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군평화대사협의회가 추진하는 UN 제5사무국 유치 사업과 관련해 통일교와 연계된 청탁 의혹이 불거지면서, 군민 서명운동의 신뢰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월 가평문화원에서 열린 단체장 간담회에서는 ‘가평 평화의 날 제정’과 함께 UN 제5사무국 유치 필요성이 강조됐다. 주최 측은 “유치가 성사되면 약 3만5천 명의 인구 증가와 2조 원 규모의 경제 효과가 기대된다”며 적극 홍보에 나섰다.
이어 가평군 평화대사협의회는 2만1천 명의 군민이 참여했다는 서명부를 통일교 한학자 총재에게 전달하며, ‘민·관이 힘을 모아 가평을 세계 평화의 중심 도시로 만들겠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문제는 가평군 전체 인구가 6만3천여 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3명 중 1명이 서명에 참여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UN 제5사무국’이라는 국제기구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는 주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 제기된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군민 전체가 동의한 것처럼 포장됐다”, “서명운동이 과장됐거나 사실상 왜곡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일부는 “통일교와 얽힌 사업을 군민 이름으로 추진하는 것은 주민 동의를 유린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한,이 같은 장밋빛 전망이 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나 연구 결과가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UN 제5사무국이 유치되어도 단기간에 인구 3만5천 명이 늘어난다는 예측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경제효과 2조 원이라는 수치도 어떤 방식으로 산출됐는지 설명조차 없는 상황에서, 주민들을 상대로 한 ‘핑크빛 청사진’에 불과하다.
게다가 유치를 주도하는 가평군 평화대사협의회 움직임은 통일교와의 연계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김건희 여사 명품 선물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통일교의 5대 청탁 의혹중 하나가 ‘UN 제5사무국 한국 유치’였다고 확인했다. 통일교는 이미 가평군 설악면 일대에 천정궁, 청심평화월드센터, 국제병원 등 대규모 시설을 운영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일부 주민들은 “특정 종교단체의 숙원사업에 군민의 이름을 앞세워 이용당하는 꼴”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또 2만1천 명이 서명했다는 결의문에 대해서도 “군민의 실제 여론을 왜곡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표면적으로는 ‘평화와 화합’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거대한 경제 효과와 인구 증가 수치가 전면에 등장한다. 이는 프로젝트가 평화라는 명분보다 경제적 이해관계에 방점이 찍혀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 사회에서는 “경제적 유인책에 끌린 지방정부가 근거 없는 수치에 기댄 허상을 퍼뜨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평화라는 이름을 내걸었지만, 실상은 특정 단체와 얽힌 이권 사업에 불과하다”는 날 선 지적도 적지 않다.
가평군의 UN 제5사무국 유치 시도는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포부로 출발했지만, 근거 없는 수치와 종교단체 연계 의혹으로 진정성을 스스로 훼손하고 있다.
“평화를 말하면서도 현실은 이권과 허상에 기댄다면, 가평군이 얻는 것은 평화가 아니라 불신일 것”이라는 비판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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