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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맹인모상...코끼리는 한마리인데 맹인만 늘어나

  • NGN뉴스 양상현 기자 기자
  • 입력 2022.05.20 09:57
  • 조회수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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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 쓰레기 매립 대체지 논란에 요동치는 포천 선거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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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N뉴스=포천]양상현 기자=‘코끼리는 어떻게 생긴 걸까? 내가 직접 만져보면 다 알 텐데…’ 뚜렷이 확인할 수 없는 ‘어렴풋이’와 ‘게슴츠레’ 가운데서 의혹의 싹이 피어나고 있다.

맹인모상(盲人摸象)이란 말이 있다. 우리 말로 ‘장님 코끼리 만지기’다. 이 우화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알고 있는 만큼만 이해하고 고집하려 한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기 위한 것이다.

◆맹인모상의 파장... 추측과 비난만 난무

최근 수도권 쓰레기 대체 매립지 문제로 6·1지방선거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매립지 선정 의혹이 증폭되면서, 인천·포천시장 선거가 경기도지사 선거, 또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은 물론 각 캠프 소속 국회의원까지 가세해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당장 내달 1일 투표에 나설 유권자들의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맹인모상'에 비유하자면, 코끼리는 한 마리인데 맹인만 늘어나는 모양새다.

여야 시장후보는 물론 도지사후보와 국회까지 파장이 커지면서, 진실공방의 파괴력이 어느 정도일지 초미의 관심사다.

여야를 막론하고 19일 열린 출정식을 통해 "쓰레기 매립지를 온몸으로 막아내겠다"라고는 하지만 결국 ‘맹인 코끼리 만지기’식으로 민심의 향방을 확인할 수 없어 여야가 모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대체 후보지를 두고 서로가 상대편을 향해 "모를 리 없다"면서 "몰랐으면 무능, 알았다면 직무유기"라며, 추측과 비난만 난무하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향해 해명할 문제라고 날을 세운다. 이래도 저래도 비판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한쪽은 찬성하고 한쪽은 반대해야 정당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는데 결국 둘 다 어정쩡하게 묻어가는 사안이 될 수도 있다.

◆문제의 발단과 폭로... 발단은 유정복, 폭로는 박남춘

이 문제를 폭로하고 공론화 시킨 것은 대체 후보지가 "포천시로 알고 있다"라는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의 발언이 언론에 공개되면서지만, 정작 문제의 발단은 유정복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였다.

그의 발언이 어떤 경위로 나왔는지 알려졌지만, 정작 ‘수도권 매립지 공약 이행 계획’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매립지 후보 부분만 포스트잇으로 가린 채 공개하면서다.

19일 오후 민주당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허종식 의원과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 캠프 선임대변인인 홍정민 의원이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측으로서는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논란의 발단은 대통령 인수위라고 직격하면서다. 이 자리에는 이철휘 민주당 포천가평지역위원장과 박윤국 민주당 포천시장 후보도 함께 했다.

이들은 포천 수도권 쓰레기대체매립지 논란에 "밀실야합은 인수위 쪽"이라며 "민주당 박남춘 인천시장후보는 아니"라고 밝혔다. 박남춘 후보는 지난 17일 KBS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포천으로 알고 있다"면서 "유정복 후보가 얼마 전에 토론회에서 대체지 찾았습니다. 막 이렇게 자랑했지 않습니까? 그걸 저희가 찾아놓은 거예요"라고 밝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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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주장..."밀실야합은 인수위, 박남춘 아냐"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에게 "본인이 찾았다는 수도권 대체 매립지가 어디인지 그리고 대통령실을 비롯한 환경부 등 정부부처와 어디까지 논의했는지 명확하게 해명할 것을 요구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인수위는) 지난 4월 26일에 ‘인천공약 추진 현황 점검회의’를 열었다"라며 "환경부는 유정복 시장 후보가 동석한 가운데 인수위에 ‘수도권 매립지 공약 이행계획’ 문건을 보고했다. 당시 윤석열 당선인은 공개 발언에서 ‘수도권쓰레기 매립지 문제 해결’을 포함한 인천 7대 공약의 조속한 시행을 지시했다"라고 배경을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가 한창인 5월 11일 KBS 인천시장후보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는 환경부가 윤석열 당선인에게 보고 했다"면서 "당시 윤 당선인에게 보고된 ‘수도권 매립지 공약 이행계획’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매립지 후보 부분만 포스트잇으로 가린 채 공개했다"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 유정복 시장후보는 수도권 매립지 대체지를 경기도민과의 의논 없이 밀실에서 결정했다"라며 3인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관련 보고서를 공개하라"라고 촉구했다.
 
