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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N 특별기획 10부작, '산불 재난과 산림 정책의 충돌 의성 산불이 던진 질문, 숲에서 답을 찾다'

  • 정연수.양상현 기자 기자
  • 입력 2025.04.02 09:31
  • 조회수 1,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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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부)소나무가 불러온 재앙, 산불의 진짜 원인을 직시하라

ㅣ기후위기만 탓할 것인가, 잘못된 조림 정책이 만든 불씨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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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시와 의성군 산불,소나무 중심의 조림정책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드론/정연수 기자] 

 

의성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은 단순히 자연재해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산불은 발화지에서 시작해 약 50km를 휩쓸며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강풍과 건조한 날씨가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가 오랫동안 외면해온 구조적 문제가 숨어 있다. 바로 소나무 중심의 조림 정책이다. 

◇소나무, 대형 산불을 키우는 "불폭탄"

소나무는 한때 경제림으로 각광받았다. 빨리 자라고 관리가 쉬우며 사계절 푸르다는 이유로 지난 수십 년간 전국 곳곳에 심어졌다. 하지만 소나무는 산불의 관점에서 보면 "불폭탄"에 가깝다. 이 나무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을 다량 방출하는데, 이 성분은 불길을 가속하고 확산시키는 촉매 역할을 한다. 특히 소나무의 수지는 열에 의해 가스화되어 공기 중에 퍼지며, 작은 불씨만 닿아도 순식간에 착화된다. 

산불이 발생하면 소나무 숲에서는 '수관화'와 '비산화'라는 현상이 나타난다. 불길이 나무 꼭대기까지 치솟아 숲 전체를 태우고, 불씨가 바람을 타고 멀리까지 날아가 새로운 화선을 만든다. 활엽수림이었다면 불길이 이처럼 거세게 번지지 않았을 것이다. 활엽수는 수분 함량이 높아 불에 잘 타지 않고, 뿌리만 남아도 다시 자라나는 생명력이 강하다. 

◇산림청의 숲가꾸기, 재앙을 키운 정책

이번 의성 산불에서는 산림청의 '숲가꾸기' 정책이 문제의 중심에 있다. 혼효림(활엽수와 침엽수가 섞여 있는 숲)에서 활엽수를 제거하고 소나무만 남기는 작업이 대형 산불을 키운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다. 천년 사찰 운람사가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인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2010년, 산림청은 운람사 주변 혼효림에서 활엽수를 골라내고 소나무만 남겼다. 그 결과, 작은 불씨가 대형 화재로 번져 사찰 전체를 태워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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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과 의성 경계에 있는 '고운사' 가운루 등이 전소됐다. 고운사 주변 또한 소나무 숲이 울창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사진/정연수 기자] 

 

이는 단지 운람사 일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수십 년간 전국적으로 이루어진 숲가꾸기 작업은 활엽수를 제거하고 소나무를 심거나 남기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는 경제성을 강조한 조림 정책의 결과였지만, 동시에 대한민국 산림을 대형 산불에 취약한 환경으로 만들었다.

◇기후위기와 조림 정책, 무엇이 더 큰 문제인가

물론 기후위기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건조한 날씨와 강풍은 산불 확산을 부채질한다. 하지만 이번 의성 산불은 단순히 기후위기의 탓으로 돌릴 수 없다. 대형 산불이 반복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가 만든 인위적인 환경 때문이다. 

최병성 환경운동가는 "소나무 중심의 조림 정책을 폐기하고 혼효림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의 말처럼 대안은 분명하다. 활엽수와 침엽수가 공존하는 혼효림은 자연적으로 화재 저항력을 갖춘다. 하지만 우리는 경제성을 이유로 활엽수를 제거하고 소나무만 남겨왔다.

◇산림청 개혁이 필요한 이유

이번 의성 산불은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다. 이는 잘못된 정책과 관리가 만든 인재다. 산림청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대형 산불의 원인이 소나무였음을 알면서도 여전히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산불 진화마저도 소방청이 아닌 산림청이 주도하며 예산과 권한을 독점하고 있다는 점이다.

산불 진화는 전문성을 가진 소방청으로 이관하고, 조림과 숲 관리 업무는 환경부로 넘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경제성만 강조한 조림 정책에서 벗어나 생태계와 안전성을 고려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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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에 찍힌 영남과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산불

 

◇이제는 변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매년 반복되는 대형 산불 앞에서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의성 산불은 우리에게 분명한 교훈을 준다. 기후위기를 탓하며 손 놓고 있을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든 구조적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소나무 중심의 조림 정책을 폐기하고 혼효림으로 전환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더 이상 잘못된 정책과 관리로 인해 우리의 숲과 생명이 불타 없어지는 일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변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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