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국장(왼쪽)과 경기도당 관계자(오른쪽)라고 밝힌 두 사람이 지난 25일 오전 조용춘 의원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사진=양상현 기자 영상 캡처)
[포천=NGN뉴스]양상현 기자=언론을 겨냥한 민주당 관계자의 언론중재위 제소는 정당·정부·정치인에 대한 감시와 비판 같은 공익적 활동을 위축시킨다.
민주당 경기도당 관계자는 27일 오후 6시께, 퇴근길 운전 중인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본지 기사에 대해 포천시의회 조용춘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 후보 정무특보 부위원장'이라고 적은 부분을 문제 삼아 "이는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와는 지금까지 3번을 통화했는데, "지금 통화 괜찮냐"라는 일반인들이 흔히 하는 전화 매너는커녕 일방적인 자신의 주장만 늘어놓고서는 전화를 먼저 끊는 '예의범절'도 잊지 않았다.
본지는 지난 25일 보도한 '"싸가지 없는" 이재명 선대위 관계자에 조용춘 포천시의원 "마냥 억울해"'라는 기사에서 "아직 무소속인 조용춘 의원은 현재 '이재명 대통령 후보 정무특보 부위원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다. 이 직함은 당원 중심의 공식 단체가 아니고, 시민 중심의 캠프에서의 직함"이라고 적었는데, 이 관계자는 직함에 대해 "근거가 있어서 썼냐"라며 "시민단체는 당 조직 안에 들어있지 않아 불법인데 그것은 알고나 썼냐"라며 따져 물었다.
또 이 조직은 "선거대책위에 들어있지 않은 임의기구"라며 "경기도당 선거대책위에서는 이런 조직이 없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을 문제 삼아 제소하겠다"라고 또다시 엄포를 놓았다.
그는 "기자가 기사를 쓰려면 사실을 확인할 의무가 있다"라면서 기자가 기억을 더듬고 숨돌릴 새도 없이 몰아붙였다. "선관위에 확인은 해 봤냐"고도 쏘아붙였다.
본지는 "아직 무소속인 조용춘 의원은 현재 '이재명 대통령 후보 정무특보 부위원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다. 이 직함은 당원 중심의 공식 단체가 아니고, 시민 중심의 캠프에서의 직함"이라고 적었는데, 이 순서에 대해서도 앞뒤가 맞지 않다며 엄포를 놓았다.
이 관계자는 "정무특보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기자가 정무특보 부위원장이라고 기사를 썼으니, 누가 봐도 당의 조직처럼 비춰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무특보 부위원장이 어떤 직함에서 나온 것인지, 제가 잘못 읽었나요?"라며 "왜 정식 명칭처럼 해석이 될까요"라고 재차 주장했다. 자신의 주관적 해석을 "누가 봐도 당의 조직처럼 비춰진다"고 일반화하기도 했다.
기자가 "정무특보는 취재 당시 현장에서 조용춘 의원 자신이 직접 한 말"이라고 설명해도, 그는 "남한테 들었어도 그것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으면, 허위사실이 된다"라고도 했다.
기자가 "조용춘 의원 본인에게는 이 사실을 확인했냐"라고 묻자 이 관계자는 "제가 왜 그분한테 사실관계 확인을 할 필요가 있냐"라고 잘라 말했다. 기사를 쓴 기자가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는 주장이다.
얼핏 들으면 이 관계자의 주장이 정당하게 들릴 수도 있다. 언론 자유가 중요하다고 해서 허위사실 유포 등 언론의 부당한 횡포나 오보까지 정당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진 몰라도 이 관계자는 "언론중재위원회와 신문기자협회 등 두 군데에 이 사실을 문제 삼아 설 이전에 제출하겠다"라고 밝혔다.
기사를 문제 삼아 언론활동을 위축시켜려는 속내가 들여다 보인다.
통상적인 소송은 원고가 승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언론중재위 제소는 명예훼손 등을 앞세워 언론인에게 경제적 부담, 두려움, 고통을 안겨줘 활동을 포기하도록 하는 게 목적이기 때문이다.
또 원고는 법원의 신속한 판결을 원하지만 언론중재위 제소는 최대한 시간을 끌어서 추가 행동을 차단하는 효과를 극대화하려 한다. 대통령 선거를 코앞에 둔 거대 집권 여당으로서는 언론 보도를 막을 수 있다면 기자의 밥줄은 물론 숨통이라도 끊어 놓을 기세다.
영하의 날씨, 새벽부터 포천시농업기술센터로 나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농업 공약을 취재하고 보도한 기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이 관계자는 "본지의 '싸가지 없는' 관계자라는 기사에 대해 책임을 지라"고도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언론 보도에 대한 정당한 방어권도 존중돼야 한다. 하지만 거대 여당이 반성은커녕 언론에 재갈을 물리기 위해 언론중재위 제소를 남발하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김건희씨 7시간 녹취록'에 대해서는 언론의 감시와 비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언론이 제소에 위축되지 말고 ‘정론·직필’의 자세를 유지하면 된다는 시각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거대 여당에게 제소를 당한 기자와 언론사로서는 “일단 중재위가 끝나고 보자"라는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본지가 확인한 바로는 조용춘 포천시의원은 '더불어민주당'로고가 박힌 임명장을 가지고 있었다.

임명장에는 "성명: 조용춘 위 사람을 대한민국 대전환 선거대책위원회 대통령후보직속 정무특보단 평화통일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함"이라고 적시돼 있다.
발행일은 2022년 1월 5일자로,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후보 이재명'이라는 표기와 함께 도장까지 찍혀 있었다. 발행번호는 '제2022대선-후보직속-대특-52037'이다.
하지만 경기도당 관계자는 "확인해 봤더니, 정무특보 명단에는 그쪽 담당부서에서는 나간 명단이 없다"라며 "정무특보는 누가 준 것이냐"라며 사실관계 확인을 요구했다.
이재명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모여 '나를 위해' 최근 이재명 후보 승리를 위한 대한민국 대전환 선거대책위원회를 만들고 "내가 이재명이다"를 외치고 있다.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 보니 '대한민국 대전환 선거대책위원회' 꽤 많이 나온다. 더욱이 대한민국 대전환 선거대책위원회는 '대통령후보직속'이라고 한다.
'대통령후보직속'이라서 민주당 소속이 아니라는 것인지, '대통령후보직속'이라서 '불법 사조직'이고 '허위사실 유포'라는 것인지, "기자가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 기사를 쓴 것은 문제가 있다"라는 이 관계자에게 자당 소속의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단체와 '후보직속'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되묻고 싶다.
"앞으로 제대로 이재명"을 외치려면 정말 제대로 했어야 한다. '대한민국 대전환 선거대책위원회'도 모르면서 민주당 경기도당 조직실장을 맡고 있으면 안 된다. 카피라이터 정철씨의 말처럼 "'했다'가 있어야 '한다'가 가능"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당헌·당규를 들먹이며 홀대했던 조용춘 의원은 지난 26일 민주당에 복당했다. "이재명은 합니다 대한민국 대전환"이라는 사진과 함께 임명장도 가지고 있다. 독자는 다 보고 다 듣고 있다. ‘현명한 판단’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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