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뉴얼 없이 주먹구구식 철퇴”

[칼럼=NGN뉴스 가평] 정연수 기자. 가평군이 아프리카 돼지열병 바이러스 매개체로 알려진 야생 멧돼지 포획 사업을 일시 중단하라는 긴급지시를 내렸다. 이같은 조치가 내려진 것은 NGN 뉴스가 22일 오후 8시, 경기도, ASF 매개체 “야생 멧돼지 포획작전 탁상행정” 보도 된 직후 취해졌다. 이날 보도에서 포획된 멧돼지를 매몰처리하지 못하고 가매장 형태에 있으며, 시료 채취를 위한 교육도 전무할 뿐만 아니라 멧돼지를 잡은 엽사들에게 매몰까지 해야하는 비현실적 조치와 포획된 멧돼지 한 마리당 당초 20만 원의 포상비를 주겠다고 발표했으나 경기도와 가평군이 손발이 맞지 않아 마리당 10만 원만 지급한다는 지적을 하였다.
이같은 보도가 나가자 경기도가 메뉴얼이 확정될 때 까지 멧돼지 포획 금지 조치를 가평군에 지시한 것이다. 경기도로부터 지시를 받은 가평군 환경과는 멧돼지 포획을 지속 할 의사가 있는 엽사는 포획한 멧돼지를 매몰할 때 사용하는 비닐과 백회를 소지하고 직접 매립 할 사람만 포획을 지속해도 좋다는 지시를 했다고 한다. 멧돼지를 포획하고 포획된 멧돼지를 직접 매몰까지 하면서 포획 할 엽사는 결코 없다. 그럼에도 가평군이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상부의 불호령 지시가 있자 명분을 쌓기 위한 것으로 밖에 설명이 안된다. 경기도와 가평군의 이번 조치를 보면서 공무원 집단의 속성상 전시행정 및 탁상행정의 뿌리가 여전히 깊게 박혀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취재 기자로 꼭 짚고 넘어 갈 일이 있다.
지난 17일 멧돼지 포획을 위한 행사가 가평군 북면 연인산 부근에서 있었다.
이날 행사에 엽사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에 이어 수렵견을 동원한 엽사들이 멧돼지 포획을 위해 조를 편성해 산속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행사장에서 500여 미터 떨어진 거리에 굴삭기와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광경이 목격되었다. 가까이 가보니 이미 멧돼지 6마리가 포획되어 있었고, 그 곳엔 깊이 5미터 지름 15미터 가량 되는 웅덩이에 비닐까지 깔아 놓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다.
잠시후 수의사로 보이는 3명이 이미 죽어 있는 멧돼지에서 혈액을 채취하고 멧돼지 비장 등 시료를 채취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소석회를 바닥에 뿌리고 그 위에 굴삭기로 멧돼지를 웅덩이에 밀어 넣고 흙으로 덮어 매몰 처리를 끝냈다.
기자는 엽사와 같이 포획 현장을 동행 후 어둠이 깔리기 시작 할 무렵 행사 장소로 내려왔다. 이미 다들 떠나고 몇몇 사람만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보도를 위해 부지런히 회사로 돌아와 텍스트 기사와 유투브 동영상을 통해 보도를 했다. 보도에서 이날 하루 10마리를 포획 했다고 전했다. 기자가 10마리로 보도 한 것은 엽사 2개조에서 각각 두 마리씩 포획한 4마리와 오전에 이미 잡아 놓은 6마리를 포함해 10마리로 보도 한 것이다. 이같은 보도가 나가자 가평군 언론 관계자가 10마리가 아니라 8마리로 정정을 요구 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환경과에서 홍보팀에 수정 요청을 했다는 답변이었다.
텍스트 기사는 즉각 수정이 가능해 8마리로 정정을 했다. 그러나 유투브 동영상은 기자 리포트가 들어가 있어 수정이 불가능했다. 취재 기자 입장에서는 몇 마리를 잡았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대목이다. 멧돼지 포획 대회를 한 것이 아니다. 팩트는 몇 마리를 잡았냐가 아니라 ASF가 국가적으로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가평군 공무원은 10마리가 아니라 8마리로 정정 보도를 요구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10마리도 8마리도 아니고 2마리가 맞지 않은가? 이미 6마리는 언제 잡았는지도 모르고 진짜 연인산에서 잡은 것인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멧돼지를 포획 할 정도로 중차대한 사안이기 때문에 숫자를 중시 하지 않았다. 정확하게 말하면 공무원과 기자가 거짓말을 한 것이다.
숫자를 따지고 정정 보도를 요구한 그 자체가 공무원 스스로 팩트를 외면한 전시행정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미 잡아다 놓고 매몰 처리할 웅덩이 까지 파놓고 관계자들이 참석하니까 타이밍에 맞춰 시료를 채취하고 매몰처분하는 모습이 보여 주기식 행정 아닌가?
22일 밤 경기도가 지시하고 가평군이 엽사들에게 내려진 멧돼지 포획 전면 중단 조치도 같은 차원이다.
멧돼지 포획은 국가적 재앙을 막기 위한 일종의 긴급조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도를 통해 메뉴얼이 준비 안된 상태에서 주먹구구식 탁상행정을 하고 있다고 지적되니까 전면금지 조치를 내리는 것은 사안의 중대함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으로 공직자로서 취할 조치는 아니다. 긴급을 요구하는 사안인 만큼 멧돼지 포획은 지속하되 디테일한 메뉴얼이 결정되기 전 까지는 임시 인력을 투입해서라도 매몰팀을 긴급 편성해 포획은 지속 가능하도록 하는 자세가 공직자로 취할 행동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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