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수첩] 가평군 서기관(국장) ‘평균 15.25개월’ 재직
행정 22.75, 시설 10.8개월…‘행정직 장수(長壽), 시설직은 조로(早老)’
▶국장(시설직) 조로 현상, 도시계획 등 컨트롤 타워 제 기능 못해
▶역대 서기관 인사, ‘누이 좋고, 매부 좋게 나눠 줘’…능력은 뒷 전
[NGN 뉴스=가평] 정연수 기자=가평군 전, 현직 서기관(국장급)들의 재직 기간은 평균 15개월로, 1년 반도 못하고 퇴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평군은 지난 2018년 2국이 신설된 데 이어 2021년 1국이 추가 되면서 “행정복지국(행정직), 경제산업국(행정직), 건설도시국(시설직)” 등 3국 체제로 군정을 견인하고 있다.
국장 제도가 도입된 지 5년. 각 局의 국장은 관련 부서의 과장(사무관) 및 팀장(6급)을 컨트롤하며 실무를 총체적으로 조율하고 견인해 ‘군민들에게 결실의 열매가 균형 있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자리’이다.
경제, 복지, 건설 등 3국 체제로의 조직 개편을 한 것도 전문성을 겸비한 공직자를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군민 중심의 삶의 질 향상 등에 목표를 효율적으로 높이기 위해 보다 촘촘하게 하기 위함’일 것이다.
공직사회에서 서기관은 사무관과 높은 직급이다. 서기관까지 오르면 개인 사무실이 별도로 주어지기도 하고 휘하의 공무원이 수십명에 달한다.
局이 신설되고 2018년부터 현재까지 5년간 전, 현직 9명이 서기관 자리를 거쳤다.
그러나 그간 서기관들의 역할을 보면 이렇다 할 업무 성과에 대해서는 “아니 올시다”라는 냉소적 평가를 하고 있다.
군민 A 씨는, “서기관 승진을 축하하는 현수막들이 요란하게 도배됐던 것만 기억난다.” “국장 개인의 영광만 있을 뿐”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각 부서를 취재차 방문한 기자가 보아도 대부분의 국장실은 산사(山寺)처럼 적막할 정도다.
족히 7~8평은 돼 보이는 넓은 사무실엔 국장 혼자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고, 10여 명이 앉을 수 있는 회의용 원탁 테이블은 자리만 차지할 뿐 본래의 기능을 하는 것을 목격한 것은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다.
대신 국장 승진 때 들어 온 것으로 보이는 적지 않은 화분(蘭)만 대신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서기관 대부분은 말단 9급으로 시작, 30년 가까이 또는 그 이상의 공직 생활을 한 장기 근속자들이다. 그리고 정년(명퇴)을 짧게는 1-2년 앞둔 인물들이다.
가평군은 서기관 승진 대상자를 근속연수에 능력이 부가되어 서열이 결정되는 ‘자격 연공제’ 보다, 근속연수만 기준이 되고 근속햇수가 가장 높은 사람이 우선시 되는 ‘근속 연공제’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30개월간 국장 자리에 있다 물러난 B 씨, 그리고 가평군 역사상 33개월, 최 장수 서기관으로 기록될 것으로 예상되는 D 국장이 대표적 케이스라고 지목되고 있다.
군민 B 씨는 이들을 “세금만 먹는 하마”라며 “존재감마저 의심된다”고 말했다.
능력 보다 연공서열(年功序列) 인사를 한 결과다. 국장 자리는 한정되어 있고, 승진 대상자는 길게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이른바 인사 적체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지역 사회 특성상 인사권자인 단체장은 인사 때만 되면 눈치를 살피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법률상 인사위원장은 부군수다. 하지만 최종 결정자는 단체장인 군수다.
그런데 가평군은 과거나 현재도 마치 군민이 인사를 하는 것처럼 인사철만 되면 “시끌시끌’하다. 실제로 지역 여론이 인사에 반영된 예도 적지 않다.
행정복지 국장 자리는 두달째 공석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사람이 없어 비워둔 게 아니라 여론 눈치를 보다 타이밍을 놓쳤다. 그 사이 확인 안 된 소문과 의혹만 눈 덩이 처럼 커지고 있다.
여론에 따라 인사를 한 예도 있다. 전 김성기 군수 때의 일이다. 현재 상면장(위선경)은 2021년 상명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년째다. 지난해 본청으로 원대 복귀를 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역 면민 여론에 힘입어(?)복지 전문통인 위 면장은 지금까지 그 자리에 있다.
가평군 전체 공직자가 800여 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인사를 발표하기 전이라도 승진대상자와 자리 이동을 예상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실제로 전 군수(김성기) 시절엔 법정에서 ”승진 때 돈을 받는다“라는 ‘매관매직’ 발언까지 나올 정도로 인사를 둘러싼 불신과 의혹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심지어 국장 자리를 놓고 인사권자와 대상자가 일종의 ‘근무 기간을 놓고 조건부 거래(?)를 한다’는 확인 안 된 소문도 있다.
이처럼 투명성이 결여 된 인사는 결국 당사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약속한 기간(?)에 떠나야 하는 이른바 ‘반토막 국장, 6개월짜리 조로(早老)현상의 서기관이 탄생‘하는 기현상과 합리적 의심을 자초하고 있다.
가평군의 연공서열식 인사를 보고 있으면. 마치 일정량의 빵을 여러 명에게 고루 나눠주는 식의 인사가 토착화 되어 있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이상한 인사는 사무관(과장) 팀장급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산림과장 자리를 놓고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졌다. 이 바닥 40여 년을 지켜본 기자는 눈과 귀를 의심했다.
특정 인물을 승진시키기 위하여 노골적으로 현직 명퇴를 종용받았다는 말을 당사자의 입을 통해 기자가 직접 듣기도 했다. 심지어 ”조합장으로 출마하려면 돈이 필요할 거라며 OO 씨가 금일봉을 직접 줬다“고 했다.
말이 종용이지 일종의 압력이자 정년이 보장 된 공직자에게 인사권자가 강요를 한 범죄행위다.
당시 그는 ”일생을 바친 공직 생활을 이런 식으로 물러나야 하냐“며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리고 얼마 안 가 이런 소문을 뒷받침하는 인사가 있었다. 시설직 팀장을 임업직 과장으로 승진시켰다. 직렬도 연공서열도 깡그리 무시한 인사였다. 그리고 승진한 과장은 불과 4개월 만에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서태원 군수는 최근 평생을 세무직으로 근무한 팀장을 축산과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소.돼지뿐 아니라 축산업계의 웃음 거리가 되었다.'
인사는 만사라 했다. 인사를 잘 못하면 참사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젠 '?/N처럼 나누기식 인사는 끝내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