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현 포천시장 "안보는 명분이었고, 우리 고통은 현실이었다"
-시민대토론회서 "사격장 통폐합·첨단 방위산업단지 조성" 등 제안

▲29일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 시민대토론회'서 백영현 포천시장이 기조연설을하고 있다.[사진/NGN뉴스]
경기 포천시가 29일 오후 포천비즈니스센터에서 개최한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 관련 시민대토론회'에서 백영현 포천시장이 강도 높은 기조연설을 통해 정부의 실질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백 시장은 "지난 3월 6일 이동면 노곡리 지역에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될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로 주민 40명, 군인 26명 등 66명의 인명 피해와 202동의 건물, 16대의 차량이 파손되는 참혹한 사고가 발생했다"며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포천이 가진 현실적 제약도 조목조목 짚었다. 시 전체의 1,500만 평, 여의도 17배 면적이 각종 사격장 등 군사시설로 묶여 있다는 점, 이로 인한 도시 성장 제약과 반복되는 크고 작은 사고가 일상을 위협한다는 점을 구체적인 피해 사례와 통계로 풀어냈다.
특히 영평사격장에서의 미군 실탄 도비탄·오발탄, 도로 파괴 사고, 잦은 소음과 먼지 문제 등은 이미 마을 주민 사이에서 ‘피해 백화점’으로 불릴 정도다.
백 시장은 "포천시는 지난 75년간 시민들의 피눈물로 국가 안보를 지켜왔는데, 국가의 보상이 고작 이런 것이냐"며 분노를 표출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포천시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승진 과학화 훈련장과 한미 동맹의 상징인 영평 로드리게스 사격장 등 여의도 면적의 17배가 넘는 1500만 평의 사격장이 있으며, 도심 한복판의 15항공단, 이동현 지역의 장암비행장, 영중 한복판의 문암리 비행장 등 군사시설로 인해 도시의 균형적 발전이 제약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 시장은 영평 사격장과 승진 과학화 훈련장의 피해 현황을 상세히 설명하며 "도비탄, 오발탄이 민가를 덮치는 사고, 전차 주행으로 인한 도로 파손, 비산먼지 발생, 소음 피해 등 포천시는 피해 백화점"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지난 2023년에는 영평 사격장에서 미군들이 발사한 총알이 3km가 넘는 거리의 도로를 달리는 차량 윈드실드에 박히는 사고까지 발생했다고 밝혔다.
오폭 사고 당일 대응에 대해 백 시장은 "통합지휘본부를 설치하고 긴급 입장문을 발표해 전면 사격 중지와 군사 훈련 중단을 강력히 요청했다"며 "김용태 국회의원과 함께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 국방부 차관, 행안부 차관 등과 협의해 이동면 전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피해 주민들을 위해 산정호수 한화콘도와 모텔을 이주민 수용소로 지정했으나, "아무리 편해도 집에서 기거하는 것만큼 편하지 않다"며 신속하게 예비비를 투입해 유리창, 전등 등 긴급 보수를 진행해 이재민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백 시장은 오폭 사고 이후 신속한 현장 대응을 지휘했다고 밝혔다. “시민이 집에 빨리 돌아갈 수 있도록 산정호수의 한화콘도 등 임시 수용소 설치와 더불어, 파손된 창문과 전등 같은 것은 바로 보수해 이주민 수를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지역 관광업의 타격도 치명적이었다. 사고 직후 이동면 일대 캠핑장과 관광지 예약이 줄줄이 취소됐고, 이동면 일대 경제 활력은 급격히 식어들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실질적 지원이 뒤따랐다. 포천시는 재난기본소득 등 긴급 자금, 각종 피해 지원과 복구 작업에 예비비를 즉시 투입했다. 이와 함께 상수도, 한전시설, 축산농가 등 이재민과 지역 사업자를 위한 총 579억 원 규모의 지원책을 중앙정부에 건의했다고 백 시장은 덧붙였다.
백 시장은 사고 이후 지역 경제 타격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했다. 고속도로 신북 IC 부근 교통량을 분석한 결과, 오폭 사고 이전에는 전년 대비 200~300대 감소했던 교통량이 사고 이후에는 2,000~3,000대까지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포천의 부정적 이미지로 인해 관광객이 줄어 포천 지역 주민들의 삶이 팍팍해졌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백 시장이 토론회에서 밝힌 핵심 정책 제안은 군사시설 통폐합과 산업 전환 비전으로 모아진다. 그는 "대규모 사격장 세 곳 중 한곳만 남기고, 나머지 부지는 대형 관광·위락단지 등 생산적 용도로 바꿔 포천 성장 동력으로 삼자"고 말했다.
또 6군단 부지 등에는 첨단 방위산업, 바이오헬스케어 클러스터 조성으로 청년 일자리 확대까지도 함께 그렸다.
백 시장은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3개의 대형 사격장(승진 과학화 훈련장, 영평 로드리게스 사격장, 다락대 훈련장) 중 하나를 선택해 통합하고, 나머지는 대규모 관광 위락 단지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국가가 선택한 한 곳에서 강도 높게 훈련하고 국가 안보를 지키되, 주변 주민들은 이주시키고 나머지 두 곳은 국가와 포천의 성장 동력이 될 관광단지로 만들자"는 것이다.
또한 6군단이 주둔한 부지 주변에 첨단 방위산업단지를 조성해 포천의 이미지를 회복하고, 주거·공공시설·교육시설 등 복합시설과 함께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 등을 유치해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를 창출하자고 제안했다.
백 시장은 "산정호수 인근 승진 과학화 훈련장에 상설 전시장을 만들어 새로운 무기와 장비를 전시하고, 외국 바이어들을 유치해 전시 물품을 확인하게 하며, 평상시에는 안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그는 "포천의 총성은 멈췄지만 상처에서 피눈물은 계속된다. 안보는 명분이었고 우리 고통은 현실이었다. 국가는 지켰다고 말하지만 포천은 잃었다고 답하고 싶다"며 "이제는 진정 국가가 답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 주민은 "백 시장의 연설이 우리의 마음을 정확히 대변했다. 75년 동안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해왔는데, 이제는 정부가 실질적인 보상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천시 관계자는 “지역이 감당했던 군사적 희생 만큼, 정부 정책과 예산이 집중돼야 한다. 단순 재난 대응을 넘어 포천 재도약의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격장 대책위 강태일 위원장은 “호소와 청원만으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정부가 직접 나서 포천을 국가산업 발전 거점으로 키워주는 과감한 투자와 법령 정비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백영현 시장은 제도 개선, 통합사격장 정책, 산업단지 조성 등 구체적 건의와 함께, “포천은 조용히 참는 도시가 아니라, 이미 대한민국 안보의 최전선이자 산업의 새 전진기지로 도약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발언을 마쳤다.
백 시장은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종합해 정부에 구체적인 정책을 건의할 계획"이라며 "안보와 지역 발전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토론회 현장에서는 “더 이상 안보만을 명분으로 주민이 불안과 상처를 감내하는 일은 반복돼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고, 포천시와 시민사회는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재난방지와 미래 비전 마련을 위한 후속 논의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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