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 길 터 준 ‘지병수, 신용성’ 전 국장 등 선례
▶공직사회 따가운 눈총,‘정년 보장 하는 데 왜?’
[NGN 뉴스=가평] 정연수 기자=가평군(군수 서태원)은 2018년 직재개편을 통해 처음 局이 신설됐다. 당시엔 2국 체제였으나, 2021년 행정복지국. 건설도시국, 경제산업국 등 3국으로 확대 됐다.
그리고 6년, 그동안 12명이 그 자리를 거쳐 갔거나 재직 중이다. 전·현직 국장들의 재직기간은 평균 1년 안팎,행정직이 시설직 보다 평균 5개월 재직기간이 더 긴 것으로 조사됐다.
전·현직 국장 12명 가운데 A 씨는 150일 만에 명퇴해 재직 기간이 가장 짧았다. 최장수 국장은 단연 B 씨. 그는 2021년 1월부터 현재까지 45개월(3년 9개월)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150일 만에 명퇴한 A 전 국장은 당초 6월 말 명예퇴직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원활한 인사를 통해 후배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3월,명퇴했다.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려고 명예퇴직을 한 주인공은 더 있다. 전 지병수 국장(경제복지국장)이 좋은 선례다.
정년을 2년 앞둔 그는 공로연수도 포기하고 돌연 명예퇴직을 택했다. 명퇴 발표전 기자와 만난 그는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고 생각해 명퇴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서기관으로 승진하는 날부터 언제 자리를 비켜줘야 할지, 가장 좋은 방법(명퇴. 공로 연수)은 무엇일지 등등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가 명예퇴직 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은 아내와 가족이었다. 명퇴할 뜻을 듣고 아내와 가족 모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39년간의 공직 생활을 무탈하게 마무리한 것에 감사하고, 당신을 위한 시간을 준비하세요”라고 격려했다고 전했다. 아내와 가족의 격려와 위로에 힘입어 그는 곧바로 명예퇴직을 했다.
퇴임직전 기자와 만난 지병수 전 국장은 “명예퇴직을 하기 직전까지 스트레스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런데 “명예퇴직을 결심하는 순간, 거짓말처럼 머리가 맑아졌다.”라고 했다.
헌법이 정년을 보장하는 데, 그가 이처럼 고민을 한 것은 오롯이 “후배들 앞을 가로막아선 안 된다”라는 생각에서였다.
이처럼 서기관 자리를 일찌감치 비워 준 선배들은 한결같이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서”다. 서기관은 군대로 말하면 장성이다. 서기관이 되면 개인사무실이 제공되고 비서와 휘하에 사무관 등 수백 명의 부하직원을 지휘하게 된다.
하지만, 처우와 달리 일부를 제외한 국장들은 사실상 존재감도 없다. 국장실은 마치 산사(山寺)처럼 적막하다. 할 일이 없음을 방증(傍證)한다.
역대 국장 중에는 가끔 결재하는 것 외엔 특별히 할 일도 없이, 혈세만 축낸다는 빈축을 받는다. 군민 H 씨는 국장실을 “특별히 하는 것도, 할 것도 없이 정년(죽음) 날짜만 기다리는 ‘고려장’에 비유한다.
이런 비난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4년 가까이 자리를 지키는 국장도 있다. 2관왕을 기록하고 있는 B 국장이다. 그는 국장뿐 아니라 사무관도 재직 최장수를 기록해 2관왕이 됐다.
일부 공직자와 군민은 그를 "후배들의 따가운 눈총 따위 엔 관심이 없어 보인다”라고 평가한다.
서기관 한 자리가 비워지면 사무관은 최소 2명, 팀장급 등 5~명의 중간급 공직자들에게 승진 기회가 주어진다. 무엇보다 정년을 앞둔 선배의 퇴임은 적체된 인사를 할 수 있는 물꼬를 터 주는 동시에 존경받을 일이나, B 국장은 손뼉 칠 때 떠나야 할 타이밍도 놓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퇴임 후 지역사회 특성상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