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벽 성지에서 펼쳐진 신앙의 탐구

[NGN뉴스=사람이야기]양상현 기자=가을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던 10월 5일, 경기 포천의 이벽 성지에는 신앙을 향한 열정이 가득했다. 성지를 찾은 수십 명의 신자들이 고봉연 신부의 강연을 듣기 위해 모여들었다. 이번 북콘서트의 주제는 초기 한국 천주교 선조들의 신앙이었다. 고 신부는 한국 천주교의 독특한 역사와 신앙적 의미를 조명하며, ‘아는 것’과 ‘믿는 것’ 사이의 간극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신앙을 넘어선 실천: 학문에서 삶으로의 도약
무대에 선 고봉연 신부는 한국 천주교 초기 신자들의 신앙 여정을 설명하며, 그들이 신앙을 학문적으로만 이해하지 않고, 실천하는 삶으로 승화시켰음을 강조했다. “당시 신앙 선조들은 교리를 완벽히 알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을 향한 갈망은 누구보다 컸습니다. 그들은 미사를 스스로 봉헌하고, 신앙을 실천하려고 했습니다. 그 열정은 그저 아는 것을 넘어서 믿음으로 나아간 것입니다.”
고 신부의 말에 청중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초기 신자들이 단순한 학문적 탐구에 그치지 않고, 실천을 통해 하느님과의 관계를 맺으려 한 점은 오늘날 신앙을 고민하는 많은 이들에게 강렬한 메시지로 다가왔다.
▣ 가성직 제도의 도전과 열정
강연 중 고봉연 신부는 ‘가성직 제도’에 대한 이야기도 풀어냈다. 18세기 말, 한국 천주교는 아직 체계적인 교회 구조가 잡히지 않았고, 정식으로 서품받지 않은 평신도들이 사제 역할을 대신하며 신앙을 이어갔다. 이 제도는 불완전하고 비판받을 여지가 많았지만, 고 신부는 그 안에서의 신앙적 열정을 높이 평가했다.
“이승훈, 권일신 같은 이들은 당시 신앙의 지식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신앙을 실천했습니다. 그들의 신앙에 완벽함은 없었을지 모르지만, 그들이 하느님을 찾으려 했던 열정은 분명 빛났습니다.”
고 신부는 이들의 노력이 오늘날 한국 천주교의 기틀을 다지게 했다고 설명하며, 그 열정을 기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초기 신자들의 신앙적 도전은 오늘날의 신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 아는 것에서 믿는 것으로, 신앙의 실천
청중 중 한 참석자가 “신앙을 아는 것과 믿는 것의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질문하자, 고 신부는 단호하게 답했다. “우리 신앙의 선조들은 단순히 신앙을 '알기'만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그 신앙을 ‘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가르침을 실천하며 자신의 삶을 바꾸고자 했던 그들의 모습은 오늘날 우리에게 큰 교훈을 줍니다.”
이 강연을 듣고 있던 한 신자는 “이벽 성지에서 신앙 생활을 시작하면서, 선조들의 삶을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신앙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삶 속에서 실천하며 하느님을 향한 갈망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들의 열정은 우리에게도 도전이 됩니다.”라고 말했다.

▣ 신앙은 알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살아가는 것이다
강연이 끝날 무렵, 고봉연 신부는 다시금 신앙의 본질에 대해 되짚었다. “신앙은 단순히 아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은 믿고, 그 믿음을 삶으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초기 신앙 선조들의 삶이 그 증거죠. 그들은 그저 지식으로만 신앙을 쌓은 것이 아니라, 그 믿음을 바탕으로 실제 삶을 변화시켰습니다.”
이벽 성지의 이 특별한 북콘서트는 단순한 신앙의 역사적 설명이 아니었다. 오늘날 신앙을 고민하는 이들이 실천하는 삶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 준 깊이 있는 시간이었다. 초기 신자들이 보여준 그 열정과 실천은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변함없는 도전이 되고 있다.
이번 강연은 참석자들에게 신앙을 더 깊이 이해하고,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힘을 주었다. 고봉연 신부가 강조한 것처럼, 신앙은 그저 머릿속의 지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진정으로 살아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 13부는 그들의 삶에서 더 나아가 오늘날의 신앙 생활이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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