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6%의 민낯... 최근 공개된 전국 평균의 절반 수준 금고 이자율
- "법대로 공시" 뒤에 숨은 소극적 행정, 시민의 알 권리는 '뒷전'
최근 포천시가 '골목길 새로고침'과 '주차장 확충' 등을 통해 정주 여건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작 이 사업들을 뒷받침할 재정 운용 성적표는 전국 하위권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방정부의 금고 이자율이 '민주주의의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로 떠오른 가운데, 포천시의 금고 약정 금리는 최근 행정안전부가 공개한 전국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실정이다. 수천억~1조 원 규모에 이르는 시민의 예산이 낮은 금리에 묶여 잠자는 사이, 포천시가 놓친 '기회비용'은 고스란히 시민의 몫으로 남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1%대 금리의 굴욕… 포천시 재정 운영 '하위권'
전국 하위 4위 수준, 1.06%의 낮은 벽... "100억 원의 질문"에 답해야
지방정부 금고 이자율 비공개라는 '성역'이 깨지면서 포천시의 초라한 성적표가 세상에 드러났다. 2025년 말 지방회계법 시행령 개정으로 금리 공개가 의무화되자, 중앙정부 '지방재정365' 시스템과 국회 제출 자료에 나타난 포천시의 공공예금 약정 이자율은 2024년 기준 1.06%에 그친다.
이는 최근 행정안전부가 12개월 이상 정기예금 기준으로 집계한 전국 평균 금리 2.53%와 비교하면 사실상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과천시(0.55%), 부산 중구(0.60%), 충북 제천시(0.82%)에 이어 전국에서 네 번째로 낮은 수준이라는 점도 확인됐다.
다른 지자체들이 금융기관과의 협상을 통해 3~5%대 금리를 끌어낸 사례와 비교하면 포천시의 재정 운용이 상대적으로 매우 뒤처져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SNS를 통해 "1조 원에 1%포인트만 차이 나도 100억 원"이라며 지자체 재정 운용의 효율성을 강조한 바 있다. 포천시의 경우, 예치 규모와 기간을 감안해 전국 평균 수준의 금리만 확보했어도 연간 수십억 원 이상의 추가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인구 소멸 대응을 위해 '한 푼이 아쉬운' 상황에서 정작 곳간에서 새는 돈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 '링크' 뒤에 숨은 공시… "찾기 어렵게 올려둔 정보?"
의정부시는 비교적 직관적 시스템, 포천시는 '파편화된 정보' 나열
포천시는 "관계 법령에 따라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금고 지정 조례, 입찰 공고, 계약서 일부 내용, 그리고 중앙정부의 통합 시스템을 통해 포천시 금고 이자율을 확인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그러나 시민의 눈높이에서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포천시청 누리집 메인 화면이나 재정 전용 페이지 어디에서도, 우리 시 금고 이자율이 전국 평균 또는 경기도 내 타 시·군 대비 어느 수준인지, 그로 인해 연간 이자 수익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한눈에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단지 데이터를 어딘가에 파일 형태로 올려두는 것과, 시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비교·해설해 보여주는 것 사이에는 분명한 민주주의의 간극이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같은 경기도 내 의정부시는 재정공시·예산 정보 시스템을 통해 예산·결산·재정 현황을 시민이 온라인에서 비교적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반면 포천시는 중앙정부 시스템에 의존한 소극적 공개, 조례·공고·계약서 속에 파편화된 정보 나열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전문가들은 "시민의 호주머니와 직결되는 재정 정보를 행정 편의 뒤로 숨겨온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 '조례 개정'으로 문 여는 포천시의회… "실질적 금리 확보가 관건"
안애경 의원, 금고 지정 조례 개정안 발의… 절차 공정성·평가 기준 손질
행정의 소극적 태도에 포천시의회가 먼저 움직였다. 안애경 의원은 최근 「포천시 금고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발의하며 금고 지정 시스템 정비에 나섰다.
개정안은 지방회계법 체계와 행정안전부 지침 개정을 반영해 금고 지정 시 평가 항목과 배점 기준을 정비하고, 이자율을 포함한 금융 조건 전반을 보다 명확히 평가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례 개정은 '누구를, 어떤 기준으로 뽑을 것인가'라는 틀을 바꾸는 첫 단계다. 금고지정심의위원회의 심사 절차와 기준을 정비해, 보다 유리한 금융 조건을 제시하는 은행을 선택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과제는 여전히 남는다. 현재 발의된 조례안에는 '전국 평균 금리 대비 하한선 설정'과 같이 사실상 저금리에 제동을 거는 강제 규정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조례라는 도구를 이용해 실제 금융기관으로부터 어느 수준의 금리를 끌어낼 것인지는 집행부의 협상력과 정치적 의지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안 의원은 관련 논의 과정에서 "금고 지정 절차의 투명성을 높여 시민의 소중한 세금이 최적의 조건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감시를 강화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 1%의 숫자가 말해주는 포천의 품격
포천시가 추진하는 인구 성장 정책과 정주 여건 개선은 결국 재정 여력이 뒷받침되어야만 지속 가능하다. 그러나 1.06%라는 이자율은 포천시의 재정 관리 능력이 인구 정책의 속도와 방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뼈아픈 수치다.
"법대로 공시했다"는 말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 시민들은 자신이 낸 세금이 낮은 금리로 은행의 배를 불리는 데 쓰이는지, 아니면 우리 아이들의 교육과 안전한 골목길, 쾌적한 정주 환경을 만드는 데 쓰이는지 알 권리가 있다.
포천시는 이제라도 금고 이자율 정보를 시청 누리집 재정 메뉴와 메인 화면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전면 배치하고, 전국 평균 및 경기도 내 타 시·군과의 격차를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설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것이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민주주의의 수준'에 걸맞은 행정이며, 포천시가 '전국 하위권 금리 도시'라는 오명을 벗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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