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 9.29일 상고이유서 제출

[가평 NGN 뉴스] 정연수 기자=경기 가평 김성기 군수 외 3명의 피고인에 대한 상고심 사건이 9월 9일 대법원에 접수됐다. 검찰이 1, 2심 판결에 불복해 두 번째 상고를 한 것이다. 검찰은 2019년 8월 30일 의정부지방법원 1심 무죄 선고, 2020년 8월 21일 서울고등법원이 원심대로 무죄 판결을 내리자 이에 불복해 고법과 대법에 상소와 상고를 한 것이다.
1.2심 재판부의 무죄 판결 이유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다”라는 취지로 요약된다. 반면 검찰은 피고인 정 씨와 추 씨가 6억 원 대의 금전 거래가 있던 것이 2013년 보궐선거와 2014년 지방선거 때와 시기가 맞물려 있다, 이는 곧 “추 씨가 정 씨로부터 빌려온 돈이 김성기 군수의 선거에 쓰였다”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검찰이 이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추 씨가 정 씨로부터 빌려 온 거액의 자금 가운데 한 번에 5천만 원 안팎의 뭉칫돈이 여러 명의 특정인 계좌로 입금된 다음 곧바로 현금으로 인출되어 다시 추 씨가 돌려받은 것은 김 군수 “선거에 사용된 자금을 세탁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검찰이 돈 세탁을 주장하는 이유는 1심 재판에 출석한 증인들은 한결같이 “추 씨가 입금한 돈을 현금으로 찾아서 인건비 등으로 지급하였으며, 계좌로 이체하지 않고 현금으로 지급 한 이유를 ”신용불량” 때문이라 점을 거짓으로 단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의 판단도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상식적으로 추 씨로부터 수천만 원씩을 받은 사람이 한 명도 아닌 3~4명 모두 현금으로 찾아 인건비 등으로 지급했다는 증인들의 주장은 통념상 설득력이 매우 약하기 때문이다. 누군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검찰은 피고인과 증인들의 주장을 뒤집을 수 있는 결정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그럴 것이다”라는 추론과 주장으로 맞서다 결국 1.2심 모두 혐의 입증에 실패했다.
2018년 4.15지방선거 직후부터 시작된 2년간의 검찰 수사와 재판은 증거재판주의 앞에서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항소심 재판부(오석준 부장판사)는 판결에서 정 씨의 주장을 일부 인용하긴 했으나 “그렇다고 ‘틈’을 좁히기엔 역부족이다.”라고 밝힌 점을 볼 때 검찰과 정 씨로선 다 잡은 고기를 놓친 기분일 것이다.
그러나 재판을 한 번도 빠짐 없이 지켜보고 취재한 기자 입장에서 보면 검찰과 피고인 정 씨가 첫 단추를 잘못 끼웠기 때문에 피고인들이 모든 혐의를 벗고 무죄 판결을 받는 데 오히려 일조했다는 생각도 없지 않다. 기자가 왜 그러한 판단을 하는지를 알려면 이번 사건의 시작을 정확하게 알아야 이해가 쉽다. 이 사건의 시작은 정치자금법도 공직선거법도 아니다. 단순한 뇌물죄로 시작되었다.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4월, 김성기 군수 공천을 방해할 목적으로 피고인 정 씨가 지방신문에 이른바 성 접대 의혹 북창동 사건을 제보하면서 불을 지폈다. 북창동 사건은 함께 기소된 전 시설공단 이사장 최00 씨가 공단 이사장 자리에 오르기 위해 피고인 정 씨의 주선으로 서울 북창동에서 “210여만 원 상당의 술 접대와 속칭 2차 성 접대를 했다.”라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런 보도가 나가자 당시 후보였던 김 군수는 기자회견을 통해 “북창동에 간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성 접대는 부인”하며 제보자 정 씨와 언론사를 상대로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그러자 정 씨는 "2013, 14년 김 군수 선거캠프에 있던 추 씨에게 정치자금을 빌려줬다, 그 돈이 김 군수 선거 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빅 카드(?)로 맞불 작전을 펼치며 정 씨가 검찰과 손을 잡으면서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됐다. 이때만 해도 가평군민들은 김 군수 정치 생명은 끝이 났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재판이 시작되면서 이번 사건의 실마리가 된 북창동 성 접대 의혹사건의 허구성이 서서히 밝혀지기 시작했다. 가장 큰 쟁점은 '북창동에 갔던 날짜'였다. 검찰과 정 씨는 북창동에 간 날짜를 2013년 4~5월경이라며 주장을 했다. 반면, 김 군수와 최 씨는 북창동에 간 것은 2013년 7월 26일이며 날짜를 정확하게 기억하는 이유로 “그날이 공단 이사장에 취임한 날짜인데 회식을 하던 중 정 씨의 차를 타고 간 곳이 북창동이었다”라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정 씨가 4~5월경이라고 주장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공단 이사장 자리에 가기 위해 접대를 했다고 해야만 뇌물죄 등이 성립되기 때문이다. 김 군수와 최 씨의 주장대로 7.26일 북창동을 갔다면 이미 취임한 후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뇌물죄 공소 유지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자가 입수한 정 씨와 측근 신00, 피고인 최 씨가 통화한 녹취록에도 날짜를 놓고 조율한 흔적이 남아있으며, 1심 재판이 시작되기 직전, NGN뉴스는 북창동에 간 날짜가 왜 중요한가?라는 제목의 분석 보도를 여러차례 한 바 있다.
