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천 버스노동자 이준근 씨, ‘준공영제 지원금 유용’ 의혹 제기하며 노동부·지자체 등 시스템적 문제 고발

“국민의 봉사자여야 할 공직자들이 사용자의 개가 되어 노동자를 물어뜯고 있습니다.”
경기도 포천시의 한 공공버스 기사 이준근 씨의 절규다. 그는 2018년부터 시작된 회사의 상습적인 임금체불에 맞서 7년째 외로운 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투쟁은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우리 사회의 노동 감독 시스템과 공공기관의 역할, 그리고 사법 체계의 공정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 시작은 ‘임금체불’, 배경엔 ‘공공지원금’
이씨의 주장에 따르면, 그가 소속된 선진시내버스 등 관련 계열사들은 경기도 광역버스 준공영제에 따라 막대한 재정지원금을 받으면서도, 2018년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유급휴일수당을 비롯해 각종 수당을 악의적으로 지급하지 않았다.
그는 “국민 세금인 재정지원금이 인건비 등 목적에 맞게 쓰이지 않고 유용·횡령된 의심이 든다”며 “임금을 체불할 이유가 없는 회사가 노동자의 권리를 짓밟고 있다”고 주장했다.
◇ 끝나지 않는 싸움…노동부·노동위·지자체의 ‘벽’
그의 싸움은 지난 7년간 고용노동부 의정부지청, 노동위원회, 포천시청, 검찰, 법원 등 거의 모든 공공기관을 향해 이어졌다. 하지만 그는 번번이 ‘벽’을 마주해야 했다고 토로한다.
이씨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의정부지청은 명백한 임금체불 사실에도 불구하고 세 차례의 진정 모두 ‘사용자 무혐의’로 종결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담당 근로감독관이 수시로 바뀌고, 법정 처리기한인 25일 규정이 무시되는 등 사건이 고의적으로 지연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의정부지청 과장 출신이 회사 전무이사로 재직 중”이라며, 유착 관계에 대한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회사 측의 압박도 계속됐다. 그는 “사장이 진정 취하를 협박하고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으며, 한 달간의 정직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정직 기간에 추석 등 유급휴일이 몰려 있어 소득에 더 큰 타격을 입었고, 아내와 아들의 치료비를 위한 가불 신청이나 퇴직금 중간정산마저 거부당하며 생계에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호소했다.
설상가상으로 그가 속한 한국노총 소속 노동조합마저 그의 편이 아니었다.
이씨는 “노조가 임금체불로 싸우는 조합원을 보호하기는커녕, 오히려 회사 측의 징계에 동조하며 해고하려 했다”며 “이후 이중 노조 가입을 문제 삼아 조합원에서 제명했는데, 이는 위원장 유고 시 나의 피선거권을 박탈하기 위한 조치로 여겨진다”고 주장했다.
포천시청의 대응도 문제 삼았다. 그는 “임금 산정을 위해 수차례 정보공개청구를 했으나, 시 일자리경제과와 교통정책과는 ‘회사의 영업상 기밀’이라는 이유로 자료 공개를 거부했다”며 “자료도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싸워야 했다”고 말했다.
◇ “정의는 어디에”…한 노동자의 외침
이준근 씨는 현재 변호사를 선임해 민사소송을 준비하며, 언론의 도움을 받아 기자회견을 여는 등 마지막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그의 손에는 그간의 투쟁 과정이 담긴 방대한 자료가 들려 있었다.
그는 “행정절차법, 근로기준법 등 법률에 명시된 노동자의 권리를 지켜달라는 요구가 번번이 묵살당했다”며 “사회적 약자의 최후 보루여야 할 공공기관이 거꾸로 기득권의 편에 서서 약자를 억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노동자의 7년에 걸친 외로운 투쟁은 우리 사회에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그의 주장이 모두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는 특정 기업의 문제를 넘어 노동자의 권익을 감독하고 보호해야 할 공공 시스템 전체의 신뢰 붕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의 절박한 호소에 사법부와 행정기관이 어떤 답을 내놓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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