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愛)와 락(樂),동료애와 '끝이 아닌 새로운 티샷’
19년간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인내의 아이콘' 지은희(39·가평 출신) 프로가 고향 한국에서 눈물 대신 환한 미소와 함께 팬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지은희는 19일 전남 해남 파인비치 골프링크스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를 끝으로 정든 필드를 떠났다.
경기 가평군 출신인 지은희는 한국 여자 골프의 황금기를 이끈 주역 중 한 명으로, 대한민국과 가평군민의 자랑이었다.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해 수상스키 보트를 향해 샷을 하는 독특한 훈련을 이겨내고 세계 무대에 우뚝 섰다.
메이저 우승의 환희와 '최고령'의 영광
지은희 프로의 선수 생활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은 단연 2009년 US여자오픈 우승이다. 데뷔 2년 만에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며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당시 우승은 한국 선수로서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이라는 기록을 남기며 큰 기쁨을 선사했다.
또한 그는 끊임없는 자기 관리와 긍정적인 마인드로 롱런의 상징이 되었다. 30대 후반까지 현역으로 활약하며 2022년 뱅크 오브 호프 LPGA 매치플레이에서 한국 선수 역대 최고령 우승(만 36세) 기록을 세웠다. 이는 젊은 선수들이 주를 이루는 투어에서 꾸준함이 낳은 값진 성과였다. LPGA 통산 6승(KLPGA 2승 포함 총 8승)의 기록은 지은희의 성실함을 대변한다.
[지은희 프로 LPGA 주요 성적]
2008년 웨그먼스 LPGA 우승 (LPGA 첫 승)
2009년 US여자오픈 우승 (메이저 대회)
2017년 스윙잉 스커츠 타이완 챔피언십 우승 (8년 3개월 만의 우승)
2018년 KIA 클래식 우승
2019년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챔피언십 우승
2022년 뱅크 오브 호프 LPGA 매치플레이 우승 (한국 선수 최고령 우승)
‘8년간의 우승 가뭄과 인고의 세월’
화려한 메이저 우승의 기쁨 뒤에는 기나긴 인고의 시간이 있었다. 2009년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8년 3개월 동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하는 슬럼프를 겪었다. '메이저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의 무게와 침묵의 시간은 그를 지치게 할 수 있었으나, 지은희는 '인내'와 '긍정'을 무기 삼아 이겨냈다. 2017년 스윙잉 스커츠 타이완 챔피언십 우승은 3025일 만의 감격적인 재기였다.

애(愛)와 락(樂),동료애와 '끝이 아닌 새로운 티샷’
지은희는 과묵하지만 따뜻한 성품으로 후배들의 맏언니 역할을 자처하며 투어 생활 내내 두터운 동료애를 형성했다. 특히 KLPGA '빅3'로 불렸던 신지애, 안선주와의 우정은 유명하다. 그는 은퇴를 앞두고 "하루하루가 도전의 연속이었지만, 인내와 긍정적인 마인드로 버텼다"며 롱런의 비결을 밝혔다.

마지막 대회 현장에는 수많은 팬과 가족, 동료들이 찾아와 그의 마지막을 축하했다. BMW 대회 조직위가 준비한 '끝이 아닌 새로운 티샷' 문구가 새겨진 특별 제작 케이크를 받은 지은희는 "축하를 받으니 기분이 좋다"며 활짝 웃었다.
당초 조용히 은퇴하려 했으나, 한국에서 팬들의 축하를 받으며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게 된 것에 감사를 표했다.
19년 동안 전 세계 코스를 누비며 대한민국 골프의 위상을 높인 지은희 프로. 그는 이제 정든 필드를 떠나지만, 그의 빛나는 커리어와 인내의 스토리는 영원히 골프 팬들의 가슴속에 '영원한 가평의 자랑'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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