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 개입·복지 확대·민원 휴무제까지…후보자 부담 가능성도
-질의 결과는 가평군청 내부 전산망에 공개될 예정
노기영 가평군공무원 노조위원장이 군수 후보들에게 정책질의서를 전달하고 있다.[사진/가평군 공노조]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가평군공무원노동조합(노기영)이 군수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정책질의서를 전달하면서 공직사회 내부 권익 보장과 행정 서비스 공공성 사이의 균형 문제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노조는 최근 군수 후보자들에게 전달한 정책질의서를 통해 △인사·징계위원회 노조 배석 △군수-노조위원장 정례 소통 △민원창구 점심시간 휴무제 △노동조합 보조금 지원 △복지포인트 인상 등 5개 분야에 대한 입장을 오는 22일까지 회신해 달라고 요구했다.
질의 결과는 가평군청 내부 전산망에 공개될 예정이어서 사실상 후보자들의 공직사회 관련 정책 방향을 공개 검증하는 성격도 띠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부 질의가 단순한 근로환경 개선을 넘어 사실상 후보자들에게 정치적·재정적 부담을 주는 방식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인사위 노조 배석”…투명성 강화 vs 인사권 침해 논란
가장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은 인사위원회 및 징계위원회에 노동조합 배석을 요구한 부분이다. 노조 측은 “가입률 95%에 달하는 조직임에도 인사·감사 관련 의견 제안 창구가 없다”며 “인사 통계 공개와 위원회 배석을 통해 합리적 인사행정을 구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일부 공공기관에서는 노조 의견 청취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인사 통계 공개 확대 역시 조직 내 불신 완화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 인사권은 단체장의 고유 권한이라는 점에서 노조의 직접 배석 요구는 또 다른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특히 징계위원회는 공무원 비위 및 감사 사안을 다루는 민감한 절차라는 점에서 “감시 기능과 독립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반면 노조 측은 “배석은 개입이 아니라 조합원 권익 보호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 “점심시간 휴무제” 민원 편익 충돌 가능성
민원업무 담당 공무원 보호와 점심시간 민원창구 휴무제 역시 찬반이 엇갈리는 사안이다. 노조는
전국 226개 지자체가 이미 시행 중”이라며 “무인민원발급기와 온라인 민원 확대 상황에서 점심시간 보장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악성 민원인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와 즉각적 법적 대응 체계 도입도 요구했다.
최근 전국적으로 악성 민원과 폭언·폭행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면서 공무원 보호 필요성에는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군청 민원창구 이용자의 상당수가 고령층이라는 점에서 점심시간 휴무가 오히려 군민 불편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디지털 민원 접근성이 낮은 농촌 지역 특성상 “행정 편의 중심 정책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일부 주민들은 “공무원 보호는 필요하지만 행정 서비스 공백은 최소화해야 한다”며 탄력 운영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 “보조금 지원·복지포인트 인상”…노조 요구 어디까지
질의서에는 노동조합 산업연수·체육대회 보조금 지원과 복지포인트 인상 요구도 포함됐다.노조는 현재 기본 복지포인트 130만 원 수준이 경기권 평균에 못 미친다며 150만~160만 원 수준 인상 여부에 대한 후보자 입장을 요구했다.
공무원 처우 개선 필요성 자체는 전국적 흐름이라는 평가가 많다. 특히 가평군처럼 초고령·인구감소 지역은 상대적으로 근무 기피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일정 수준의 복지 강화 필요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선거 국면에서 노조가 후보자들에게 사실상 복지 확대 규모까지 선택하도록 요구한 점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방재정 여건과 군민 체감 복지 사이의 우선순위 논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에서는 “군민 복지보다 공무원 복지 확대 요구가 먼저 부각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 “정책 검증”인가 “정치적 압박”인가
이번 질의서는 형식상 정책 검증이지만, 답변 결과를 내부망에 공개하겠다고 밝힌 만큼 후보자들에게 상당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특히 군청 직원 900여 명이 가입한 조직이라는 점에서 군수 후보 입장에서는 사실상 공직사회 여론과 직결되는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반면 노동조합 측은 “정당한 정책 질의일 뿐 특정 후보를 압박하려는 의도는 없다”며 “공직사회 사기 진작과 근무환경 개선은 결국 군민 행정서비스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결국 이번 질의서는 단순한 노사 문제를 넘어 지방행정의 공공성, 공직사회 권익, 주민 편익, 지방재정의 균형이라는 복합적 과제를 다시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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