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금융의 역할은 이제부터다

2025년,가평신협은 어려운 금융 환경 속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남겼다. 안정적인 순이익 확대, 재무 건전성 유지, 비이자 부문 전국 최고 실적, 그리고 사회공헌 분야의 연속적인 수상까지. 지역 금융기관으로서 실적·안정성·공공성을 고르게 입증한 한 해였다. 그러나 성과가 분명할수록 질문은 깊어진다.
“이제, 신협은 무엇을 더 해야 하는가.” 2026년을 앞둔 지금, 가평신협 앞에 놓인 과제는 ‘실적을 더 올리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의 관계를 어떻게 한 단계 더 확장할 것인가에 있다.
2025년은 ‘내실의 해’… 2026년은 ‘역할의 해’
지난해 가평신협이 집중한 핵심은 분명했다. 연체율 관리, 리스크 통제, 내부 유보 확대를 통한 재무 안정성 확보다. 이는 단기 수익보다 장기 지속 가능성을 우선한 선택이었고, 결과적으로 조합원의 자산을 지키는 금융기관이라는 신협의 본질을 재확인한 성과로 이어졌다.
이제 다음 단계는 다르다. 재무가 안정된 금융기관일수록, 지역이 겪는 구조적 문제에 어떻게 개입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피할 수 없다.
고령화·소상공인·청년 이탈… 지역의 문제는 ‘금융 밖’에서 시작된다
가평은 이미 초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소상공인은 고금리·고물가·소비 위축의 삼중고를 겪고 있고,
청년층은 일자리보다 먼저 지역을 떠날 수밖에 없는 구조와 마주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기관이 “규정대로, 원칙대로”만을 반복한다면 지역 경제는 버티기 어렵고, 금융 역시 기반을 잃게 된다. 2026년 이후 신협에 요구되는 역할은 대출과 예금을 넘어, 지역 경제의 완충 장치가 되는 것이다.

박성재 가평신협 이사장이 2025년 송년회에서 조합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정연수 기자]
2026 비전 ① ‘조합원 금융’에서 ‘생활 금융’으로
앞으로의 신협은 숫자 중심 금융에서 벗어나 사람의 생애 주기와 지역의 현실을 기준으로 한 금융으로 나아가야 한다. 고령 조합원을 위한 금융 돌봄·상속·자산 관리 상담. 소상공인을 위한 위기 대응형 금융과 재기 지원 구조. 청년·귀농·귀촌 세대를 위한 초기 정착 금융 설계 등 이는 새로운 상품 이전에 ‘조합원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계좌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조합원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2026 비전 ② ‘수익 확대’에서 ‘지역 순환 구조’로
비이자 부문에서 이미 성과를 거둔 가평신협의 다음 과제는 그 수익이 지역 안에서 어떻게 다시 순환되는가다.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하는 결제·카드 구조,지역 기업·단체와 연계한 공제·보험 모델,금융 수익이 사회공헌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가 필요하다. 또한 사회공헌을 ‘별도의 좋은 일’이 아니라 금융 활동의 결과로 자동 연결되는 구조로 만드는 것이 지속 가능성의 핵심이다.
2026 비전 ③ ‘따뜻한 금융’에서 ‘필요한 금융’으로
신협은 오랫동안 ‘착한 금융’으로 불려왔다. 그러나 지역이 지금 원하는 것은 착하기만 한 금융이 아니라, 꼭 필요한 금융이다. 위기 앞에서 “안 된다”가 아니라 “어디까지 가능한가”를 먼저 고민하는 금융, 수익보다 지역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을 함께 계산하는 금융이 필요하다. 이 지점이 바로 신협이 은행과 구별되는 이유이자, 존재 이유다.

2025년의 성과는 분명 값지다. 그러나 그 성과는 끝이 아니라 책임의 시작이다. 가평신협의 어부바는 여전히 필요하다. 그리고 이제 그 어부바는 개별 조합원을 넘어 지역 전체를 향해야 한다.
2026년, 가평신협의 다음 평가 기준은 이익 규모가 아니라 지역이 얼마나 버텼는지, 사람들이 얼마나 남았는지가 될 것이다.성과는 충분히 증명됐다.이제, 신협의 역할을 말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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