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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거창한 구호보다 뜨거운 호미질"... 창수면을 깨운 '첫발'의 의미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6.01.21 18:56
  • 조회수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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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자유총연맹 포천시지회 창수면위원회, 첫 간담회 및 환경정화 시동
  • 한진수 회장 "모든 변화는 작은 실천에서... 오늘의 첫발이 내일의 큰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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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6년 1월 18일 일요일, 절기상 대한(大寒)을 앞둔 포천시 창수면의 아침 공기는 날카로웠다. 인적 드문 시골 도로변, 살을 에는 칼바람 사이로 낯익은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한국자유총연맹 포천시지회 창수면위원회(위원장 정순남) 회원들이다.


지방소멸이라는 거대 담론이 농촌을 짓누르는 요즘, 거창한 구호나 화려한 현수막 대신 집게와 쓰레기봉투를 든 이들의 등장은 사뭇 비장하기까지 했다. 이날은 창수면위원회가 조직 정비 후 갖는 '첫 간담회'이자, 지역 사회를 향해 내딛는 공식적인 '첫발'이었다.


◇ 차가운 도로 위, 땀방울로 쓴 '공동체 선언'

"자, 여기 구석진 곳부터 봅시다. 우리 동네 얼굴이잖아요."


정순남 위원장의 목소리에 회원들의 손놀림이 분주해졌다. 도로변 수풀 사이, 겨우내 쌓여있던 묵은 쓰레기들이 딸려 나왔다. 누군가 차창 밖으로 무심코 던진 양심들이었다.


이날 행사는 단순한 청소가 아니었다. 인구 감소로 활기를 잃어가는 마을에 '우리'가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의식과도 같았다. 40대부터 60대까지, 생업으로 바쁜 주민들이 휴일을 반납하고 모인 이유는 하나였다. '내 사는 곳은 내 손으로 가꾼다'는 투박하지만 확실한 주인의식이다.


지나가던 한 주민은 트랙터를 멈추고 "추운데 고생들 한다"며 인사를 건넸다. 꽁꽁 얼어붙었던 마을 분위기가 빗자루질 소리와 함께 조금씩 녹아내리는 듯했다.


◇ 한진수 회장의 당부... "시작했기에 길이 생긴다"


이날 현장에 힘을 실어준 것은 한진수 포천시지회장의 묵직한 메시지였다. 그는 이날의 활동을 단순한 봉사가 아닌 '변화의 씨앗'으로 규정했다.


한 회장은 "모든 변화는 거창한 계획보다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며 "오늘 창수면위원회가 내디딘 첫발은 비록 작아 보일지라도, 지역을 바꾸고 신뢰를 쌓는 거대한 여정의 시작"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그는 "시작했기에 길이 생기고, 첫발을 내디뎠기에 앞으로 나아간다"는 문구를 통해, 행동하지 않는 지성이 아닌 '행동하는 양심'으로서의 자유총연맹의 가치를 역설했다. 이는 고령화와 개인주의로 파편화되어가는 농촌 사회에 던지는 화두이기도 했다.


◇ 쓰레기를 줍는다는 것, 희망을 줍는다는 것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깨끗해진 창수면 도로가 유독 넓어 보였다.


행정의 힘만으로는 닿지 않는 곳이 있다. 공무원들이 퇴근한 주말, 예산이라는 숫자가 메우지 못하는 빈틈을 채우는 것은 결국 주민들의 자발적인 땀방울이다. 오늘 창수면위원회가 보여준 것은 단순한 환경정화가 아니었다. "우리 마을은 아직 건재하다"는 무언의 외침이자, 서로의 온기를 확인하는 연대였다.


한진수 회장의 말처럼 "오늘의 첫발이 내일의 큰 걸음"이 되기 위해서는 이 '첫 마음'이 식지 않아야 한다.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닌, 생활 속의 실천으로 이어질 때 창수면의 내일은 오늘보다 더 따뜻할 것이다.


2026년 새해 벽두, 창수면에서 불어온 이 작은 바람이 포천 전역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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