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적 근거 없는 갑질 행정’에 민원인 "공무원 고발"
-도 관계자 "민원인 서류 접수 안 했다"거짓 주장 들통
-가평군이 제정 공표한 '자치입법권 침해' 논란

▲김동연 경기도지사, "변화의 중심,기회의 경기"슬로건과 달리 일부 공직자의 갑질행정으로 가평군 산지관리법 조례 제정이 '사문화'됐다.
가평군(군수 서태원)은 지난 2월 17일 인구 감소 지역 내 산지 규제 완화를 통한 인구 소멸 위기 극복을 위해 ‘가평군 산지전용허가 기준 조례’를 제정했다.
‘가평군 산지전용허가 기준 조례’는 산지전용허가 기준을 20% 완화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평균경사도 기준을 기존 25도에서 30도 이하로 확대하고, 1㏊당 임목축적 기준을 군 평균의 150%에서 180% 이하로 완화했다. 또한 산정부 높이(표고) 기준도 기존 50%에서 60% 미만까지 허용했다.
이 법은 ‘인구 감소 지역의 정주 여건 개선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지역 여건에 따라 산지의 평균 경사도 등 산지전용허가 기준을 100분의 10 안의 범위에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완화’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경기도는 가평군이 ‘인구 감소 지역 지원 특별법’ 에 따라 제정 공표한 조례를 부정하고 있어 논란을 자초했다.
경기도 산림과 A 팀장은 지난 7일 본보와 통화에서 “가평군 조례를 인정할 수 없다”,“판단 주체는 경기도이고, 임목축적 180%는 가평군 주장일뿐 경기도는 기존 150%만 인정하겠다”라고 밝혔다.
A 팀장은 그러나 가평군 조례를 배척하는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산림청에 질의를 해 놓은 상태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라는 주장만 되풀이할 뿐, 근거는 밝히지 못했다.
심지어 산림과 B 과장은 “가평군이 조례를 개정했어도 경기도가 하급 기관의 조례를 따라야 할 이유가 없다”라고 했다. B 과장의 해당 발언은 지방자치 분권을 부정하는 행위에 해당 할 수 있다.
대법원 판례를 보면 “협의는 허가 기준을 보완하는 절차일 뿐 새로운 제한을 둘 수 없다”라고 판시했다. 그럼에도 국무회의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한 특별법까지 경기도는 배척하고 있다.
민원인 L 씨는 ‘가평군 산지전용허가 기준 조례 제정 공표’ 직후 지난 2월 27일 임목축적 180%를 근거로 지구 단위 사업을 위한 관련 서류를 경기도에 접수했다. 그러나 3월13일 자진 취소했다. “도청 산림과 공무원이 서류 접수를 거부했기 때문이다”고 L 씨는 주장한다.
민원인 L 씨는 산림청으로부터 “지방 산지위원회에 상정해 검토할 수 있다”라는 답변을 근거로 “지방 산지위원회에서 논의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경기도에 서류를 접수했다가 거부 당했다”고 주장한다.
도청 산림과 A 팀장은 그러나 지난 7일 본보와 통화에서 “민원인이 서류 접수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접수하면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본보가 입수한 자료를 보면, 민원인은 경기도에 서류를 접수했었고, 관계 공무원이 설계 사무소에 전화로 “서류를 자진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음성 파일도 확인됐다.
“민원인이 서류 접수를 하지 않았다”라는 관계 공무원의 주장은 명백한 거짓말로 드러났다.
경기도는 거짓 해명 뿐 아니라 가평군이 제정 공표한 '자치입법권'을 침해하고 있다.
산지관리법 조례가 제정된 직후 서태원 가평군수는 기고문에서 “가평군은 면적의 82%가 산림이고, 이 중 84%는 주택의 건축이 제한되는 보전산지이기 때문에 재산 가치가 저평가되어 사유 재산권 침해 등 불이익을 받는다”라고 지적했다.
서 군수는 또 “이러한 여건에서 최근 산림청이 수도권 거주자가 인구 감소 지역으로 이주 시 보전산지 중 임업용 산에 주택 건축을 허용하도록 하는 ‘산지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은 6만 3천여 가평군민에게 ‘재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치입법권을 침해당한 가평군은 그러나 경기도 눈치만 보며 엎드려 있다. 특별법을 무시한 경기도의 갑질 행정은, 법적 분쟁과 정치적 논쟁으로 확대될 수 있어 경기도의 대응이 주목된다.
특히 경기도의 갑질 행정은 비단 가평군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89개 지자체도 광역단체장의 횡포로 가평군과 같은 피해를 볼 수 있어 자칫 정치권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지난 석 달간 대전 산림청과 경기도를 오가며 ‘가평군 조례를 적용할 것’을 요구한 민원인은 경기도 관계 공무원을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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