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허한 북부 발전의 약속, 김동연 지사의 '경기북부 대개조'는 현실성 있나?
공공의료원 설립부터 교통 인프라 확충까지, 과연 실현 가능한 계획인가
[NGN뉴스=경기도]정연수 기자=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1일 '경기북부 대개조 프로젝트'의 선제적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남양주와 양주에 공공의료원을 설립하고 동두천에는 반려동물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는 등 야심 찬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들이 과연 현실성이 있는지, 북부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먼저, 남양주와 양주에 공공의료원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의료와 돌봄 서비스를 융합한 '혁신형 공공병원'으로 운영하겠다고 하지만,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나 인력 수급 계획은 언급되지 않았다.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북부 지역에 공공의료원이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예산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현실적인 기반 없이 발표된 계획은 주민들에게 또 다른 실망만 안겨줄 뿐이다.
동두천에 반려동물테마파크를 조성하고 다른 시·군에 지역특화형 반려동물 친화공간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마찬가지다. 반려동물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하더라도, 현재 북부 지역 주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과연 반려동물테마파크일까? 일자리 창출과 교통 인프라 개선 등 시급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공공기관 이전 역시 현실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경기연구원을 의정부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을 파주로 이전하겠다고 하지만, 이전에 따른 비용 부담과 기존 직원들의 반발, 업무 효율성 저하 등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단순히 기관을 이전한다고 해서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는 것은 아니다. 이전 후의 구체적인 발전 전략과 지원 방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만 초래할 수 있다.
교통 인프라 확충 계획도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도비 873억 원을 투자해 파주에서 출발하는 KTX와 의정부에서 출발하는 SRT를 신설하겠다고 하지만, 이는 중앙정부와의 협력이 필수적인 사업이다. 김 지사는 중앙정부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 무관심하다고 비판하면서도, 정작 이러한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정부의 지원이나 협조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지에 대한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
결국, 김동연 지사의 '경기북부 대개조'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현실적인 방안이 부족한 '그림의 떡'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북부 주민들의 오랜 숙원인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보여주기식 발표가 아닌, 실현 가능한 정책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겠다고 했지만, 그 행동이 공허한 약속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