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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군 “불법인 줄 몰랐다,어쩔 수 없었다”

  • 정연수 기자
  • 입력 2025.11.20 15:14
  • 조회수 44,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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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민 안전보다 ‘관행’ 택한 가평군 북면...행정 책임은 없고 변명만 있었다

북면사무소외경.jpg

가평군 북면의 제설차량 수의계약이 차량 소유주·운전자가 다른 ‘명의대여형 불법 구조’로 수년간 운영돼 온 사실이 드러났지만, 이를 관리하는 공무원의 답변은 변명과 책임 회피에 그쳐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북면 부면장은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채 “어쩔 수 없다”, “북면의 사정이 그렇다”, “관행적으로 해왔다”는 말만 반복했다. 더 나아가 차량 소유주와 사업자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도 계약을 진행했다는 점까지 인정해 사실상 행정이 불법을 방치해 온 셈이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부면장은 기자의 질문에 “현장 대리인으로 서류가 들어오니 차주와 사업주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는 제설차량이 자가용으로 불법 영업행위를 하는 구조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어지는 답변은 충격적이다. “여긴 사륜차도 없고, 1톤 영업용도 없다.” “그렇게 안 하면 제설 자체를 못 한다.”“관행적으로 해왔다.” “계약법을 다 맞추면 위배될 수도 있지만 어쩔 수 없었다.”

 

행정기관이 불법인지 알고도 눈감은 이유가 ‘장비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라는 해명은, 할 말보다 하지 말아야 할 말을 스스로 내뱉은 셈이다. 주민 안전과 직결되는 제설작업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것 역시 행정의 기본 원칙을 망각한 처사다.

 

보험 문제는 더 심각… “몰랐다”는 무책임한 답변

 

더 큰 문제는 사고 발생 시 책임 문제다. 기자가 “자가용 영업행위는 사고가 나면 보상되지 않는다”고 지적하자 부면장은 “몰랐다”, “생각 못했다”고 답했다. 이는 곧 제설 차량 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해 주민에게 적절한 보상을 할 수 없는 구조로 수년째 운영돼 왔다는 뜻이다.

1톤제설.JPG

특히 부면장은 “개인 보험으로 들어오시니까 그분들 책임하에 해야 된다”고 말했는데, 이는 불법 구조를 행정이 계약해놓고 사고 책임은 민간에 떠넘기는 모양새다. 이는 ‘행정 리스크’가 아니라 이미 ‘사고 나면 책임 시스템이 붕괴하는 구조’임을 스스로 시인한 것이나 다름없다.

 

"군청이 안 해줘서 그렇다"… 끝없는 책임 떠넘기기

 

부면장은 거의 모든 책임을 군청 본청으로 돌렸다. “군에서 입찰을 내려줘야 한다.” “예산만 내려주고 4대를 알아서 계약하라고 하니 어쩔 수 없다.” “북면에는 업체가 없다.”며 변명과 책임회피로 일관했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업체가 없는데도 불법 구조로 계약을 지속한 것’이며, 이를 중단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로 면장·부면장을 포함한 행정책임자의 역할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결과만 집행하는 입장”이라며 스스로를 ‘수동적 전달자’로 규정했다.

 

북면은 가평에서도 겨울철 제설 수요가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설 시스템이 불법 구조·보험 미적용·책임 전가·현장 판단 미흡으로 얽혀 있었다면, 이는 단순한 행정 편의 수준을 넘어 주민 안전을 방치한 심각한 행정 실패다.

 

기자는 부면장에게 “제설 체제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부면장의 답변은 그저 “좋은 말씀”이라는 짧은 반응에 그쳤다. 문제의식이 없다면 변화도 없다. 또한,책임의식이 없다면 사고가 나도 책임질 사람도 없다.

 

부면장의 답변이 보여준 것은 ‘어쩔 수 없음’이 아니라 ‘하지 않음’이다. 그리고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과 “북면의 실정이 그렇다”는 무책임,“몰랐다”는 관리 부재가 뒤섞여 있었다. 

 

제설은 주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공공서비스다. 그 기본이 무너졌다면 변명이 아니라 책임 있는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 올 겨울도 도로 위에서 진행 중인 잠재적 사고의 씨앗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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