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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할 때는 지역 가수, 큰 무대에서는 외면…이것이 가평군의 애향심인가

  • 정연수 기자
  • 입력 2026.08.22 12:06
  • 조회수 25,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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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 문화예술인을 ‘필요할 때만 쓰는 사람’으로 여기는 토사구팽식 행정 끝내야
-지역 행사·봉사·선거철에는 앞세우고 전국 방송 무대에서는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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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5일 가평에서 KBS ‘전국노래자랑’ 녹화가 진행된다.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진 장수 프로그램이 가평을 찾는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지역을 전국에 알리고 주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축제의 이면에는 씁쓸한 현실이 있다. 정작 가평에서 활동해 온 지역 가수와 음악인들이 전국 방송 무대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가평의 지역 가수들은 평소 각종 축제와 마을 행사, 경로잔치와 효도공연에 빠지지 않고 참여해 왔다. 주민들에게 삼계탕을 대접하는 봉사 현장에서도 노래했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자리에서도 재능기부를 마다하지 않았다. 넉넉한 출연료나 화려한 조명 때문이 아니었다. 지역 주민과 함께 살아가는 예술인이라는 책임감과 애향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선거철과 정치행사에서도 이들은 어김없이 호출된다. 행사 분위기를 띄우고 주민을 모으는 데 지역 가수만큼 익숙하고 효과적인 존재도 없다. 후보자와 정치인들은 이들의 인지도와 친화력을 활용하고, 행정기관도 크고 작은 행사 때마다 이들을 무대에 세워왔다.

 

그런데 전국에 방송되는 큰 무대가 마련되자 이들의 자리는 보이지 않는다. 필요할 때는 “우리 지역 가수”라며 앞세우고, 정작 그들에게 절실한 기회가 찾아오면 유명 가수에게만 자리를 내주는 행태라면 사실상 ‘토사구팽’과 다를 바 없다.

 

물론 초대가수 선정 권한은 KBS 제작진에게 있다. 가평군이 일방적으로 출연자를 결정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방송사가 결정할 일”이라며 손을 놓고 있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가평군이 지역 문화예술인을 진정으로 아끼고 육성할 의지가 있다면 제작진에게 지역 가수의 참여를 공식적으로 요청해야 한다. 초대가수 한 명이 어렵다면 지역 예술인 소개 등 다양한 참여 방안을 협의할 수 있다. 결과가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지역 예술인을 위해 행정이 문을 두드렸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

 

행정의 역할은 이미 유명해진 사람을 불러 무대를 채우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지역에서 묵묵히 활동하는 예술인을 발굴하고 더 큰 무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사다리를 놓아주는 것이 진정한 문화행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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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군은 각종 행사 때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문화 발전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지역 예술인에게 기회조차 요청하지 않는다면 그동안 외쳐온 ‘지역 우선’과 ‘애향심’은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

 

더욱이 공직사회가 지역 가수들을 단순한 행사 동원 인력이나 값싼 공연 자원으로 인식하고 있다면 심각한 문제다. 지역 예술인은 행정기관이 필요할 때 부르고 필요가 없어지면 외면해도 되는 소모품이 아니다. 그들 역시 가평의 소중한 문화자산이며, 행정이 보호하고 성장시켜야 할 지역 구성원이다.

 

전국노래자랑은 평범한 주민과 무명 예술인에게 꿈의 무대다. 유명 가수만을 위한 공연도, 지방자치단체장의 치적을 홍보하는 행사도 아니다. 개최 지역의 삶과 정서, 사람을 담아낼 때 비로소 프로그램의 취지가 살아난다.

 

녹화일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 가평군은 지금이라도 KBS 제작진과 적극적으로 협의해야 한다.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하고 봉사해 온 가수 한 명이라도 무대에 설 수 있도록 공식적으로 요청해야 한다. 

 

지역 행사에서는 앞세우고, 선거철에는 활용하고, 전국 방송 무대에서는 외면하는 것이 가평군이 말하는 애향심인가. 지역 예술인을 필요할 때만 이용하고 돌아서는 토사구팽식 행정이 과연 주민을 위한 행정인가. 가평군이 지역 예술인을 대하는 태도는 곧 지역 문화의 수준을 보여준다. 애향심은 말이 아니라 지역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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