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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반복되는 쇄신론과 시민의 눈높이… ‘차악(次惡)’을 넘어설 시간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6.01.19 13:08
  • 조회수 2,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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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새해 벽두부터 여의도의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다가올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지도부가 경쟁하듯 내놓는 일성은 이번에도 ‘쇄신’과 ‘혁신’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유권자의 시선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선거철만 되면 쏟아지는 “환골탈태하겠다”는 약속이 선거가 끝나면 흐지부지되는 현상을 수없이 목격해왔기 때문이다.


현재 거대 양당이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공천헌금 의혹이 2026년 현재까지도 당의 신뢰 회복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클린 선거 암행어사단’ 발족을 선언하며 부정 공천에 대한 무관용 원칙과 직권 비상징계 의지를 천명하며 급한 불 끄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역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사과 수위와 책임론, 그리고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한 당내 갈등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장동혁 대표가 최근 “국민의 상상을 뛰어넘는 파격적 인적 쇄신”을 강조하며 공천 혁신을 예고한 것은, 이러한 당 안팎의 위기감을 반영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지방선거 공천 과정은 지역의 일꾼을 뽑는다는 본래 취지보다, 중앙 정치의 계파 논리나 충성도가 우선시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내리꽂기식 공천’ 논란 속에 유권자들은 종종 ‘최선’이 아닌 ‘덜 싫은 후보’를 선택하는 이른바 ‘차악(次惡)의 선거’를 강요받았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2026년의 정치 지형에서는 유의미한 변화의 기류가 감지된다. 변화의 동력은 정당 밖 시민사회로부터 나오고 있다.


첫째, 유권자의 눈높이가 거대 담론인 ‘이념’에서 구체적인 ‘생활’로 이동하고 있다. 과거처럼 정당의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다. 시민들은 이제 중앙의 정치 논리보다 내 집 앞의 쓰레기 문제, 출퇴근길 교통 체증, 아이들 보육 환경 같은 ‘체감 효능감’을 투표의 주요 잣대로 삼는 경향이 뚜렷하다.


둘째,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진영 논리보다는 ‘공정’과 ‘능력’을 중시하는 흐름이다. 여러 선거 분석에 따르면 이들은 특정 진영에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기보다 사안에 따라 판단하는 스윙보터 성향을 보인다. 특히 짧은 영상과 SNS를 통해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미디어 환경에서, 정치인의 보여주기식 행보는 과거보다 더 빠르게 검증대에 오르며 실수의 비용 또한 커졌다.


결국 공천의 룰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힘은 여의도 정치인의 선언이 아니라 시민의 엄중한 감시에서 나온다. 정당이 외치는 ‘이기는 룰’이 단순히 선거 승리를 위한 공학적 접근이라면, 시민이 바라는 것은 내 삶을 바꾸는 실질적 변화다.


시민의 인식이 달라져야 지방 정치가 바로 선다. “바뀐 게 없다”고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결과로 증명하지 못하는 후보, 공천장에만 목매는 후보를 투표장에서 가려내야 한다. 책임성과 투명성, 그리고 실질적인 행정 성과를 요구하는 ‘까다로운 유권자’가 많아질 때, 비로소 정치는 스스로 혁신할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우리 동네의 살림꾼을 뽑는 선거이자, 구태 정치를 끊어낼 중요한 분기점이다. 이제 시민이 실질적인 공천권자라는 인식을 갖고, ‘최선’을 찾기 위한 검증에 나설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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