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설이 세상을 하얗게 덮었던 지난해 12월의 첫 주말,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은 바깥의 냉기와는 사뭇 다른 온기로 가득 찼다. ‘2025 STN 대한민국 사회공헌대상’ 시상식. 그 따뜻한 열기의 한가운데에 박윤국 전 포천시장이 서 있었다.
그가 받아 든 ‘지방의정혁신상’이라는 트로피는 단순히 한 해의 실적을 치하하는 상이 아니다. 그것은 지난 수십 년간 포천이라는 거친 땅을 일구며, 오직 시민을 바라보고 달려온 한 정치인의 ‘뚝심’에 대한 우리 사회의 늦된, 그러나 정직한 화답이었다.
◇ 책상이 아닌 ‘길 위’에서 찾은 해답
박윤국이라는 이름 앞에는 늘 ‘현장’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그는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집무실 책상보다, 흙먼지 날리는 공사 현장과 민원이 빗발치는 거리에서 더 자주 목격되곤 했다.
이번 수상의 이유로 거론된 과감한 지역 개발 정책과 재난지원금 지급 등의 결단은 책상머리 펜대 굴림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시민들이 무엇에 목말라하고, 무엇 때문에 아파하는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호흡했기에 가능했던 ‘살아있는 행정’이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그의 지론은 구호가 아닌 실천이었고, 그 실천은 결국 포천의 지도를 바꾸는 동력이 되었다.
◇ 속도보다 방향을 고민했던 시간
이날 김성원 의원은 축사에서 “지금은 속도보다 방향을 고민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이 말은 박 전 시장의 행보와 절묘하게 맞닿아 있다.
정치인 박윤국은 빨랐다. 추진력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그러나 그가 정말로 빨랐던 이유는 단순히 속도를 즐겨서가 아니었다. 시민의 고통을 하루라도 빨리 덜어주고 싶다는 ‘방향성’이 명확했기 때문이다. 그가 보인 과감한 추진력은 난개발을 위한 폭주가 아니라, 소외된 경기 북부의 설움을 씻고 포천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한 치열한 몸부림이었다.
수상 소감에서 그는 “숨 가쁘게 달려와 금년을 마무리하는 자리에 섰다”고 회고했다. ‘숨 가쁘게’라는 그 짧은 단어 속에, 그가 감내했을 수많은 밤의 고뇌와 땀방울이 녹아 있어 듣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 ‘전직’이 아닌 ‘영원한 현역’의 자세
현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가 사회공헌대상 수상자로 호명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치는 직함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임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권력의 정점에서 내려온 뒤에도 여전히 지역을 위해 고민하고 헌신하는 그의 모습은, ‘나눔과 공헌’이 특정 지위에 국한된 의무가 아니라 삶의 태도임을 보여준다.
폭설은 길을 지우지만, 뜨거운 열정으로 내딛는 발자국은 눈을 녹이고 새로운 길을 만든다. 박윤국 전 시장이 걸어온 길, 그리고 앞으로 걸어갈 길은 후배 정치인들에게, 그리고 우리 사회에 ‘진정한 헌신이란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2025년의 끝자락, 폭설을 뚫고 전해진 그의 수상 소식이 유독 반갑고 따뜻한 이유다. 그의 소망대로 다가오는 2026년은 포천시민 모두에게, 그리고 묵묵히 헌신하는 모든 이들에게 ‘위대한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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