그리고 "유정복 후보는 '윤 대통령 당선인 시절 공약 이행 점검을 위한 관계기관 회의에 배석했다'라며 '대체 매립지가 구체적으로 어디인지 아직 밝히긴 어렵지만, 제가 생각했던 구상이 실현되고 있다'면서 사실상 대체 매립지가 밀실에서 확정되었음을 자인했다"고도 덧붙였다.

특히, 김동연 캠프의 선임대변인 홍정민 의원은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는 본인이 찾았다는 수도권 대체매립지가 어디인지 대통령실을 비롯한 환경부 등 정부 부처와 어디까지 논의했는지 명확하게 해명하라"라며 "유정복 후보가 밝힌 윤석열 당선인에게 보고된 이행계획을 김은혜 후보가 몰랐을 리 없다. 인수위에서 수도권 매립지 공약이행 방안을 보고받으면서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에게만 이를 알리고 인수위 대변인 출신으로 경기도지사 출마를 준비하던 김은혜 후보의 의견을 묻지 않았을 리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수도권 쓰레기 매립 대체지로 포천시 등이 포함된 사안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이미 알고 있고 같은 당인 유정복 후보와 김은혜 후보도 모를 리가 없었다는 게 홍 선임대변인의 주장이다.

그는 "수도권 매립지 대체지의 진상을 확실히 알고 있는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과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그리고 김은혜 후보"라며 "누구보다 사정을 잘 알면서 포천 지정 의혹의 진상을 밝히라는 김은혜 후보의 주장은 뻔뻔하기 이를 데 없는 적반하장"이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이 지적한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의 발언은 지난 18일 포천 소흘읍에서 한 기자회견으로 당시 김은혜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가 수도권 매립지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대체 매립지는 경기도 포천’이라고 명시했다"라고 밝히며 "이와 같은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만약 근거와 과정을 해명하지 못한다면 민주당은 경기도민을 무시한 거나 다름없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관련, 홍 의원은 "그 기자회견을 통해서 (김은혜 후보는) 포천시에 수도권 쓰레기 매립장을 결정한 것은 앞에 정부에서 다 정한 것이라고 했다"라며 "포천시장 선거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그런 기자회견을 했다"라고 꼬집었다.

또 홍 의원은 "무슨 재주로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가 포천에다가 대체 매립지를 결정하겠는가"라며 "사실 여부는 문건을 공개하면 드러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동연 후보는 SNS를 통해 "우리당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가 문제제기하자 국민의힘 쪽은 도리어 박 후보가 포천을 먼저 거론했다고 비난하고 있다"라며 "뺑소니범이 범인 잡겠다고 소리치는 격"이라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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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긴급 기자회견=NGN뉴스)


◆국민의힘의 반론... 민주당은 인수위 끌어들여 물타기

이에 대해 김은혜 후보 진심캠프 황규환 대변인은 "왜 뜬금없이 인수위를 들먹이며 물타기를 하느냐"라는 논평을 내고 "유정복 후보는 ‘포천’의 ‘포’자도 꺼내지 않았다"면서 "게다가 환경부 역시 여러 후보지를 두고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백번 양보해 대체 어떤 사고방식이면, 대체 얼마나 도민을 우습게 보면, 법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환경부'가 당선인에게 업무 보고한 것을 '밀실행정'으로 둔갑시킬 수 있는가"라고 반론했다.

그러면서 "후안무치로 더 이상 도민을 기만하지 말고 김동연 후보는 도민을 무시한 ‘포천 매립지’에 반대인지 찬성인지, 그리고 박남춘 후보와 이면합의가 있었는지 답하라"라고 압박했다.

최춘식 국민의힘 국회의원도 지난 18일 "환경부에 확인한 결과 단언컨대 수도권매립지의 대체부지가 포천으로 정해진바 없다고 했다"라며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이다. 또 환경부는 인수위에 ‘대체 매립지 후보 지역’을 보고한 사실조차 없다고 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이 인수위를 끌어들여 물타기를 하고 있다"라며 "포천 대체 매립지 주장은 명백히 허위다. 민주당 김동연·박남춘·박윤국 후보는 즉각 해명하고 사과하라"라고 요구했다.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는 지난 12일 "환경부가 대통령 당선인 공약사항 이행 보고 때 수도권 매립지 예정부지를 제시했다"면서 "대체 매립예정지 위치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고 말했는데, 이에 대한 최 의원의 언급은 없었다. 다만, 민주당은 ‘허위사실 공표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며, 선관위가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이를 허위라며 물타기라고 주장하는 것은 비록 코끼리의 일부만 만졌다고 해서 코끼리가 아닌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 몰랐으면 무능, 알았다면 직무유기... 진상은 3인이 알고 있다

그러나 최 의원의 주장과는 달리 야당의 비판은 신랄했다.

