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GN뉴스=포천]양상현 기자=군사구역으로 묶이며 ‘특별한 희생’을 해 온 경기 포천시가 내년도 하수도 정비사업으로 국도비 390억원이 확보됐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하수도정비사업을 위해 경기도에 배정된 전체 국비 중 20%에 가까운 예산이라는 것. 이는 시가 한강유역환경청과 국방부 등 중앙정부 기관과 긴밀한 협조를 진행하면서 거둔 쾌거다.
특히, 일동·이동면은 군부대에서 배출하는 하수량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공공하수처리시설 증설을 위해 국방부와도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과는 시민들이 보다 깨끗한 환경 속에서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예산 신청부터 사업평가 과정까지 한강유역환경청과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는 등 하수도 정비사업 관련 국·도비 예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다.
경기도 소재 31개 지자체 중 3개의 지자체는 2개 사업을, 8개 지자체는 1개 사업만을 확보했으나 포천시는 3개 사업을 확보했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한 지자체가 3개 사업을 확보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것.
"무슨 특혜라도 받았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 관계자는 "군부대 하수량이 절반 이상을 차지해 국방부 관계자에게도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고, 이에 국방부 관계자도 포천시의 내년도 하수도 정비사업 국도비 확보에 적극 나서줬다"라고 설명했다.
기자가 주목한 부분은 바로 이 대목이다. "그렇다 군부대가 있어, 국방부가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겠구나" 하고.
하지만 상하수·분뇨·쓰레기 등에 대해서는 군부대 수요에 관한 전수조사가 아직까지 이뤄지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군부대 하수량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사실도 하수과 하수시설팀의 한 주무관이 매의 눈으로 꼼꼼히 파헤친 결과다. 관계자가 아니면 시민은 잘 알 수도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1월 12일, 전철7호선연장 예타면제 촉구 기자회견에서 포천시 사격장 등 군관련시설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예타 면제 미반영시 군부대 단수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들 은 적이 있다.
사격훈련 금지는 물론 시와 협의해 로드리게스 사격장을 비롯한 4만 5000명의 국군이 상주하는 관내 모든 군시설에 상하수·분뇨·쓰레기 등에 대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도록 15만 시민과 함께 강행할 계획이었던 것이다.
이처럼 범대위가 군부대 단수 조치 등을 언급하자 '포천'이 전국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이 같은 초강수 카드가 전철7호선 예타면제에 얼마나 큰 역할을 했는지 가늠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국방부를 움직이게 한 명분은 되었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시는 인접 시·군보다 하수도 보급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하고 재정자립도도 열악한 상황에서 하수도 정비사업 국도비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고 자체 파악하고 있다.
경기도 동북단에 위치한 포천시는 많은 산과 강을 끼고 있는 지리적 특성이 있으며, 현재 약 4만 5000여 명의 군인이 상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매일같이 먹고 마시고 쓰고 버리는 물과 쓰레기, 분뇨 등은 제대로 파악이 안돼서 그렇지 상상을 초월하는 수치다. 심지어 환경지도과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미군 사격장 등 미군부대 등은 하수점검 나가기 수개월 전에 미리 통보해야만 겨우 출입이 가능하다"라는 증언마저 쏟아져 나왔다.
경기도 타 시·군보다 하수도 보급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하고 재정자립도도 열악한 포천시가 포천인구 15만과 함께 통계 밖으로 존재하는 이들의 몫까지 상하수·분뇨·쓰레기 등을 처리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것을 '초강수 카드'로 활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
포천시는 현재 6군단 부지 반환을 둘러싼 주민 갈등이 재현될 형국이다. 지난 2월, 상생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던 국방부가 지금까지도 협의체를 출범시키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연제창 포천시의원에 따르면 "지난 여덟 달 동안 국방부와 포천시 간 실무진 면담만 4차례 정도 있었을 뿐 어떠한 진척도 없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의회 차원에서 부지 반환 특별위원회를 조직해 대응에 나서는 한편, 이달 말까지 움직임이 없다면 대정부 투쟁에도 돌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런데도 백영현 포천시장은 지난 6일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6군단 부지반환 관련 질문에 "1인시위나 국가를 상대로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각오"라고 밝혔다. 지방선거 당시 자신은 "정치가가 아니라 행정가"라고 밝혔기 때문인가?
포천시민은 1인시위나 하라고 포천시장을 뽑은 것이 아니다. 더군다나 한세월 걸리는 소송이나 진행하라고 뽑은 것도 아니다.
1인시위가 시장이 할 일은 아니다. 백영현 시장은 국방부 장관을 만나든가, 국회 국방상임위원들을 만나든가, 국무총리, 아니 대통령을 만나든가 해서 이제 100여 일 밖에는 남지 않은 6군단부지반환 문제를 올해 안에 매듭지어야 한다.
백영현 시장은 "하수도시설 확충을 위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하수도사업이 기본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지만,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6군단 부지반환을 위해 백 시장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고 최선을 다하는 등 정무적인 노력의 모습이다.
최대한 협상카드를 많이 만들어 놓기 위해서라도 포천시는 일단 상하수·분뇨·쓰레기 등 군부대 수요부터 전수조사해야 한다.
백 시장의 정무적인 노력이 아직까지 보이지 않고 있어, 시민의 가슴은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만 있다.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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