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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누리의 작은 기적] 책으로 남은 어르신들의 삶

  • 정연수 기자
  • 입력 2025.10.02 15:23
  • 조회수 1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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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을 시로 남기고, 세대를 이어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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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에서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려오면, 어르신들의 얼굴에도 저절로 미소가 번진다. 손주 얼굴 한 번 더 보고 싶다던 그리움은, 어느새 종이에 시어로 내려앉아 한 편의 시가 된다.

 

가평읍  마장리 '길누리주간보호센터'에서 만들어진 작은 시집은 네 달 동안의 기다림이었다. 떨리는 손끝으로 적은 글들이 모이고, 아이들이 써 준 글씨와 그려 준 그림이 더해져 책장은 삶의 향기를 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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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고인이 된 한 어르신의 시가 책에 남아 자식의 품에 전해졌을 때, “엄마가 다시 돌아온 것 같다”며 흘리던 눈물은 곧 시집의 의미였다. 시는 사람을 살리고, 기억은 다시 생명을 부른다.

 

십 년의 세월 끝에 태어난 한 권의 시집. 그 안에는 “기억되고 싶다”는 간절함과 “기억해 주겠다”는 다짐이 함께 들어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어르신의 책이자, 동시에 우리의 책이다.

 

사람은 누구나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한다. 그것이 말이든, 글이든, 혹은 오래된 사진이든, 결국은 “나 살아 있었노라”는 작은 증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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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누리주간보호센터가 개원 10주년을 맞아 발간한 시집은 바로 그 증표였다. 작업치료 시간 속에서 어르신들은 떨리는 손으로 삶을 적어 내려갔다. 짧은 시에는 기쁨과 그리움, 아픔과 사랑이 담겼고, 이제는 그것이 한 권의 책이 되어 세상에 남았다.

 

특히 세상을 떠난 한 어르신의 시가 실린 책을 자녀에게 전했을 때, “엄마의 흔적이 남은 것 같아 너무 좋다”는 눈물이 흘렀다. 이 장면은 시집이 단순한 기념물이 아님을 보여준다. 그것은 곧 삶을 노래하고, 기억을 잇는 가족사였다.


그 속에는 기쁨과 슬픔, 그리움과 희망이 담겼다. 글을 쓰는 과정은 단순한 치유의 시간이었고, 동시에 “내 이름으로 책이 나온다”는 큰 성취감을 안겨주었다.

 

특히, 이미 세상을 떠난 한 어르신의 시가 수록되어 유가족에게 전달되었을 때, 자녀분이 눈물로 “엄마의 흔적이 남아 너무 감사하다”고 전한 순간은 책을 준비한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세상에서 가장 예쁜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한 어르신은 주저 없이 “손주 얼굴”이라고 답했다. 손주를 보고 싶은 마음, 안아주고 싶은 그리움은 곧 지역 아동과의 연계 활동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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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는 인근 어린이집·지역아동센터와 협력해 아이들이 어르신을 찾아 세배를 드리고, 어버이날에는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며, 장기자랑으로 웃음을 나눈다. 아이들이 직접 글씨를 써주고 그림을 그려 어르신들의 시집에 함께 담은 시간은, 서로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창밖에서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려오면, 어르신들의 얼굴에도 저절로 미소가 번진다. 손주 얼굴 한 번 더 보고 싶다던 그리움은, 어느새 종이에 시어로 내려앉아 한 편의 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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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사람을 살리고, 기억은 다시 생명을 부른다. 돌봄이란 단순히 곁을 지키는 일이 아니다. 마음을 채우고, 흔적을 남기며, 세상을 잇는 일이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축하의 날마다 외식 대신 시를 쓰고, 레크리에이션 대신 삶을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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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누리주간보호센터는 단순한 돌봄을 넘어, 문화와 예술 활동을 통해 어르신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하고 있다. 시집 발간은 그 대표적 결실이자, 세대와 세대를 잇는 다리다.

 

센터장 이선아 씨는 “시집은 어르신의 삶을 기록한 동시에, 아이들과 지역사회가 함께 나눈 사랑의 산물”이라며, “앞으로도 문화와 예술이 어르신들의 일상에 더 큰 힘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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