1심 재판이 시작되면서 검찰은 북창동 술집 주인이라고 하는 두 명을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러나 술집 주인이라는 증인들은 술집 내부 구조에 대해 각각 틀리게 설명하는 촌극이 빚어졌다. 또 술집 주인이 작성했다며 증거로 제출한 첫 번째 사실확인서에 흠결이 많은 것으로 재판과정에서 밝혀졌다. 그리고 법무사가 대필해 줬다고 주장하며 제출한 2차 사실 확인서도 석연치 않은 점 등이 많아 재판부를 설득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렇게 북창동 간 날짜를 놓고 창과 방패와 같은 공방이 오가는 가운데 결정적 한 방이 NGN 뉴스를 통해 보도됐다. 2018년 6.13 지방 선거 직전 피고인 정 씨가 NGN뉴스 기자에게 직접 건네 준 김 군수 관련 의혹이 적힌 A4 용지 첫 페이지 기록을 증거로 제시하면서 보도된 것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되었다.
정 씨가 건네준 제보 내용에는 북창동에 간 날짜가 “2013년 7월 26일 시설공단 이사장.지인. 김성기 가평군수 성 접대 의혹”이라는 제목 밑에 언론(중부일보)에 보도된 사건의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고 사료됨(동석자)이라고 적혀있다. 1심 재판 과정에서 공방이 오가던 중요한 시점에 NGN 뉴스가 이런 사실을 보도하면서 북창동에 간 날짜는 2013년 7월 26일이라고 단정한 것이다. 피고 측 변호인들은 보도 내용은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했다.
정 씨 입장에선 청천벽력과 같았을 것이다. 그러자 재판에 출석한 정 씨는 방청석에서 취재하고 있던 NGN 뉴스 기자를 지목하며 “김성기 군수 오른팔 역할을 하는 정 기자가 김 군수를 위해 증거를 위조했다”라는 말을 했다. 그리고 정 기자를 증거위조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까지 했으나 검찰은 혐의없음으로 처리했다. 검찰은 피고인 정 씨의 고소 내용이 거짓이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이번 사건의 실마리가 된 북창동 사건부터 피고인 정 씨의 주장이 재판부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한 것이 검찰이 제기한 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뇌물 수수 등 나머지 공소 사실까지 배척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특히 검찰이 피고인 정 씨의 말과 주장에만 의존하고 섣부르게 공소를 제기했다 망신만 당했다는 지적이다.
피고인 정 씨의 고소로 촉발된 이번 사건은 검찰의 압수수색, 수사, 불구속 기소, 1심, 2심 무죄 판결. 2년여간 1만여 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수사 및 재판 기록에도 불구하고 상처만 남긴 체 대법원 최종 판단을 코앞에 두고 있다.
대법원은 사건을 심리하는 것이 아니라 1.2심 재판 기록 등을 검토해 법리적 오판 및 오류는 없었는지를 판단하고 결정하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원심판결을 유지하는 것이 통례이다. 1.2심 재판 결과에 대한 소감을 묻자, 김성기 군수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고 밝혔다. 무슨 일이든 반드시 옳은 이치대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반면 혹자들은 “길한 일이 있으면 흉한 일도 있고, 재앙이 있으면 복도 오듯이, 인생은 언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며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사자성어로 에둘러 말을 아꼈다. 무슨 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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