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새해 벽두부터 여의도의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다가올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지도부가 경쟁하듯 내놓는 일성은 이번에도 ‘쇄신’과 ‘혁신’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유권자의 시선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선거철만 되면 쏟아지는 “환골탈태하겠다”는 약속이 선거가 끝나면 흐지부지되는 현상을 수없이 목격해왔기 때문이다.
현재 거대 양당이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공천헌금 의혹이 2026년 현재까지도 당의 신뢰 회복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클린 선거 암행어사단’ 발족을 선언하며 부정 공천에 대한 무관용 원칙과 직권 비상징계 의지를 천명하며 급한 불 끄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역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사과 수위와 책임론, 그리고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한 당내 갈등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장동혁 대표가 최근 “국민의 상상을 뛰어넘는 파격적 인적 쇄신”을 강조하며 공천 혁신을 예고한 것은, 이러한 당 안팎의 위기감을 반영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지방선거 공천 과정은 지역의 일꾼을 뽑는다는 본래 취지보다, 중앙 정치의 계파 논리나 충성도가 우선시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내리꽂기식 공천’ 논란 속에 유권자들은 종종 ‘최선’이 아닌 ‘덜 싫은 후보’를 선택하는 이른바 ‘차악(次惡)의 선거’를 강요받았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2026년의 정치 지형에서는 유의미한 변화의 기류가 감지된다. 변화의 동력은 정당 밖 시민사회로부터 나오고 있다.
첫째, 유권자의 눈높이가 거대 담론인 ‘이념’에서 구체적인 ‘생활’로 이동하고 있다. 과거처럼 정당의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다. 시민들은 이제 중앙의 정치 논리보다 내 집 앞의 쓰레기 문제, 출퇴근길 교통 체증, 아이들 보육 환경 같은 ‘체감 효능감’을 투표의 주요 잣대로 삼는 경향이 뚜렷하다.
둘째,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진영 논리보다는 ‘공정’과 ‘능력’을 중시하는 흐름이다. 여러 선거 분석에 따르면 이들은 특정 진영에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기보다 사안에 따라 판단하는 스윙보터 성향을 보인다. 특히 짧은 영상과 SNS를 통해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미디어 환경에서, 정치인의 보여주기식 행보는 과거보다 더 빠르게 검증대에 오르며 실수의 비용 또한 커졌다.
결국 공천의 룰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힘은 여의도 정치인의 선언이 아니라 시민의 엄중한 감시에서 나온다. 정당이 외치는 ‘이기는 룰’이 단순히 선거 승리를 위한 공학적 접근이라면, 시민이 바라는 것은 내 삶을 바꾸는 실질적 변화다.
시민의 인식이 달라져야 지방 정치가 바로 선다. “바뀐 게 없다”고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결과로 증명하지 못하는 후보, 공천장에만 목매는 후보를 투표장에서 가려내야 한다. 책임성과 투명성, 그리고 실질적인 행정 성과를 요구하는 ‘까다로운 유권자’가 많아질 때, 비로소 정치는 스스로 혁신할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우리 동네의 살림꾼을 뽑는 선거이자, 구태 정치를 끊어낼 중요한 분기점이다. 이제 시민이 실질적인 공천권자라는 인식을 갖고, ‘최선’을 찾기 위한 검증에 나설 시간이다.
BEST 뉴스
-
군수도, 공직사회도, 지역주민도 모르는 가평 ‘공동화 위기’…3년 뒤 무슨 일이 벌어질까
지난 8일 서태원 가평군수가 '군민의날'을 기념해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 정연수 기자] 경기 가평군이 인구감소지역으로 다시 지정된 가운데 3년 뒤로 다가온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개통이 지역 관광산업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중장기 대응 전략을 점검... -
서태원 가평군수 재산 15억[공시지가]…토지만 32필지·8억8700만원
서태원 경기 가평군수가 올해 공직자 재산신고에서 15억1,219만7천원의 재산을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것은 토지다. 서 군수는 논과 밭, 대지, 임야, 과수원 등 모두 32필지를 본인 명의로 신고했다. 신고가액만 8억8,699만3천원으로 전체 신고재산의 약 58.7%에 해당한다. &nbs... -
백영현 포천시장 재산 29억9천만원…1년 새 2억8천만원 늘었다
백영현 포천시장이 29억9,326만2천원의 재산을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전 신고액 27억765만원보다 2억8,561만2천원 증가한 규모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26년도 정기재산변동사항을 보면 백 시장은 경기도 31개 시장·군수 가운데 신고재산 규모가 세 번째로 많았다. 도내 시장·군수 평균 재산 16억... -
한기호(국민의힘) 대폭발 "입만 나불거리지 마라!" 부상자 은폐·축소 의혹
[질의 응답] 한기호/지금 환자 얘기해 볼까요. 지금까지 거론되는 것이 2명만 얘기되고 있습니다. 환자가 2명이 아니잖아요. 근데 2명이라고만 얘기하죠. 축소하기 위해서 이렇게 한다는 거에요. 그러니까 근본적으로 자신들이 한 행동에 대해서 변명만 하는 자리가 된... -
문세광의 사형전 최후발언 공개
"일본에서 그들에게 속았습니다" 육영수 여사 살해범 문세광의 마지막 고백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육영수 여사를 살해한 문세광의 사형 전 최후 진술 내용이 공개되었습니다. "나는 바보였습니다... 저들에게 속아서 과오를 범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 -
군부대 나가라면서 땅은 넘겨준다? 포천시의 앞뒤 안 맞는 행정
제196회 포천시의회 정례회서 윤경례 의원이 백영현 시장에게 요구한 네가지...옛 6군단 시유지 맞교환 전면 재검토 촉구 군부대에는 나가라고 하면서 그 군부대가 계속 사용할 땅은 아예 넘겨주겠다는 것이다. 도대체 앞뒤가 맞는 행정인가. 포천시가 추진하는 옛 6군단 부지의 시유지 맞교환을 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