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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뉴스]6월의 백두산, 여름은 푸르고 겨울은 머물다

  • 정연수 기자
  • 입력 2026.06.20 16:23
  • 조회수 4,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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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천지26.20.jpg

2026년 6월 20일 백두산 천지 모습[사진/윤세열님]


민족의 영산 백두산.

2026년 6월 20일, 천지는 아무 말 없이 하늘을 품고 있었다.

한 점 구름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잔잔한 호수는 

거대한 거울이 되어 푸른 하늘과 웅장한 봉우리들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세상은 잠시 멈춘 듯 고요했고, 바람마저 숨을 죽인 시간이었다.

 

산 아래는 이미 여름이 한창인데, 정상에는 아직 겨울이 떠나지 못했다.

검은 바위 사이로 남아 있는 흰 잔설은 지난 계절의 마지막 편지처럼 산허리를 붙들고 있었다. 

초록빛 초원과 새하얀 눈, 

그리고 짙푸른 천지가 한 폭의 수묵화와 유화가 동시에 펼쳐진 듯 서로를 품고 있었다.

 

백두산천지 2026.6.20.jpg

 

잠시 구름이 몰려오자 백두산은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었다.

봉우리들은 안개 속으로 스며들고, 천지는 깊이를 감춘 채 묵묵히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화려함 대신 침묵이, 소란함 대신 평온이 산을 지배했다. 

그 앞에 선 사람들은 모두 말을 잃는다.

 

누군가는 가족의 건강을 빌고,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며, 

누군가는 다시 살아갈 용기를 마음속에 새긴다.

 

백두산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지만, 

그 침묵 속에는 수천 년을 견뎌온 산의 위로가 담겨 있다.

 
여름은 푸르고, 겨울은 머물다 푸른 하늘 한 장이 천지 위에 조용히 내려앉고 

산은 구름을 품어 세월을 비춘다.

 

떠나야 할 눈은 아직 산등성이를 놓지 못하고, 

와야 할 여름은 초록빛 들판에서 조심스레 발을 내민다. 

계절은 서로를 밀어내지 않고 한 산에서 함께 숨 쉬고, 

시간은 서두르지 않은 채천지의 물결 위를 천천히 걸어간다.

 

사람은 잠시 머물다 가지만

구름은 다시 돌아오고,

눈은 다시 내리며,

백두산은 오늘도 변함없이
하늘을 품는다.

그리고 말없이 우리에게 묻는다.

"조금 더 천천히 살아도 괜찮지 않겠느냐."

백두산천지 북파코스2026.6.20.jpg

2026년 6월의 백두산.

그곳에는 여름이 피어나고 있었고,

겨울은 아직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푸른 천지 위에 비친 하늘처럼,

우리의 소망도 언젠가는 맑게 비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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