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단체, 동두천시 행정 절차 위법성 지적... \"역사적 가치 보존해야\"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낙검자 여성강제수용소) 철거를 둘러싼 갈등이 공익감사 청구로 이어졌다.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철거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두천시의 위법 행정을 규탄하며 철저한 감사를 요구했다.
공대위는 지난해 10월부터 진행한 거리 서명운동을 통해 1,288명의 서명을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감사원에 공익감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공익감사는 18세 이상 300명 이상의 국민이 공익을 위해 감사를 청구할 수 있는 제도다.
동두천시는 옛 성병관리소 부지를 철거하고 호텔과 상가를 조성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공대위는 이 장소를 국제 여성평화인권박물관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대위 관계자는 "이곳은 국가 폭력에 의해 인권이 유린된 역사의 현장으로, 보존은 미래를 위한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옛 성병관리소는 1973년 박정희 정권이 '기지촌 정화사업'의 일환으로 설치한 시설로, 기지촌 및 집창촌 성매매 여성들을 강제 격리해 성병 치료를 시행했던 곳이다. 2022년 9월 대법원은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
공대위가 제출한 공익감사 청구서는 동두천시의 여러 행정적 오류를 지적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지방재정법 위반, 당해연도 사업집행 금지 조항 위반, 투자심사위원회 제척·기피 원칙 위반, 부지 매입 비용 산정 오류, 여론조작 의혹 등이 포함됐다.
공대위 이의환 정책언론팀장은 "동두천시는 법적 절차를 무시한 채 부지를 무리하게 매입했다. 이는 명백한 행정 절차 위반으로, 감사원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옛 성병관리소 보존 문제는 국제적 관심도 받고 있다. 해외 인권 단체와 연구자들은 이 장소가 강제 격리 및 인권 유린의 역사를 증언하는 유일한 공간이라는 점에서 보존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공대위 안김정애 공동대표는 "우리는 일본 정부에 위안부 문제 사과를 요구하면서, 정작 국가가 자국민에게 저지른 폭력은 묻으려 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이율배반"이라며 "정부는 더 이상 이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최근 양측은 '대화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시작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공대위는 동두천시와의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모색하는 한편, 지속적인 시민 참여 운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공대위는 이번 공익감사 청구를 통해 동두천시의 행정적 위법 사항이 밝혀지고, 옛 성병관리소 부지가 근현대문화유산으로 보존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고 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이곳은 역사의 유산이며, 평화와 인권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남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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