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집 앞 명문고가 '그림의 떡'?"... 경기북과학고, 의정부의 70년 희생에 답해야 할 때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6.01.04 15:50
  • 조회수 11,780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 - 녹양동에 있지만 갈 수 없는 학교... 의정부 학부모들의 상대적 박탈감
  • - 사립 용인외고도 30% 지역 할당하는데, 공립 과학고가 외면해서야
  • - "특혜 아닌 공정한 기회"... 의정부 및 접경지역 '지역우수 전형' 도입 시급

unnamed (1).jpg

의정부시 녹양동, 천보산 자락에는 경기도 영재들의 요람이라 불리는 '경기북과학고등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학교가 위치한 의정부의 중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이 학교는 자부심이 아닌 자괴감의 대상이다.


"집 앞에 학교가 있으면 뭐합니까. 우리 아이가 갈 수 있는 학교가 아닌데..."


시민들의 이 탄식은 단순한 입시 불평이 아니다. 이것은 '공공성'의 결여이자, 지역이 감내해 온 '기회비용'에 대한 배신이다.


◇ 안보를 위해 희생한 땅, 그 위에 세워진 '높은 벽'


의정부는 지난 7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대한민국 안보의 최전선에서 희생해 왔다. 미군기지와 군부대, 접경지역이라는 족쇄, 그리고 장기간 이어진 토지 이용 제한. 이 도시는 발전의 기회를 유보당하며 국가를 위해 땅을 내어주었다.


그 희생의 땅 위에 세워진 공립 특수목적고등학교가 정작 그 지역 아이들에게 실질적인 입학 기회를 주지 못하고 '그림의 떡'으로 전락했다면, 이는 교육 제도의 문제를 넘어선 정치와 정책의 직무 유기다. 학교는 하늘에 떠 있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땅과 역사 위에 서 있기 때문이다.


◇ 사립 용인외고도 하는데, 공립이 못 할 이유가 있나


비교 대상을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다.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용인외고)를 보자. 사립인 자율형사립고임에도 불구하고, 정원의 약 30%를 '용인 지역 우수자'로 선발한다. 사립학교조차 학교가 뿌리 내린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을 입학 제도로 명문화하여 환류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묻지 않을 수 없다. 사립도 실천하는 '지역 상생'을, 왜 도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의정부의 공립 과학고는 하지 못하는가? 이는 명백한 형평성 위배다.


다행히 경기도교육청이 과학고 지역 인재 선발 비율 도입을 논의 중이며, 내년 3월 그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라고 한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 '지역우수 전형', 특혜가 아닌 '기회의 사다리'


요구는 명확하고 구체적이다. 경기북과학고에 '지역우수 전형'을 신설해야 한다. 대상은 의정부를 포함해 동두천, 양주, 포천, 연천 등 교육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접경지역 학생들로 넓혀야 한다.


비율은 최소 10~20%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되, 이는 실력 없는 학생을 무조건 뽑아달라는 '특혜' 요구가 아니다. 동일한 학업 기준을 적용하는 별도 트랙을 통해 수월성과 공정성을 동시에 확보하자는 것이다.


아울러 선발만 할 것이 아니라, 의정부와 접경지역 중학생들을 위한 '공공형 과학·수학 준비 프로그램(Pre-Science Track)'을 운영해야 한다. 비싼 사교육 정보가 아닌, 공교육 기반의 탐구 역량으로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공립학교의 존재 이유다.


◇ 학교는 지역과 함께 숨 쉬어야 한다


특정 지역을 봐달라는 떼쓰기가 아니다. 공립학교가 그 지역의 토양분으로 세워졌다면, 그 땅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에게 최소한의 문은 열어두어야 한다는 상식의 회복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제 경기북과학고는 높은 담장을 허물고 지역사회로 나와야 한다. 안보를 위해 70년을 인내해 온 의정부와 경기 북부의 아이들에게, 이제는 '희생'이 아닌 '기회'의 문을 열어줄 때다.


ⓒ NGN뉴스 & ngnnews.net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전체댓글 0

추천뉴스

  • 제2경춘국도 ‘15m 콘크리트 장벽’ 논란…연제창, 국회서 교량화 요구
  • 이사장 공모 초유의 파행…가평시설관리공단, 책임지는 사람은 누구인가
  • [현장진단] 연천 발전의 기회는 왔는데…군정은 준비돼 있는가
  • 군민 혈세가 새마을회 ‘ATM 기계’인가… 서태원 군수는 다시 추진, 군의회는 또 심의
  • 예산 삭감한 전 의원은 욕먹고…현직 의원들은 회의수당·김장보조금 또 주나
  • 군부대 나가라면서 땅은 넘겨준다? 포천시의 앞뒤 안 맞는 행정
  • “군부대 철수하라더니 땅부터 넘기나”…윤경례 포천시의원, 백영현 시장 직격
  • [끝까지 판다 ⓶] 군민 반발에 철회한 새마을 회의수당…1년 만에 또 군민 혈세로 지급하나
  • 시중 김치보다 비싼 새마을 김장…가평군은 왜 혈세 7천만원을 쏟아붓나
  • 군민 여론 외면하고 또다시 보조금 ‘쾌척’…서태원 군수, 누구를 위한 군정인가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집 앞 명문고가 '그림의 떡'?"... 경기북과학고, 의정부의 70년 희생에 답해야 할 때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