홍 의원은 최춘식 의원 공세에 관련해 "최춘식 의원의 말이 맞는다면 유정복 후보는 없는 얘기를 지어서 TV토론에서 들고 흔든 것"이라며 "그렇다면 후보로서 심각한 허위사실을 말한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1400만 경기도민의 생활과 직결된 대체 매립지 보고서 존재를 뻔히 알고 있으면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김은혜 후보는 경기도민에게 사죄하고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열린 공동기자회견에는 이철휘 포천·가평지역위원장과 박윤국 포천시장 후보도 긴급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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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국 포천시장 후보는 "인천 수도권 매립지 문제는 단 한 번도 논의한 적 없으며, 포천시 15만 시민 또한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윤석열 인수위는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포천 선정 계획을 철회하고, 포천 시민에게 사과하라"라는 말과 함께 "백영현 포천 시장 후보의 7호선 민락 직결 공약과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포천 선정 거래에 대한 의혹 입장을 밝혀달라"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또한 "수도권 매립지 대체지의 진상을 확실히 알고 있는 사람은 세 사람"이라며 "바로 윤석열 대통령과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그리고 김은혜 후보"라고 지목했다. 이어 “김은혜 도지사 후보, 최춘식 의원, 백영현 후보가 알았던 사실이라면 직무유기라 생각한다"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만약, 몰랐다면 '무능'이라고도 했다.

◆ 코끼리를 보여줘...'수도권매립지 공약 이행계획' 공개해야

쓰레기 대체 매립지를 둘러싼 여당과 야당의 평가가 이처럼 극단적으로 다른 것은 무슨 까닭일까. 맹인모상의 우화가 이 나라를 뒤덮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이건 마치 맹인이 코끼리 만지는 게 아니라 맹인 한 명이 주도적으로 다른 맹인들에게 자신이 만진 코끼리 부위만 설파하고 나머지 맹인들은 만질 기회조차 없이 들은 대로만 믿으라는 것이다. 관용도 배려도 없이 그저 무지와 광기만 남은 '묻지마' 사회가 된 듯하다.

문제를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면 그 안에서 해답은 저절로 나오게 되어 있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알고 있는 만큼만 이해하고 고집하려 한다. 남의 말에 쉽게 따르는 것도 좋지 않지만, 자기주장만을 계속 고집하는 행위도 옳지 않다. 시각보다는 촉각을 때로는 촉각보다는 환각을 믿는 듯하다. 전체를 보지 못하고 자기가 알고 있는 부분만 가지고 고집하면, 맹인만 늘어나는 격이다.

맹인은 주변 사람들에게 코끼리의 생김새를 물어보지만, 하나같이 모두들 코가 긴 동물이라고만 대답한다. 결국 시민은 직접 코끼리를 만져 보기로 마음을 먹는다. 하지만 코끼리를 직접 만져보는 일은 하늘에 있는 별을 따 오는 일만큼이나 어렵다. 우리 시민들은 과연 코끼리를 만져 볼 수 있을까.

백영현 포천시장 후보도 "현 시장이 대체 매립지 검토를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았다면 시민에게 죄를 짓는 일"이라며 "박남춘 후보의 발언에 대해 김동연·박윤국 후보 등이 함께 협의했는지 밝혀야 한다. 박윤국 후보가 개입되었다면 정치적 책임을 지고 당장 사퇴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19일 본격적인 선거전이 막을 올려 여야가 모두 선거유세에 몰두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지만, 이보다 더 큰 '불똥'은 없을 것이다. 여야 모두 1390만 경기도민과 각 지자체 시민들과 소통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같은당 후보끼리는 소통이 안된다는 반증이다.

민주당은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와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측 캠프 대변인이 기자회견까지 열며 먼저 패를 보여줬다.

 

해당 지자체로 거론되는 박윤국 포천시장 후보와 이철휘 포천·가평지역위원장까지 참석해 기자들과 질의응답까지 했다.

다음은 국민의힘 차례다. 유세일정이 바빠 시간이 없다는 변명은 어불성설이다.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해결은 간단하다. 코끼리를 보여주면 된다.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가 매립지 후보 부분만 포스트잇으로 가린 채 공개한 윤석열 당선인에게 보고된 '수도권매립지 공약 이행계획'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하면 된다.

그런데 최춘식 의원이 공개한 환경부 문서에는 포천관련 내용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 의원은 자신이 공개한 문서가 유정복의 문서인지 답해야 한다.

만약 공개하지 않고 상대당 후보의 사퇴만 촉구한다면, 이것은 국민의힘의 '자충수'며 '자승자박'이라고 온 국민이 생각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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