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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최춘식 의원과 솔로몬 법정

  • NGN뉴스 정연수기자 기자
  • 입력 2021.06.19 15:26
  • 조회수 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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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은 참 공정하지 못하다. 특히, 검찰은 공정하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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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참 공정하지 못하다. 특히, 검찰은 공정하지 못하다"

 

[포천.가평=NGN뉴스]정연수 기자=최춘식 국민의힘 국회의원(포천·가평)이 지난 18일 등원 1주년을 기념해 포천 지역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나온 소리다.


지난해 4·15 총선에서 허위경력을 표기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 의원은 1심에서 8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아 당선 무효 위기를 면했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 11부(이문세 부장판사)는 지난 5월 13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최 의원에게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최 의원은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예비후보 신분일 때 회계책임자 이모(47) 씨와 공모해 당선될 목적으로 선거 현수막에 '소상공인 회장'이라고 표기,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다.


하지만 이 소송은 검찰측과 최 의원측 모두 항소를 포기함으로써 일단락됐다.


항간에서는 이를 두고 최 의원이 왜 가평군민과 포천시민 모두에게 공개사과를 하지 않는지 궁금해했다.


이 자리에서 최 의원은 기자들의 질문 공세가 터져 나오기도 전에 스스로 말문을 띠었다.


그는 "포천경찰이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는데, 검찰이 최초 수사검사를 바꿔가며 무리하게 기소했다"라며 "검찰이 공정하지 못했다"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직접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는데도 벌금이 선고됐다는 것이다.


이어 "재판부 선고 벌금 80만원을 수용한 것은 변호사 접견과 재판으로 인한 본연의 일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항소 포기 이유를 설명했다.


최 의원 주변에서는 "항소를 해서라도 끝까지 무죄 판결을 이끌어 내야 한다"라고 주장도 있었다. 무죄가 아니라면, 선거법 위반 전력으로 재선 도전시 공천에서 감점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 의원은 "관리 감독을 잘못한 것은 나의 책임"이라며 "지휘자로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 의원은 "세상은 정말 공정하지 못하다"라며 "특히, 검찰은 자신들의 논리를 교묘하게 펼쳐 무리한 기소를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지동설'을 주장하다가 교회 세력에 의해 가택 연금을 당했지만,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말했다"라는 일화를 전하며 "벌금 80만원은 나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줬지만 절대로 죄는 없다"라고 항변했다.


최 의원의 답변을 들으면서 기자는 솔로몬 왕과 한 아이를 두고 다투는 두 여인의 일화가 떠올랐다. 한 아이를 놓고 자신의 아이라고 주장하는 두 여인에게 솔로몬 왕은 반반씩 양분하여 가져가라고 말한 그것이다.


성서(구약)에는 솔로몬의 재판 이야기가 나온다. 서로 자기 아이라고 주장하는 두 여인에게, 솔로몬 왕은 ‘둘로 나누어 반은 이 여자에게 주고 반은 저 여자에게 주라’고 명한다. 이 순간, 진짜 어머니의 마음을 ‘아들에 대한 마음이 찢어질 것 같아서’라고 표현했다.


그래서 진짜 어머니는 아들을 죽게 할 수 없어 스스로 물러났다. 여기서 우리는 지혜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다. 살아있는 아들을 1/2로 나누는 것이 지식이라면 진짜 어머니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태도가 바로 지혜다.


첫째, 극단으로 치닫지 않는 유연함이 있었다. 친모는 아이를 살리기 위해 물러서는 태도로 유연하게 대처했다. 만일 그녀가 물러서지 않았다면 아이는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가짜 어머니는 아이만 차지하면 된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의 생명 문제는 안중에도 없었다. 하지만 친모는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는다면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만약, 최 의원이 항소를 포기하지 않고 '무죄'를 얻어내기 위해 법정다툼을 계속했다면, 그의 지역구인 우리 가평군민과 포천시민들에게는 손해만 돌아올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우리도 일상에서 유연하지 못해 일을 그르치는 경우를 흔히 본다. 작은 일이 확장되어 파국을 맞는 경우도 많다. 사소한 다툼과 갈등이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 버리는 경우가 얼마나 많던가. '무죄 판정'의 확보가 최 의원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일지 모르지만, 우리 지역구민에게는 그저 사소한 다툼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둘째, 우선순위를 가릴 줄 아는 판단력이 있었다. 친모는 그 상황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현명하게 판단할 줄 알았다. 생명을 가장 우선순위에 놓았던 것이다. 세상에서 생명보다 귀한 것은 없다. 아이가 자기의 자식이라는 확실한 명분이 있었지만 명분보다는 생명을 살려야 한다는 판단을 우선했다. 우리는 작은 명분에 사로잡혀 무엇이 중요한지를 놓지는 경우가 흔하다. 때론 사소한 것들은 넘어갈 수 있는 지혜도 필요하다는 시사점을 준다.


