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천 소흘읍서 발견된 '인류세'... 포천시, 자연석 쌓아 '치환'할 것

[NGN뉴스=포천]양상현 기자=지난 14일, 본보 취재팀이 백영현 포천시장의 소흘읍 주민간담회를 마치고 국민체육센터를 나오는 길에 소흘생활체육공원확충사업장 진입로 사면이 폐비닐, 집 쓰레기들이 뒤엉킨 채로 발견돼 현장을 취재했다.
진흙처럼 보이는 흙 사이사이에 뭔가 들어 있었는데, 이것은 플라스틱, 비닐, 목재 등이 다 혼합돼 있는 것이었다.
수십 년 된 라면 봉지도 썩지 않고 나왔다.
상표가 선명한 플라스틱 포장지와 유리, 담배꽁초, 성냥갑도 나왔다.
이곳은 포천시가 30여 년 전 쓰레기 매립장으로 사용한 뒤 최근 새롭게 축구장을 건설하면서 발견된 곳이다.
언덕 위에 축구장을 짓다 보니 30여 년 전 묻은 쓰레기가 남긴 흔적이 지층이 된 현장을 발견된 것.
주민간담회가 끝나고 국민체육센터 옆문으로 나온 취재진들은 어마어마한 쓰레기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강효진 소흘읍장은 "이건 다 옛날에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옛날에 한 것이라도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백영현 포천시장은 "문제가 심각하다"라며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쓰레기매립에 대한 본지의 추가 질문에 대해 "치환이라고 해서 제일 안전한 방법은 돌로 쌓아서 '치환'을 하는 것인데, 겉은 돌을 쌓고, 안쪽은 흙을 채워서 이전보다는 훨씬 더 보강된 공법으로 처리하겠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책은 아니라는 게 공동 취재진의 의견이다.
치환은 연약토를 양질의 재료로 치환해 지반을 개량하는 공법으로 불량 지반이나 연약층을 양질인 재료로 치환하는 지반 개량 공법이다. 지반의 동토(凍土), 분니(噴泥;진흙)가 문제로 되는 경우나, 연약 층이 얇은 경우는 유효하다는 것. 단, 치환 두께가 두꺼워질 경우에는 남은 흙 처리나 임시 방토(防土)가 필요하므로 경제적이지 않다.
포천시는 쓰레기가 발견된 진입로 일부 사면만 자연석으로 축대를 쌓고, 내부는 그대로 방치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 소유지인 이 일대에 얼마만큼의 쓰레기가 매립되어 있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는 것. 이에 따라 처리비용은 계산조차 할 수 없는 지경이다.
이처럼 지각변동이 지층에 흔적을 남기듯 인간도 지층에 흔적을 남긴다.
"인간의 힘이 화산이나 지각변동보다 더 강력하다"
최근 지질학자들은 인류가 토해낸 쓰레기, 산업화 이후 지구가 겪고 있는 기후변화 등을 지켜보면서, 이런 결론을 내렸다.
실제 인간이 남긴 거대한 흔적들은 중생대 공룡의 화석처럼 땅 밑 지층 속에도 새겨지고 있다.
그래서 지금을, 인류가 지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대 즉 '인류세'라고 불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층에 남은 흔적이 화석인데, 인간이 남긴 플라스틱 등 인공물은 '기술 화석'이라고 부른다.
지금까지 인간이 만든 인공물의 총량은 30조 톤.
현재 모든 인간의 무게를 합친 것보다 10만 배나 많고 플라스틱만으로도 인간의 무게를 넘어선다.
인간이 내뿜는 온실가스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대기 중 탄소의 무게는 8300억 톤으로 늘어났고 지금도 해마다 40억 톤씩 계속 추가되고 있다.
이런 지구적인 변화는 모두 지층에도 기록된다.
인간은 자연과 단순히 상호작용하는 존재가 아니라 화산과 지각변동처럼 지구의 환경을 바꾸는 ‘자연의 힘’으로 커졌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2016년 '파리협정'은 인간이 지구적 기후변화의 원인이라는 점에 처음으로 세계가 동의했다.
지질학적 시대 구분은 크게 대, 기, 세 순으로 세분화되는데 지금은 신생대 제4기 홀로세다.
많은 과학자는 인간이 남긴 흔적이 화산과 지진을 능가하는 지금을 ‘인류세’라 부르자고 주장하고 있다.
지구환경에 새겨진 인간의 흔적을 새로운 역사로 인식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인류세라는 개념이다.
북극과 남극의 얼음이 녹고 열대우림이 불타고 환경오염이 극심해진 시기는 20세기 중반 이후다.
과거에도 온난한 시기는 있었지만 지금 인간이 초래한 온난화의 속도는 그보다 170 배나 빠르다.
지질시대 명명권한을 가진 세계 층서학회는 각국의 지층에서 인간의 흔적을 확인한 뒤 '인류세' 명명 여부를 공식 의제로 채택할 계획인 가운데, 언제를 인류세의 시점으로 봐야 할 것이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산업혁명으로 봐야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투표에 참여한 과학자의 90%가 1950년으로 하는데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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