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포천지역의 한 언론은 본보의 보도에 대해 '특혜 의혹은 근거가 없다'는 취지의 반박 기사를 게재했다. 그러나 기사를 면밀히 살펴보면 본보가 제기한 핵심 쟁점에 대한 검증보다는 포천시의 설명을 그대로 전달하는 데 그친 부분이 적지 않다.
① "기존 진입로를 이설했을 뿐 특혜가 아니다“
본보 역시 포천시가 "기존 진입로를 이설했다"고 설명한 사실을 기사에 반영했다. 그러나 본질은 '이설 여부'가 아니다. 기존 진입로와 새로 설치된 진입도로의 규모가 동일한지, 옹벽·포장·배수시설·안전시설 등이 원상회복 수준인지, 아니면 그 이상의 시설이 설치됐는지가 핵심이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실시설계도와 공사내역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② "도로사업은 2017년 확정됐다"
본보는 단 한 차례도 "도로사업 때문에 토지를 매입했다"고 보도한 적이 없다. 본보가 보도한 사실은 백승용 씨가 백영현 시장 당선 이후인 2022년부터 2025년까지 개발 예정지 인근 토지를 집중적으로 취득했다는 객관적인 등기부 기록이다. 사업 확정 시점과 토지 취득 사실은 별개의 문제다. 그러나 해당 언론은 본보가 하지도 않은 주장을 반박하는 방식으로 논점을 흐리고 있다.
③ "모든 토지 소유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됐다"
그렇다면 더욱 간단하다. 같은 사업구간에서 진입로가 편입된 모든 토지 소유자에게 동일한 기준으로 진입도로와 부대시설이 설치됐는지 자료를 공개하면 된다. 행정은 자료로 증명하는 것이다.
④ "공공사업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
공공사업이라는 사실만으로 모든 공사가 적정성을 확보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기준으로 설계했고, 왜 그러한 규모가 필요했는지 행정기록으로 설명해야 한다. 공익성과 설계의 적정성은 서로 다른 검증 대상이다.
⑤ "의혹만 반복 제기한다"
본보 보도는 등기부등본, 항공사진, 현장 확인, 관계기관 취재를 토대로 단계적으로 이뤄졌다. 또한 기사마다 현재까지 내부정보 이용이나 특혜를 단정할 자료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도 함께 명시했다. 의혹 제기와 단정은 엄연히 다르다.
⑥ "공사비 추정은 근거 없다"
포천시는 설계내역과 공사비 공개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본보는 종합건설사 설계 전문가에게 현장 사진을 토대로 개략적인 공사비를 자문받았고, 기사에서도 어디까지나 '추정치'임을 명확히 밝혔다. 포천시 관계자는 이틀이 지나서 5천만원이 투입되었다고 알려왔다. 하지만 5천만원은 진입로 한 곳에 들어 간 예산이다. 의혹을 받는 곳에는 진입로 두 개가 만들어졌다. 본보가 전문업체에 의뢰해 추정한 총 공사비 1억원과 비슷함을 알 수 있다. 정확한 금액은 포천시가 설계도와 계약서를 공개하면 즉시 확인된다.
⑦ "개발과 토지 매입은 무관하다"
본보 역시 개발정보 이용이나 특혜를 단정하지 않았다. 다만 개발 예정지 인근 토지가 시장 당선 이후 집중적으로 취득된 사실은 공적 검증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공직자와 연관된 개발 예정지 토지 취득은 언론이 검증해야 할 전형적인 공공 감시 영역이다.
⑧ "농지법 위반 근거가 없다"
본보는 농지법 위반을 단정하지 않았다. 현장 확인 결과 일부 전·답에서 경작 흔적을 찾기 어려웠다는 사실을 보도했고, 실제 이용 실태와 농지법상 적정성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시했다. 이 역시 단정이 아닌 검증 요구다.
핵심은 '특혜'가 아니라 '자료 공개'
이번 사안의 본질은 특혜를 단정하는 것이 아니다. 포천시가 ▲사업계획서 ▲실시설계도 ▲공사계약 내역 ▲공사비 산출 근거 ▲협의취득 관련 자료 ▲진입도로 설치 기준을 공개하면 대부분의 논란은 객관적으로 정리될 수 있다.
