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8기 사실상 마지막 해를 맞은 가평군정이 공약 이행의 최종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서태원 가평군수의 4년은 ‘완성의 단계’에 들어섰는가, 아니면 ‘관리의 국면’에 머물러 있는가.
가평군은 지난 15일 ‘2025년 50대 전략사업 추진 결과 보고회’를 열고, 민선8기 핵심 공약과 연계된 주요 전략사업의 추진 성과를 종합 점검했다. 이번 보고회는 행정 점검을 넘어, 서 군수의 재선 가능성을 가늠하는 정치적 분기점으로 해석된다. 취임 당시 내세운 비전인‘자연을 경제로 꽃 피우는 도시, 가평’이 4년 가까운 시간 동안 어떤 성과와 한계를 남겼는지가 본격적으로 평가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공약의 세 축, ‘관광·정주·복지’… 전략사업으로 관리
서 군수의 민선8기 공약은 △관광·레저 기반 지역경제 활성화 △정주 여건 개선 △고령사회 대응과 생활복지 인프라 확충이라는 세 축으로 요약된다. 가평군은 이를 ‘50대 전략사업’으로 세분화해 연차별 관리 체계를 유지해 왔다.
이번 보고회에서 중점적으로 점검된 사업들은 공약과의 연계성이 높은 핵심 과제들이다.△미·영연방 관광안보공원 조성 △청평 폐철길 둘레길 조성은 체류형 관광경제 공약의 핵심 축이며, △연인산 다목적 캠핑장 반려동물 동반 시설 개선은 ‘가평형 레저관광 고도화’ 공약의 연장선으로 분류된다.
또 △가평군 노인복지회관 신축 △유기동물보호센터 신축 △평생학습관 건립 등은 생활복지와 정주 여건 개선을 목표로 한 대표 공약 실천 사업이다.군 관계자는 “단순한 시설 나열이 아니라, 공약 목표에 따라 사업을 묶어 관리해 온 것이 민선8기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확장’보다 ‘정리와 완성’… 관리형 공약 이행
서 군수 공약 이행 방식의 가장 큰 특징은 대형 신규 사업의 공격적 확장보다 기존 계획의 정리와 완성도 제고에 무게를 둔 점이다. 실제로 이번 보고회에서는 사업 지연, 운영 구조 미비, 주민 체감도 부족 등 한계가 공개적으로 논의됐다.
청평 폐철길 둘레길과 일부 관광 인프라 사업은 토지·절차 문제로 속도 조절이 불가피했고, 노인복지회관과 평생학습관 역시 향후 운영 콘텐츠와 재정 지속성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제기됐다.이는 민선8기 후반부 군정이 ‘공약 숫자 확대’보다는 공약 관리·점검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해석된다.
‘실패 없는 군정’, 위기 관리 능력은 강점
정치권에서 서 군수 재선론의 가장 강력한 근거로 꼽히는 대목은 ‘큰 실패가 없었다’는 점이다. 인구감소지역이라는 구조적 한계 속에서도 가평군은 재정 파탄이나 대형 사업 좌초 없이 군정을 운영해 왔다.
공모사업과 관광 인프라 분야에서도 “조성만 하고 방치되는 시설을 최소화하려 했다”는 평가가 내부에서 나온다. 문제 사업을 보고회에서 공개적으로 점검한 것 역시, 위기를 숨기기보다 관리와 수습을 택한 군정 스타일을 보여준다는 해석이다.이는 안정적 행정을 중시하는 고령층과 보수 성향 유권자에게는 일정한 설득력을 갖는 요소로 작용한다.
‘한 방’ 없는 4년, 체감 성과의 부족은 한계
반면 약점도 분명하다. 민선8기 4년을 관통하는 상징적 대표 성과, 즉 유권자가 즉각 떠올릴 수 있는 ‘한 방’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관광·경제 공약 상당수는 여전히 ‘조성 중’ 또는 ‘운영 안정화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지역 경제 지표 역시 구조적 반등을 체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생활 인구·체류형 관광 확대라는 방향성은 명확하지만, 성과를 선거 언어로 전환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지역 정치에 관심이 많은 유권자 A씨는 “행정적으로는 무난하지만, 선거에서는 ‘관리 잘했다’는 메시지 하나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선의 관건은 ‘완성 서사’다
서태원 군수의 재선 여부는 결국 남은 기간 동안 ‘미완의 공약을 어떻게 완성의 이야기로 엮어내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업의 단순 완공 여부보다, 왜 지연됐고 무엇을 정리했으며 다음 4년에 무엇을 넘길 것인지에 대한 설명력이 중요해진다는 의미다.
이번 ‘50대 전략사업 추진 결과 보고회’는 그 서사의 출발점이다. 군정 성과를 ‘확장’이 아닌 ‘정리와 완성’의 언어로 설득할 수 있다면, 위기 관리형 리더십은 재선의 논리로 전환될 수 있다.
서태원 군수의 민선8기는 혁신형도, 실험형도 아니었다. 대신 "위기를 관리하고 실패를 피한 군정이었다."는 평가다. 이것이 재선의 강점이 될지, 변화 부족의 증거가 될지는 결국 유권자의 판단에 달려 있다.“가평은 지금, 안정의 연장이 필요한가, 변화의 선택이 필요한가.” 민선8기 마지막 해의 행정 성적표는 곧,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요구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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