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론은 누구의 편도 아니다. 행정의 편도, 정치인의 편도 아니다.
[출처/포천매일뉴스 홈페이지]
언론은 누구의 편도 아니다. 행정의 편도, 정치인의 편도 아니다. 언론은 오직 사실과 자료를 통해 시민의 알 권리를 지켜야 한다. 그래서 권력을 감시하는 존재이지, 권력의 설명을 전달하는 확성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최근 본보의 포천시 관련 보도에 대해 포천 지역 언론이 '특혜 의혹은 근거가 없다'는 취지의 반박 기사를 내놓았다. 그러나 기사를 끝까지 읽어보면 정작 본보가 제기한 핵심 질문에는 답이 없다.
설계도는 공개됐는가. 공사비 산출 근거는 공개됐는가. 기존 진입로와 새 진입도로가 동일한 규모인지 객관적인 비교 자료는 제시됐는가. 같은 사업구간 다른 토지 소유자들에게도 동일한 수준의 시설이 설치됐다는 증거는 공개됐는가. 실제 현장 취재를 했는가. 이 질문들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명확하게 제시된 것은 없다.
대신 반복되는 것은 포천시의 설명뿐이다. 행정기관이 "문제없다"고 말하는 것과 실제 문제가 없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그래서 언론이 존재하는 것이다.
공무원의 설명을 받아 적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설명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확인하고, 등기부를 떼고, 항공사진을 비교하고, 설계도와 계약서를 요구하며, 관계자를 취재하는 과정이 바로 언론의 역할이다.
팩트체크는 해명을 인용하는 것이 아니다. 해명이 사실인지 검증하는 것이 팩트체크다. 본보는 지금까지 특혜가 있었다고 단정한 적이 없다. 개발정보를 이용했다고 단정한 적도 없다. 농지법을 위반했다고 단정한 적도 없다.
오히려 기사마다 현재까지는 특혜를 단정할 자료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왔다. 그럼에도 검증이 필요한 정황과 객관적 사실은 시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판단했다.
공직자와 연관된 인물이 개발 예정지 인근 토지를 집중 취득했다면 그 사실 자체가 공적 검증 대상이다. 공공사업 과정에서 특정 진입도로가 새롭게 조성됐다면 그 설계 기준과 공사 규모 역시 검증 대상이다.
행정이 자료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면 그 이유를 묻는 것 역시 언론의 당연한 책무다. 이 가운데 어느 것이 과도한 의혹 제기인가. 오히려 의문을 제기한 언론을 향해 "근거 없는 의혹"이라고 규정하면서 자료 공개의 필요성에는 침묵하는 태도가 더 큰 문제다.
논란을 끝내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포천시는 사업계획서와 실시설계도, 공사계약서, 공사비 산출 근거, 협의취득 관련 자료, 진입도로 설치 기준을 모두 공개하면 된다. 자료가 공개되면 사실은 저절로 드러난다.
특혜가 아니라면 행정의 적법성이 확인될 것이고, 문제가 있다면 그 또한 객관적으로 밝혀질 것이다.
언론은 그 결과를 있는 그대로 보도하면 된다. 반대로 자료는 공개하지 않은 채 "믿어 달라"는 말만 반복한다면 시민의 의문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수사가 진행중인 '신발 속 500만 원'전달 의혹도 당사자의 입을 통해 확인되면서 촉발됐다. 하지만 해당 언론을 비롯한 지역 언론들은 함구했다. 최대 8년이면 끝날 시한부 권력에 줄을 서는 전형적인 행태다. 반박 보도 역시 같은 맥락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언론은 권력을 대신해 결론을 내려주는 기관이 아니다. 행정을 변호하는 조직도 아니다. 권력이 감추려는 자료를 요구하고, 공개된 자료를 분석하며, 서로 다른 주장 사이에서 진실을 확인하는 것이 언론의 존재 이유다.
본보는 앞으로도 결론을 미리 정해 놓고 보도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자료가 공개될 때까지 질문을 멈추지도 않을 것이다. 권력은 설명으로 신뢰를 얻는 것이 아니라 공개로 신뢰를 얻는다. 그리고 언론은 그 공개를 요구할 때 가장 언론다워진다. 언론의 생명은 '질문'에서 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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