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9건 중 300건 준공?, 건수 기준 97% 타당하지만 예산 집행·핵심 하천 복구율은 공개 안 돼

지난해 7.20일 새벽 집중호우로 청평면 교량이 급류에 맥없이 붕괴됐다.사진=정연수 기자
가평군(군수 서태원)은 2일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집중호우 피해 복구사업의 97%를 완료했다고 발표했지만, 이 수치가 실제 재난 복구 수준을 충분히 설명하는지에 대해서는 보다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은 2일 부군수 주재로 재해복구사업 조기추진 TF회의를 열고 "전체 복구 대상 309건 가운데 300건이 준공돼 공정률 9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재 3건은 공사가 진행 중이며 6건은 계약 절차를 밟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술적으로는 300건을 전체 309건으로 나눈 97.1%가 맞다. 행정적으로 '복구사업 97% 완료'라는 표현 자체는 사업 건수를 기준으로 할 경우 사실에 부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수치만으로 지난해 집중호우 피해가 대부분 복구됐다고 단정하기에는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마을 주민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진=정연수 기자
지난해 7월 20일, 기록적인 집중호우는 가평군 역사상 가장 큰 자연재해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당시 정부는 가평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대규모 국비 지원을 포함한 복구계획을 확정했다. 당시 재난으로 7명이 목숨을 잃었고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하천 제방 유실과 지방하천 범람, 군도와 농로 파손, 교량 붕괴, 상·하수도 시설 피해, 산사태, 임도 유실, 관광시설 피해 등이 광범위하게 발생했으며 주택 침수와 농경지·축사·농업시설 피해도 잇따랐다.

가평 조종면 마일리 계곡이 폭우로 범람하면서 급류에 떠내려온 자동차가 형태를 알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됐다.[사진=정연수 기자]
정부와 경기도는 이 같은 피해를 토대로 약 2,335억 원 규모의 공공시설 복구사업을 확정했고, 가평군은 모두 309건의 복구사업을 추진해 왔다. 문제는 이번에 발표된 '97%'가 어디까지나 사업 건수 기준이라는 점이다.
복구사업은 규모가 제각각이다. 소규모 배수로 정비 1건과 수백억 원이 투입되는 지방하천 개선복구사업 1건은 모두 동일하게 '1건'으로 계산된다. 따라서 300건이 준공됐더라도 남아 있는 9건이 대형 하천 복구사업이나 주민 안전과 직결되는 핵심 사업이라면 군민이 체감하는 복구 수준은 단순 건수와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즉 '건수 기준 97%'가 곧 '예산 집행률 97%', '실제 공정률 97%', '재난 예방 효과 97%'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군이 아직 진행 중이라고 밝힌 사업에는 하천 개선복구와 일부 공공시설, 하수처리시설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 사업은 재난 재발 방지를 위한 핵심 인프라인 만큼 단순 건수보다 사업 규모와 공정률이 더욱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수 있다.
예산 측면에서도 추가적인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군은 복구예산 2,335억 원을 모두 확보했다고 설명했지만, 확보와 집행은 다른 개념이다.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확보액 가운데 실제 계약이 얼마나 이뤄졌는지, 실제 집행액은 얼마인지, 준공 정산은 어느 수준까지 진행됐는지를 확인하기 어렵다.
사업별 공정률 역시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발표 자료에는 전체 309건 가운데 300건이 완료됐다는 총괄 수치만 있을 뿐 ▲사업별 공정률 ▲사업별 예산 ▲실제 집행액 ▲준공 예정 시기 ▲대형 하천 복구사업의 세부 진행률 등은 제시되지 않았다.
결국 이번 발표는 행정적으로는 사실에 부합할 가능성이 높지만, 군민들이 체감하는 복구 성과를 설명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난 복구의 최종 목표는 단순히 사업 건수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같은 피해가 반복되지 않는 안전을 확보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복구사업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건수 중심의 발표에서 나아가 예산 집행률과 사업 규모별 공정률, 대형 하천 개선복구 진행 상황 등을 함께 공개해야 한다"며 "특히 남아 있는 사업이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우기 이전 핵심 위험구간의 안전 확보 여부까지 제시될 때 군민들이 '97% 완료'라는 발표를 객관적으로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지난해 7.20일 하천 범람으로 편의점 건물이 붕괴되었다. 결국 해당 건물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사진=정연수 기자
가평군의 '수해복구 97% 완료'는 복구사업 건수 기준으로는 타당한 수치다. 그러나 예산 집행률과 대형 하천 복구 공정률, 재난 예방 효과까지 97%가 달성됐다고 단정하기에는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특히 남아 있는 사업이 하천 개선복구 등 핵심 재해예방 시설인 만큼, 건수보다 사업 규모와 실제 공정률을 함께 공개해야 군민들이 복구 성과를 객관적으로 신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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