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주시 ‘밀착 방역’ 성공 사례, 2026년 포천·연천 표준 매뉴얼로 안착… 경기도 스마트 방역에 956억 원 투입
가축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전선(戰線)이 이동하고 있다. 산속의 야생 멧돼지를 막는 ‘울타리 구축’ 중심에서, 농장주의 장화 밑창과 사료 차량의 운전석 페달까지 들여다보는 ‘현장 정밀 통제’로 방역의 패러다임이 전환된 것이다.
2026년 초 경기 북부를 강타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확산세가 엄혹한 가운데, 방역 당국은 최첨단 장비와 ‘기본의 철저한 사수’를 결합한 이중 방어막을 가동 중이다. 이는 지난 2025년 3월, 양주시가 연쇄 감염의 고리를 끊어내며 입증한 ‘현장 밀착형 방역’의 진화된 형태다.
◇ 양주 사례의 교훈: “멧돼지 없는 지역도 뚫릴 수 있다”
방역 전략 수정의 시발점은 1년 전 양주시 사례였다. 2024년 12월 16일 첫 발생 이후 2025년 1월 20일과 28일 연이은 3차례의 확진은 방역 당국에 큰 경각심을 주었다. 양주시는 야생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되지 않았던 ‘비발생지’였기 때문이다.
이에 경기도 축산국은 즉각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이동 경로인 ‘차량과 사람’에 화력을 집중했다. △운전석 페달 및 핸들 정밀 검사 △농장 구역별 장화 색상 구분 의무화 △국방부 협조 도로 물세척 등 ‘5대 강화 조치’를 시행했다. 그 결과 양주시는 추가 확산을 차단하고 2025년 3월 6일, 발생 80일 만에 이동 제한을 전면 해제하는 성과를 거뒀다.
◇ 2026년 포천의 위기, ‘현미경 방역’으로 정면 돌파
현재 이 매뉴얼은 포천시 방역 현장의 핵심 지침으로 작동하고 있다. 포천은 지난 1월 24일 첫 확진에 이어, 2월 6일 800m 인근 농가에서 추가 발생이 확인되며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같은 날 경기 남부인 화성시에서도 확진 사례가 나오며 도내 전역이 사정권에 든 상태다.
특히 포천은 멧돼지 폐사체가 지속 발견되는 위험 지역인 만큼 양주식 매뉴얼을 한 단계 강화해 적용 중이다. 단순 소독을 넘어 차량 바퀴와 하부를 물리적으로 세척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농장 출입 차량 내부의 시료 채취를 의무화했다.
◇ 956억 원 투입해 ‘AI 기반 스마트 방역’ 대전환
경기도는 2026년을 ‘선진 방역 원년’으로 삼고 막대한 예산을 편성했다. 올해 동물방역위생시책에 총 956억 원, 축산 경쟁력 제고 분야에 1,086억 원을 각각 투입한다.
예산의 핵심은 ‘시스템 방역’으로의 진화다. 1,086억 원 규모의 스마트 축산 패키지 사업을 통해 농가에 AI CCTV와 자동화된 방역 데이터를 보급한다. 인공지능이 가축의 이상 행동을 실시간 감지하고 차량 출입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인력 중심의 방역 한계를 기술로 극복한다는 구상이다. 연천군 또한 접경 지역 특성을 고려해 야생동물 피해 예방 시설 지원을 강화하며 방어선을 구축했다.
◇ 결국 승부처는 ‘기본의 집요함’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진화할수록 역설적으로 ‘기본’이 중요해진다고 입을 모은다. 양주시가 증명하고 포천시가 실천 중인 방역의 핵심은 장화를 갈아 신고, 차량 내부를 닦는 사소한 행위의 집요한 반복이다.
경기도 축산 당국은 “거창한 구호보다 내 농장 앞 먼지 한 톨까지 의심하는 농가와 행정의 세밀한 노력이 수천억 원의 예산보다 강력한 백신이 될 것”이라며 현장의 철저한 수칙 준수를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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