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직 프리미엄은 유지되는데, 대항마는 안 보인다, 그럼에도 판은 커진 이유
2026년 6·3 지방선거를 앞둔 가평군수 선거판은 겉으로 보면 ‘무주공산’이 아니라 ‘현직 우위 속 과잉진입’에 가깝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서태원 군수는 52.34% 득표로 과반 당선을 기록했고, 당시 2·3위 득표를 합쳐도 서 군수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에서(송기욱 22%대, 박범서 22%대) 기본 체급이 확인된 바 있다.
그런데 지금 지역에서 거론되는 도전자 군(群)은 12명 안팎으로 불어난다. ‘현 군수보다 잘하겠다’는 선언은 많지만, 유권자 반응은 “새 얼굴이 없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냉소가 강하다는 게 지역 정서다. 이 역설을 설명하는 키워드는 하나로 정리된다. “이길 자신이 있어서가 아니라, 들어갈 이유가 있어서”다.
지지율 27%는 ‘탄탄함’이 아니라 ‘분열의 결과’
최근 고성국TV 의뢰 여론조사(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가평 거주 성인 501명, 2025년 11월 18~20일 조사로 소개됨) 관련 분석 글들에서 서 군수 적합도가 27%로 1위, 다른 후보들이 한 자릿수~10%대에 분산된 구도가 언급된다. 이 숫자는 “현직이 압도한다”는 해석도 가능하지만, 정치공학적으로는 더 중요한 신호가 있다.
27%는 ‘절대지지’라기보다 ‘상대우위’다.
후보가 10명 이상으로 늘어나는 국면에서는 1위가 20%대에 머무르는 일이 흔하다. 즉, 지금 가평의 27%는 현직의 강함 + 야권·비주류의 약함 + 후보 난립이 만든 분산효과가 겹친 값에 가깝다.
그래서 도전자들은 “현직이 강해서 못 들어간다”가 아니라, 오히려 “분산판에서 1~2번만 치고 올라가면 된다”는 유혹을 받는다. 특히 군 단위 선거는 조직·인지도·동원력의 미세한 차이가 ‘막판 결집’으로 번역되기 쉬워, ‘일단 출마’의 유인이 커진다.
직무평가 47%와 ‘지지율 27%’가 동시에 성립하는 이유
여론조사에서 직무 긍정평가 47% 수준의 핵심은 “평가가 높은데 왜 판이 흔들리나”가 아니라, 직무평가와 투표의 질문이 다르다는 데 있다. 직무평가(“일 잘하나?”)는 행정 안정·무난함에 점수를 주는 경향이 크다. 투표의향(“누가 군수가 되나?”)은 대안의 매력·정권심판·경선 룰·인물 서사가 좌우한다.
그래서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없다”는 평가가 존재해도, 그 자체가 곧바로 ‘반드시 재선’으로 연결되진 않는다. 오히려 이런 중간평은 ‘교체 욕구는 낮지 않지만, 바꿀 사람이 없다’로 번역되기 쉽다.
도전자들은 이 틈을 본다. 현직을 꺾을 ‘거대 대안’이 아니라, ‘경선에서 이길 작은 틈’을 찾는 방식으로 출마 명분을 만든다.
‘12명’은 민심의 분노가 아니라, 공천·경선 구조가 만든 시장이다
가평처럼 특정 정당 우세가 비교적 뚜렷한 지역에선 본선보다 경선이 결승전이 되는 순간이 많다. 그때 출마자는 급증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본선 승부”가 아니라 “당내 경선”으로 게임이 바뀌면 출마 비용 대비 기대수익(정치적 레버리지)이 커진다.
완주 목적이 ‘당선’이 아니라 인지도 확보·차기 도전 발판·협상력(연대/합류)이 되기도 한다.즉, 출마 러시는 민심의 급변보다 ‘경선 시장’이 열린 결과로 보는 게 더 설득력 있다.
‘새 인물 부재’가 오히려 출마를 부른다...대항마 공백 효과
도전자 대부분이 “선거 때만 나오는 얼굴”로 비쳐지고, 유권자가 식상해 한다는 진단은 역설적으로 출마 장벽을 낮춘다. 강력한 신인이 등장하면 기존 잠룡들은 몸을 사린다. 반대로 신인이 없으면 “나도 해볼 만하다”는 착시가 확산된다.
특히 과거 선거 경험자들은 조직·후원·인맥이 이미 구축돼 있어 ‘재출마의 한계비용’이 낮다.그래서 후보 난립은 종종 “정치적 에너지의 폭발”이 아니라 대항마 부재로 인한 ‘저비용 재진입’의 반복이다.
지역 정치권이 말하는 ‘스펙 쌓기’는 실제로 가능한 전략이다
“어차피 안 될 걸 알지만 스펙이라도 쌓는다”는 해석은 군 단위 정치에서는 꽤 현실적이다. 이유는 두 가지다. ‘군수 출마’ 자체가 지역사회에서 급(級)을 올려준다는 ‘명함 효과’다.
그리고 선거가 끝나도 당협 조직 내 자리, 지방선거 다른 포스트(도의원·군의원), 캠프 합류를 통한 영향력 같은 “정치적 환급”이 남는 포지셔닝 효과다. 그래서 출마자는 늘 수밖에 없다. ‘당선 가능성’이 아니라 ‘출마의 효용’이 남기 때문이다.
가평 선거판의 기본 축은 여전히 “현직 우위”다. 다만 후보가 늘어나는 건 그 반대 증거가 아니라, 경선·분열·대항마 공백이 만든 ‘진입 유인’의 결과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가평 레이스의 본질은 ‘정권심판’이 아니라 ‘대안 부재 속 경선 정치’ 즉, “현직에 불만이 커서 13명”이라기보다 “현직은 무난하지만, 판이 분열돼 있고, 경선이 실질 결승전이 되면서, 출마의 기대효용이 커져 12명”이 더 정확한 진단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수치와 구도(다자 분산 속 20%대 1위)는, 후자(대안의 부상)보다 전자(현직 우위·경선 변동성)의 가능성을 더 강하게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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