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통계청]
경기도 가평군의 자살률이 전국 평균을 웃도는 수치를 기록하며 지역 구조 전반에 대한 점검 요구가 커지고 있다. 가평군의 자살률(인구 10만 명당)은 2020년 25.9명, 2021년 19.4명, 2022년 43.6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2022년 수치는 전국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인구 구조 왜곡, 사회간접자본(SOC) 정체, 산업 기반 취약, 단기 정치 구조가 누적된 결과로 분석한다.
■ 초고령화·독거 증가… 고립 심화
가평은 대표적인 초고령 지역이다. 청년층 유출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고령 인구 비중이 높아졌고, 독거노인 비율도 증가했다. 만성질환, 경제적 부담, 배우자 사별 이후의 사회적 단절이 겹치며 취약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읍·면 간 거리가 멀고 대중교통이 원활하지 않은 구조는 의료·복지 접근성을 낮춰 고립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 관광 의존 경제… 산업 다변화 한계
지역 경제는 관광 의존도가 높다. 계절과 경기 변동에 취약하고 자영업 비중이 큰 구조에서 소득 불안정은 곧 심리적 압박으로 이어진다. 제조·지식기반 산업 유치와 기업 인프라 조성은 장기 과제로 제시돼 왔지만, 가시적 전환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청년층 유출은 고령화 가속으로, 이는 다시 지역 활력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들었다.
■ 70년 SOC 정체… 단절된 생활권
가평은 수도권임에도 읍·면을 직선으로 연결하는 방사형 도로망이 부족하다. 군청 소재지와 북면·상·조종면을 오가는 데 40분 이상 소요되는 현실은 생활권 단절과 경제 활동 반경 축소로 이어진다. 국도 46호선 확장 외에 대규모 도로 신설이 제한적이었다는 점도 지적된다. 교통 인프라는 단순한 편의시설이 아니라 산업·의료·교육 접근성을 좌우하는 기반이라는 분석이다.
■ 단기 치적 정치… 구조 개혁 지연
정치적 책임론도 제기된다. 광역 교통망 확충, 산업 다변화, 정주 여건 개선 같은 중·장기 전략보다 단기 체감 사업이 반복되면서 구조 개혁이 지연됐다는 비판이다. 전문가들은 “자살률은 지역 사회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라며 “단기 성과 중심 정책을 넘어 10년 이상을 내다본 종합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사회에서는 광역 도로망 확충, 산업 기반 다변화, 고령층 돌봄 강화, 정신건강 안전망 확대 등 다층적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가평의 자살률 통계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인구소멸, SOC 정체, 산업 취약, 장기 전략 부재가 교차한 구조적 경고음이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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