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나·다 선거구 모두 나번 후보 낙선…정당보다 기호 영향력 재확인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가평군 기초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 '나번' 후보들이 전원 낙선했다. 이런 현상이 처음은 아니지만, “나번은 받아봤자...”라는 자조가 또 다시 확인됐다.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 가평군 3개 기초의원 선거구에서 국민의힘 가번 후보들은 모두 당선된 반면, 같은 당 나번 후보들은 단 한 명도 살아남지 못했다.
가선거구에서는 국민의힘 가번 신현유 후보도 4,461표(32.32%)를 기록하며 의회 입성에 성공했다. 반면 재선에 도전한 같은 당 나번 최원중 후보는 1,956표(14.17%)에 그치며 하재선 후보(13.17%)와 접전을 벌였지만 당선권 진입에는 실패했다.
나선거구 역시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국민의힘 가번 김종성 후보가 5,640표(45.35%)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나번 조해승 후보는 2,328표(18.72%)에 머물며 낙선했다.
가장 상징적인 곳은 다선거구였다. 민주당 양재성 후보가 3,132표(40.55%)를 얻어 당선됐고, 국민의힘 가번 유재혁 후보 역시 3,098표(40.11%)를 기록하며 막판까지 접전을 펼치며 당선됐다. 반면 국민의힘 재선에 도전한 나번 이진옥 후보는 1,493표(19.33%)에 그치며 3위로 밀려났다.
특히 이진옥 후보는 현직 군의원인 데다 가평군의회 의장을 지낸 김경수 의장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가평군 기초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조차 나번 후보보다는 가번 후보에게 표를 집중시키는 현상이 반복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가평군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오래전부터 "가번은 되고 나번은 어렵다"는 이야기가 회자돼 왔다.
중선거구제 특성상 정당 지지층이 상대적으로 우세한 정당의 경우 첫 번째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동시에 투표율이 높은 보수층 지지자들이 인물보다 앞 번호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많다.
이번 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은 군수, 도의원, 비례대표 선거에서 모두 50%를 넘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정작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가번 후보에게 표가 집중되면서 나번 후보들이 고전했다.
특히 가선거구 최원중 후보, 나선거구 조해승 후보, 다선거구 이진옥 후보까지 모두 낙선하면서 "국민의힘 나번 후보 전멸"이라는 결과가 현실이 됐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정당 지지율만 믿고 출마해서는 안 된다"며 "가번과 나번의 인지도 격차, 조직력 차이, 그리고 유권자들의 전략적 투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결국 이번 가평군 기초의원 선거는 군수·도의원 선거와 별개로, 중선거구제에서 여전히 강력하게 작동하는 '기호 효과'를 다시 한번 보여준 선거로 기록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국민의힘이 지역 전체 선거에서는 압승했음에도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가번만 살아남고 나번이 전멸한 것은 가평 정치 지형의 또 다른 특징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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