악취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반지하화나 지상화는 시민 합의에 대한 명백한 배신”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실제로 암반 공사비 증가, 기술적 한계, 예산 부담 등 현실적 이유를 내세운 시의 입장 변화는 주민들에게 ‘또 다른 희망고문’으로 비치고 있다.
자일동 소각장 대책위원회는 “공론장에서 결정된 약속이 행정 편의에 따라 흔들린다면, 앞으로 어떤 시민참여도 신뢰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보공개가 불투명하고, KDI의 적정성 검토 결과 역시 주민에게 충분히 공유되지 않고 있다”며, 실질적 소통의 부재를 비판했다. ◇ 현장에 남은 불안과 불신 주민들의 불안은 구체적이다.
암반 발파로 인한 소음·진동, 악취, 기존 음식물처리시설과의 복합 환경오염 가능성 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문제다. 주민들은 “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2차 피해에 대한 명확한 대책이 없다”고 지적한다.
또한, 주민편익시설 설치, 상하수도·도시가스·도로 등 기반시설 확충에 대한 행정의 조치가 일부 이뤄졌지만, “핵심 쟁점인 소각장 배치와 환경안전 문제에 비하면 부차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 행정의 해명과 한계
의정부시는 “공론장 결과를 전면 수용해 지하화 계획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김보경 환경자원국장은 “기술적·재정적 현실을 감안해 최적의 방안을 찾고 있으며, 주민과의 소통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행정의 해명이 구체적 행동과 정보공개로 이어지지 않는 한, 신뢰는 회복될 수 없다”고 말한다.
◇ 갈등의 불씨, 다시 타오르다
의정부 자원회수시설 현대화사업은 이제 ‘공론장 합의’와 ‘행정의 현실’ 사이에서 다시 갈등의 불씨가 타오르고 있다. 주민들은 “약속 이행”을, 행정은 “현실적 대안”을 내세우며 평행선을 달린다.
사업의 미래는, 약속의 무게와 신뢰의 회복이 어디까지 실현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제5부에서는 정보공개와 소통, 그리고 불신의 벽이 어떻게 쌓여왔는지 구체적으로 짚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