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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복(福) 많은 사람, 백영현 포천시장

  • NGN뉴스 양상현 기자 기자
  • 입력 2022.10.03 13:59
  • 조회수 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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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N뉴스=포천]양상현 기자=최근 백영현 포천시장은 행사장에 등장하기만 해도 시민의 환성이 터져 나온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된 이후 맞는 첫 주말인 10월 1일, 고모호수공원 국악공연을 개막으로 포천의 가을은 국악의 향연으로 물들었다.

시민의 환성은 이날 열린 한국국악협회 포천지부가 주최·주관하는 우리가락의 향연 '타타타' 공연은 물론, 포천예술제에서도 터져 나왔다.

이날 포천 곳곳은 마스크를 벗고 가을을 느끼러 나온 나들이객으로 붐볐고, 코로나19 이후 다시 돌아온 가을 축제장에는 활기가 넘쳤다.

한 시민은 "코로나 이후로 축제는 처음 이어서 굉장히 설레고 또 마스크도 벗고 즐길 수 있어서 행복하고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진 몰라도 취임 100일을 앞두고 백영현 시장은 포천에서 복 많은 인물로 통한다.

마스크 착용 의무는 국내 코로나19 발생 첫해인 2020년 10월 13일 시작됐다. 오미크론 대유행이 지나면서 지난 5월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밀집도를 고려해 '50인 이상'이 모인 장소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재유행 감소세가 확연해지자 정부는 '50인 이상' 규제까지 풀었다. 약 1년 5개월 만에 실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면 해제한 데 이어 입국 방역 조치도 모두 해제했다. 방역 당국은 남은 방역 조치 중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에서는 이 모두 최춘식 국회의원의 역할이 지대했다는 평가다.

코로나19로 3년간 가로막힌 축제의 빗장은 같은 날 저녁 반월아트홀 야외 공연장에서 펼쳐진 포천예술제에서도 열어젖혀졌다.

백 시장은 "노래를 불러달라"는 시민의 성화에 못이겨 7080 음악의 대명사인 사랑의 하모니의 '별이여 사랑이여'까지 멋들어지게 부르면서 뛰어난 노래실력을 선보였다.

"한잔 또 한잔을 마셔도 취하는 건 마찬가지지"라는 친숙한 멜로디에 어느새 모두들 이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을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백 시장은 매사에 자신감이 생기고, 얼굴에는 생기가 돌고, 살맛이 나는 것 같다. 얼굴 또한 싱글벙글이다.

기자도 축제장에서 만난 백 시장에게 "참 복이 많으십니다"라고 덕담을 건넸다.

백 시장은 "시민에게 받은 사랑과 복을 많은 사람들에게 베풀고 사랑하고 나눠주며 살겠다"라고 했다.

그런데, 곰곰이 돌이켜보면 이 모든 것이 백 시장이 시정을 잘 운영해서라기보다는 실외마스크 헤제 등 외부변수 덕분이라는 것쯤은 삼척동자도 알 것이다.

전임시장은 시 재정안정화기금으로 3700억원을 남겼고, 백 시장은 이에 더해 4150억원을 재정안정화기금으로 두게 됐다. 최근에는 금리까지 올라,이자수익만 해도 두둑하다는 것.

또, 공무원들은 어떤가?

백 시장은 "타 지자체 수준으로 해달라"라고 주문했지만, 공무원들은 안마의자에 카니발 리무진까지 렌털해서 시장에게 갖다 바쳤다. 그것도 전임시장이 타던 관용차량과 똑같은 차량을 말이다.

결국은 시 예결특위에서 공무원들이 '잘못했다'라고 시인하며, 예산은 삭감됐다.

그런데도 왜 시민들은 백 시장에게 환호하며, 열광하는 것일까?

20세기 정신분석학자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저서 '불복종에 관하여'에서 ‘사람이 왜 부당한 권력에 복종하는가?’에 대해 다음의 이유를 든다.

첫째, 복종을 해야 안전하게 보호받는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다음은 프롬의 이야기다.

"그런데 왜 인간은 이토록 쉽게 복종으로 기우는 것일까? 인간에게 불복종이란 왜 이렇게 하기 힘든 것일까? 국가, 교회, 여론 등의 권력에 복종하는 한 우리는 안전하고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복종을 통해 나는 내가 숭배하는 권력의 일부가 되고, 따라서 나 역시 강한 존재가 되었다고 느낀다. 나는 오류를 범할 리 없다. 권력자가 결정을 내려주기 때문이다. 나는 혼자일 리 없다. 권력자가 나를 늘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죄를 범할 리 없다. 권력자가 내가 죄를 범하게 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설사 죄를 짓는다 해도, 징벌은 내가 전능한 권력자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주는 수단이 된다."

시민들이 복종하는 이유는 백 시장이 권력의 정점에 선 ‘숭배받는 권력’이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적어도 포천에서는 시장에 당선될 정도가 되면 시민들은 더더욱 시장의 권력을 숭배한다. 그래서 그 권력에 복종하면 아버지가 나를 보호해 주고, 나의 사회적 지위도 높아지며, 나의 허물도 숨겨진다고 믿는 것과 같다. 이게 바로 시민들이 복종하는 이유다.

프롬이 드는 또 다른 이유는 역사적으로 불복종이 권력 앞에서 악(惡)으로 취급받았기 때문이다. 역시 프롬의 설명이다.

"불복종하는 것, 권력자에게 감히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이 그토록 어려운 일인 까닭이 또 있다. 인류 역사 대부분의 기간 동안 복종은 미덕과, 불복종은 악덕과 동일시되어 왔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 기간 동안 소수가 다수를 지배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복종하는 이유가 오직 두려움뿐이라면, 되어야 할 많은 일들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힘에 대한 공포에서 나오는 복종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복종으로 바뀌어야 한다. 단지 불복종하기를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복종을 원하고 심지어 복종을 필요로 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시장의 말에 복종하는 것은 미덕이고, 불복종하는 것은 악덕이다. 이게 너무나 명확하기에 시민들은 자신들의 복종을 자발적인 것이라 굳게 믿는다. 왜? 그게 미덕이니까!

그래서 프롬은 “불복종의 역량을 잃은 사람은 자신이 복종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다”라고 말한다.

프롬은 이런 종류의 복종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경고하며 “역사의 현시점에, 의심하고, 비판하고, 불복종하는 능력이야말로 인류의 미래냐, 문명의 종말이냐를 가를 모든 것일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백 시장은 시민들의 환성과 같은 복종을 자발적이라고 믿고 자만하면 안 될 것이다.

우리를 곤경에 빠뜨리는 것은 우리가 모르는 것이 아니라 모르면서 알고 있다고 믿는 것이 곤경에 빠뜨리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라는 말이 있듯이, "백 시장이 시정운영을 잘해서 시민들이 복종하고 환호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복종하고 환호해서 시정운영을 잘 할 수도 있다"라는 사실을 우리는 또 깨달아야 한다.

백영현 포천시장이 시정운영을 잘해나가도록 하려면 시민의 응원과 격려 또한 필요충분조건이라는 얘기다. 우리도 새해엔 만나는 사람마다 '복 많이 받으시라'는 덕담을 건넨다. 복을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다. 시민의 '복'은 시장의 수준에 의해 결정되지만, 시장의 '복'도 시민 수준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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