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부]산불의 진짜 해결사, 활엽수의 역할과 산림청의 책임 소나무가 키운 산불, 활엽수가 막았다
▲안동의 한 식품공장이 산불로 전소됐다. 고장 내부엔 지붕이 내려 앉아 마치 고물상을 방불케하는 피해를 입었다.[사진 정연수 기자]
산불은 어떻게 확산되고, 누가 이를 막는가? 최근 산불 피해 지역의 사진은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을 제시한다. 붉게 그을린 소나무와 온전한 활엽수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은 산불의 확산 원인과 해결책을 동시에 보여준다. 소나무는 불길을 키우고 확산시키는 "불폭탄" 역할을 하지만, 활엽수는 화재 저항력을 발휘해 불길을 막아낸다.
최병성 기후재난연구소 상임대표는 "산림청이 산불을 끄는 것이 아니라, 활엽수가 스스로 산불을 막아낸 것"이라며 "활엽수림으로 전환하는 것이 대형 산불 재난을 예방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소나무 중심 조림 정책의 문제
한국의 숲은 오랫동안 소나무 중심으로 조성되어 왔다. 이는 경제성과 관리 편의성을 이유로 선택된 정책이었다. 하지만 소나무는 송진이라는 기름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불에 매우 취약하다. 강풍이 불 경우 불씨가 멀리까지 날아가 대형 산불로 이어지기 쉽다.
산림청은 이러한 문제를 알면서도 여전히 활엽수를 제거하고 소나무를 심는 숲가꾸기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이는 산불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정책적 실패로 지적된다. 최병성 대표는 "산림청은 미래의 불폭탄을 열심히 제조하고 있다"며 "이런 정책이 계속된다면 대한민국은 대형 산불 재난 국가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헬기와 차량, 예산 낭비인가?
산림청은 매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헬기와 특수진화차량을 도입하고 있지만, 실제 효과는 미미하다. 헬기는 강풍이 불면 운용이 어렵고, 진화 차량은 고온 지역에 접근할 수 없어 초동 진화와 무관하다.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 교수는 "헬기와 차량 중심의 대책은 실효성이 입증되지 않았음에도 계속 추진되고 있다"며 "이는 예산 낭비일 뿐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자연의 흐름에 맡겨야 할 숲
한국의 숲은 자연적으로 활엽수림으로 전환되고 있다. 활엽수는 수분 함량이 높아 불길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지만, 소나무는 반대로 화재를 키운다. 전문가들은 숲가꾸기를 중단하고 자연 그대로의 숲 발달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병성 대표는 "활엽수를 보존하고 혼효림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책"이라며 "숲가꾸기를 멈추고 자연에 맡긴다면 대형 산불 재난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책 개혁 없이는 재앙도 반복된다
대한민국에서 반복되는 대형 산불은 단순히 자연재해가 아니다. 이는 잘못된 정책과 관리 체계가 만든 인재다. 헬기 도입이나 숲가꾸기 같은 비효율적인 대책 대신, 자연 그대로의 숲 발달을 허용하고 국민 세금을 아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국민 안전과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서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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