최 의원 역시, 80만원 벌금형을 감수하고 항소를 준비할 시간에 가평군과 포천시를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는 판단력이 있었다. 최 의원은 초선의원으로, 또 경기도당 위원장으로, 행안위 위원으로 활발하게 활동해야 할 시간에 검찰에 불려 다니며, 변호사와 상담해야만 했다. 그동안 그의 가슴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었다는 것쯤은 누구나 쉽게 추측할 수 있다.


셋째, 훗날을 기약하는 인내가 있었다. 분명한 것은 친모가 눈물을 머금고 물러섰다고 해서 아들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닐 것이다. 훗날에 대한 기약이 있었다. 당장 아이를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에 물러서지만 언젠가는 아이를 다시 찾고야 말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다.


최 의원 역시 "검찰이 항소를 포기한 마당에 우리가 항소를 한다면 승소할 확률이 높다고 변호사가 얘기했다"면서도 "앞으로 또 3개월, 6개월, 12개월이 지나갈지도 모르는 소송에 매달리는 것보다는 가평군민과 포천시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그의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순간, 기자회견장에서는 누군가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최 의원은 "이번 소송에 대한 모든 기록을 받아 보겠다"라고 했다. 얼마나 억울했으면 그랬을까?


삶은 미래를 내다보면서 살아야 할 시간들이다. 살면서 당장 답을 찾을 수 없는 경우도 수없이 많다. 마음은 괴롭지만 그것이 현실이고 삶이다. 문제가 있다고 해서 포기할 필요는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모르는 것이 약이 될 수도 있고, 알아서 탈이 될 수 있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전부 알아야만 문제가 해결되고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넘어가야 되는 것도 아니다.


자신을 바라보는 것도 어렵지만, 자신을 알고 난 뒤에 자신을 바꾸는 것은 더 힘들다. 머리에서 가슴까지가 천리, 가슴에서 발까지가 또 만리이기 때문이다.


굴곡 없는 인생은 없다. 바람은 언제나 불어오고, 복병은 도처에서 넘쳐난다. 순탄대로만 믿고 달리다가 진흙탕이나 가시덤불에 가로막히기도 한다. 낭떠러지 앞에서 간신히 숨 고르기를 한 것이 어디 한두 번이랴.


당시에는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듯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어떤가. 그래도 다 지나가지 않았던가.


‘이 또한 지나가리다(This too shall pass away).’


고대 이스라엘의 제2대 왕인 다윗왕이 금세공인에게 ‘승리에 자만하지 않고 절망에 좌절하지 않은 글귀를 반지에 새겨달라’고 하자 다윗왕의 아들인 솔로몬 왕자가 일러준 글귀다.


참고 견디면 답이 주어질 수도 있다. 가짜 사랑과는 달리, 진짜 사랑은 가장 깊은 곳이 떨리고 찢어지는 아픔을 느낀다고 한다.


사랑을 잘 모르는 사람은 사랑을 그저 달짝지근한 연애감정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진정한 사랑을 아는 사람은 사랑이 살을 에고 뼈를 깎는 것임을 안다.


최 의원의 항소 포기가 지역구민에 대한 사랑의 결과였음을 기자는 믿고 싶다.


유대교 경전 주석서인 미드라쉬에 실린 이 글귀를 마음에 새기며 좀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최 의원의 활약상을 기다려 보자. 지금은 누가 뭐래도 그가 우리 지역구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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