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경계에 갇힌 재난지원, 정책결정의 무책임 드러냈다

▲지난 3월19일 '전투기 오폭사고 규탄 포천시민연대'가 주최한 규탄대회에 15개 시민단체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왼쪽부터)더불어민주당 박윤국 포천.가평 위원장.김현구,손세화 의원도 참석했다.[사진/양상현 기자]
경기 포천시의 오폭 사고 피해 지원 문제는 이제 단순한 행정 논란이 아니다.
시민의 고통 앞에 행정이 얼마나 무책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 사례다.
이동면은 재난지역으로 지정돼 지원을 받았지만, 불과 몇 백 미터 떨어진 일동면 주민들은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배제됐다. 이 결정은 행정의 냉혹한 현실과 책임 회피의 민낯을 드러냈다.
연제창 의원이 제기한 지적은 명확하다. 행정구역이 아니라 실질적인 피해 거리와 강도를 기준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포천시는 여전히 서류상 경계를 이유로 시민을 선별했다.
이는 행정이 그 본연의 역할, 즉 시민 보호와 형평성을 완전히 잊었다는 의미다. 정부든 지방정부든, 재난정책의 핵심은 법보다 사람이어야 한다.
시민안전과는 “재난지역이 이동면으로 선포됐기 때문에 해당 구역 내에서만 지원이 가능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는 행정의 무능을 감추기 위한 고질적 핑계에 불과하다.
조례 어디에도 피해자를 공동체 단위로 한정하라는 조항은 없다. 피해의 실질성을 행정이 스스로 무시하고, 제도라는 방패 뒤에 숨어버린 것이다.
이처럼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야말로 시민 신뢰를 무너뜨리는 주된 원인이다.
연제창 의원의 “조례 해석 문제를 행정이 자의적으로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은 결코 가볍지 않다. 실제로 포천시는 피해 주민들의 현실적 어려움보다는 행정 절차의 간편함을 우선시했다.
주민의 억울함은 외면한 채 ‘심의위원회가 판단했다’는 답변으로 일관한 것은 명백한 책임 회피다. 행정조직의 조직보호 본능이 시민의 권리를 짓눌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이 사안이 앞으로의 재난정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관료적 기준이 반복된다면, 다음 피해자 역시 또다시 행정의 선 너머로 밀려날 것이다.
‘피해자는 거리와 피해 강도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조차 세우지 못한다면, 포천시의 재난 행정은 더 이상 시민 안전망이라 부를 수 없다.
포천시는 지금이라도 결단해야 한다. 행정적 편의와 절차 논리를 이유로 시민을 외면한 정책 판단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 재난기본소득 조례의 해석과 적용 과정이 부당했다면, 내부 검토와 인사 책임까지 묻는 것이 마땅하다.
단순한 ‘심의의견 반영’ 수준의 답변으로는 시민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 없다.
행정은 실수를 인정할 때 다시 신뢰를 얻는다. 포천시가 시민의 고통을 진정으로 이해한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변명도 절차도 아닌 책임이다.
포천시는 이번 사태를 시민 앞에 투명하게 해명하고, 피해 기준을 거리·피해도 중심으로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 그 조치 없이는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지방정부’라는 말은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
이번 사안은 행정의 기본 책무를 묻는 시험대다. 시민은 더 이상 복잡한 행정 논리보다, 단 하나의 대답을 원하고 있다.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포천시는 이 질문에 지금 당장 답해야 한다.
BEST 뉴스
-
3개 시·군 단체장 재산 뜯어보니…백영현 29.9억·서태원 15.1억·김덕현 14.1억
경기북부 인접 지역인 가평·포천·연천 3개 시·군 단체장의 2026년 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을 비교한 결과, 신고재산 규모뿐 아니라 재산을 구성하는 방식에서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된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백영현 포천시장은 29억9,326만2천원, 서태원 ... -
군민 혈세가 새마을회 ‘ATM 기계’인가… 서태원 군수는 다시 추진, 군의회는 또 심의
가평군의 재정 여건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단체에 수억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도 모자라, 지난해 군민 반발 속에 철회됐던 회의 참석수당까지 다시 지급하려는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다. 더욱이 새마을회의 채무 상환 문제와 유급직원 규모, 해외연수 경비의 적정성까지 함께 검증해야 한다는 ... -
[사설] 대책은 세우는 척, 책임은 모르는 척…가평 행정의 ‘하는 척 병’
사진/서태원 가평군수[정연수 기자] 행정의 가장 무서운 병은 ‘하는 척 병’이다. 대책을 세우는 척, 예산을 쓰는 척, 현장을 챙기는 척하면서 정작 결과에는 책임지지 않는 병이다. 문제가 터지면 회의를 열고, 피해가 커지면 예산을 늘리고, 여론이 들끓으면 현장으로 달려간다. 그러... -
[현장 르포⓶] 단풍인 줄 알았더니 죽어가는 숲…가평 재선충병 피해 5.2배 급증
단풍이 아니다. 숲이 죽어가고 있다. 가을이 깊어가는 10월, 46번 경춘국도를 따라 가평에서 춘천으로 향하는 길. 북한강을 사이에 두고 펼쳐진 산자락 곳곳이 붉게 물들어 있다. 언뜻 보면 가을 단풍이 시작된 듯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정이 다르다. 춘천.가평을 잇는 경춘국도 46호 ... -
백영현 포천시장 재산 29억9천만원…1년 새 2억8천만원 늘었다
백영현 포천시장이 29억9,326만2천원의 재산을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전 신고액 27억765만원보다 2억8,561만2천원 증가한 규모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26년도 정기재산변동사항을 보면 백 시장은 경기도 31개 시장·군수 가운데 신고재산 규모가 세 번째로 많았다. 도내 시장·군수 평균 재산 16억... -
같은 경기북부인데 청년예산은 달랐다…동두천 0.552%, 연천 0.144%
경기북부 가평·포천·연천·동두천 4개 시·군이 자체 재원으로 청년에게 얼마나 투자하고 있는지를 분석한 결과, 일반회계 대비 자체 청년예산 비중이 지역에 따라 최대 3.8배가량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두천시는 2026년 자체 청년정책 예산 비중이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1위를 기록한 반면, 포천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