행정의 신뢰는 해명이 아니라 자료 공개에서 나온다. 언론의 역할도 결론을 미리 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료를 확인하고 사실을 검증해 시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데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반박 기사는 본보가 제기한 핵심 질문에 답하기보다 포천시의 해명을 반복하는 데 치우친 측면이 있다. 진정한 팩트체크는 해명을 인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해명이 객관적 자료와 사실에 의해 뒷받침되는지 검증하는 과정이다.
공개된 자료 없이 "문제없다"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검증이 아니라 주장이다. 본보는 앞으로도 특정한 결론을 정해놓고 보도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공공사업과 공직자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필요한 자료가 공개될 때까지 사실 확인과 검증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그것이 지역 언론이 수행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책무이기 때문이다.
BEST 뉴스
-
[끝까지 판다] 다 해놓고 이제 와 공법 바꾸자?…가평 소각장 ‘뒤늦은 열분해론’ 저의는
4년간 주민을 설득해 입지를 정하고, KDI 검토를 거쳐 제3자 제안공고와 업체 평가 단계까지 왔다. 그런데 이제 와서 소각 방식을 바꾸자는 주장이 등장했다. 왜 하필 지금인가. 가평군이 추진하고 있는 하루 85톤 규모 자원회수시설을 둘러싸고 최근 일부 주민·단체 관계자들이 기존 스토커 방식에 문제를 제... -
1,500번 겹친 입찰…가평군, 이제는 ‘입찰제한 여부’ 정식 조사하라
가평을 거점으로 앞에서는 언론사, 뒤로는 용역이란 이름으로 활동해 온 A·B사를 둘러싼 공공입찰 의혹은 더 이상 단순한 ‘업체 간 경쟁’ 문제로만 보기 어렵다. 본보가 네 차례에 걸쳐 보도한 내용을 종합하면 두 업체는 동일 건물·동일 층에 주소를 두고 부부와 자녀가 대표·감사 ... -
[끝까지 판다 ⓶] 군민 반발에 철회한 새마을 회의수당…1년 만에 또 군민 혈세로 지급하나
군민들의 반발로 철회했던 새마을회 회의수당이 불과 1년 만에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해 가평군이 새마을회 회원 274명에게 연간 1억960만 원의 회의수당을 지급하려다 특혜 논란에 휩싸였던 바로 그 사안이다. 당시 새마을회는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스스로 철회 공문을 제출했다. 그런데 최근 가평... -
[끝가지 판다 ⓵]어려운 이웃 준다던 김치, 어디로 갔나…가평 새마을회 '김장 봉사'의 불편한 진실
김치는 담갔다. 그런데 그 김치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 경기 가평군 새마을회(지회장 손종기)가 해마다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며 개최해 온 김장행사를 둘러싼 의문이다. 김장김치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되는 것으로 홍보됐다. 그러나 정작 그 김치가 누구에게 얼마나 전달됐는지를 둘러싼... -
가평 85톤 소각장, 스토커냐 열분해냐…수백억 선택 ‘20년 운영비’ 따져야
가평군이 하루 85톤 규모의 생활폐기물 소각시설을 계획하면서 어떤 처리방식을 선택할지가 향후 수십 년간 운영비와 재정부담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성남시 쓰레기 소각시설 가평군의 주민등록인구는 약 6만명 수준이지만 수도권 대표 관광지라는 지역 특... -
[끝까지 판다] 가평 새마을회, 15억 빚 6년째 원금 ‘0원 상환’ 의혹…남의 빚 갚아주고 군민 혈세는 또 받나
가평군 새마을회가 남의 빚을 대신 갚으려고 15억 원을 빌렸다는 증언이 나왔다. 6년이 지나도록 대출 원금은 한 푼도 갚지 않았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그런데도 매년 억대 임대수익을 올리고 군으로부터 수억 원의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다. 경기 가평군 새마을회의 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