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승수 이사장 퇴임 후 공석…기획예산담당관 직무대행
가평군의 유일한 산하기관인 가평군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자리가 최승수 전 이사장의 임기 종료 이후 공석으로 남아 있는 가운데, 후임 인선을 둘러싼 ‘보은 인사’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최 전 이사장은 지난 7월 25일 임기를 마쳤다. 현재 공단 이사장 업무는 신성철 가평군 기획예산담당관이 직무대행하고 있다. 후임 이사장 공개모집 공고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최근 임원추천위원회 위원 7명이 구성됨에 따라 다음 달 초 첫 회의를 열고 공개모집 공고와 후보자 접수, 서류·면접 심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일정을 고려하면 신임 이사장은 이르면 9월 중순께 선임될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공식 공모가 시작되기도 전에 전직 공무원과 지방의원, 선거캠프 관계자 등의 이름이 잇따라 거론되고 있다는 점이다.
얼마 전까지는 가평군 서기관 출신 K씨와 서태원 군수의 선거캠프에서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진 또 다른 K씨가 후보군으로 오르내렸다. 최근에는 전직 경기도의원 P씨와 O씨, 전직 가평군의원 K·C·L씨 등의 이름까지 지역사회 하마평에 등장하고 있다.
특히 서 군수의 선거운동 과정에서 가까이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진 P씨가 유력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이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내용이 아니며, 이들이 실제 공모에 지원할지도 현재로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특정 인물들의 이름이 공모 전부터 거론되는 현실 자체가 가평군 산하기관 인사에 대한 지역사회의 불신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개모집과 임원추천위원회 심사가 능력 있는 인물을 찾기 위한 절차가 아니라 이미 정해진 인사를 합리화하는 요식행위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가평군시설관리공단은 2004년 설립등기를 마치고 2005년 2월 공식 출범했다. 지금까지 거쳐 간 이사장 7명 가운데 5명은 가평군청 공무원 출신이었다. 민간 출신으로 분류되는 이사장은 최성진·최승수 전 이사장 2명뿐이다. 이 때문에 공단 이사장 자리가 시설 경영 전문가를 영입하는 자리가 아니라 퇴직 공무원이나 정치권 인사를 위한 자리로 활용돼 왔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공단 이사장은 관광·체육시설과 공영주차장 등 군민 생활과 밀접한 공공시설을 책임지는 경영자다. 단순한 행정 경험이나 정치 경력만으로 직무 적합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자리다. 특히 구조적인 적자 문제를 해결하고 시설 운영의 효율성과 서비스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경영 능력이 요구된다.
이사장 연봉은 8천만 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지만, 엄밀하게는 완전한 고정급이라기보다 경영성과에 따라 달라지는 보수체계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사장으로 임명되면 인사권자인 군수와 ‘경영성과계약’을 체결하고, 계약 이행 결과에 따라 연봉과 연임 여부 등이 결정될 수 있다. 경영실적이 현저히 부진할 경우에는 해임 사유로도 작용할 수 있다.
결국 이사장 선임의 핵심은 출신이나 정치적 관계가 아니라 실제 성과를 낼 수 있느냐는 데 있다.공직자 출신이라고 무조건 배제할 이유는 없다.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을 능동적으로 운영하고, 만성 적자 구조를 개선할 구체적인 전략과 추진 능력을 갖췄다면 충분히 후보가 될 수 있다. 전직 지방의원 역시 경력만으로 배척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선거를 도왔거나 군수와 가깝다는 이유, 또는 퇴직 후 새로운 직장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공단 이사장 자리가 제공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그런 인사는 공개모집의 취지를 훼손할 뿐 아니라 공단을 정치권 주변 인사들의 ‘자리 나눠주기 공간’으로 전락시킬 우려가 있다.
가평군시설관리공단은 정치판에 몸담았던 인물들의 놀이터도, 선거 기여자에게 보상하는 직장도 아니다. 군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 경영기관이며, 만성 적자 탈출과 경영 혁신이라는 분명한 과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임원추천위원회는 지원자의 정치권 인맥이나 전직보다 시설운영 경험과 재무개선 능력, 조직관리 역량, 구체적인 혁신계획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심사 기준과 절차 역시 군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직장이 필요해 군수 주변을 맴도는 인물이 아니라 공단을 실제로 바꿀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인선은 가평군시설관리공단이 전문 경영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는지를 가르는 시험대다. 공개모집이 시작되기도 전에 퍼진 각종 하마평을 잠재우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가평군과 임원추천위원회가 정치적 관계를 배제하고, 실력과 경영성과만으로 신임 이사장을 선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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