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업자에게 "민원 해결 조건" 금품 갈취, 솜방망이 처벌 시 '횡포 기승' 우려
가평군 한 마을에서 '마을 발전 기금'을 명목으로 건설업자에게 금품을 갈취했다는 의혹이 또다시 불거져 파장이 일고 있다.

이미 2023년 2천만 원 수수 혐의로 경찰에 고발된 이장이, 추가로 1천만 원을 더 받았다는 폭로까지 나오며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현재도 끝나지 않은 '고발왕' 사건이 발생한 마을에서 유사한 수법이 반복되었다는 점에서 지역 사회가 긴장하고 있다.
한 시민단체는 25일, 마을 이장이 2023년 한 건설사에게 민원을 제기하지 않는 조건으로 2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고발했다.
당시 이장이었던 Y씨는,오늘(26일) 기자와 통화에서 해당 금품이 '마을의 피해'에 대한 보상이라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피해 내용은 밝히지 못했다.
여기에 골프장 건설 관계자로부터 2022년에도 1천만 원을 받았다는 주장이 추가로 폭로됐다. 관계자는 "이 돈이 마을 기금 명목이었지만, 이장 Y 씨가 이를 마을에 알리지 않고 개인적으로 보관하다 뒤늦게 반환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이장은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말할 필요가 없다.”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이번 사건은 과거 3년간 100여 건의 고발로 3,500만 원의 합의금을 챙겨 '고발왕'으로 불렸던 사건이 발생한 같은 마을에서 벌어졌다.

건설업자에게 민원을 해결해 주는 조건으로 금품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두 사건은 매우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마을발전기금을 빙자한 금품 수수 행위가 사실상 관행화되어 있는 가평 지역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역 사회를 좀먹는 범죄로 인식하고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만약 이번 범죄를 솜방망이 처벌하면 민원을 빙자한 금품 수수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2천만 원 수수 의혹 당시, 이장은 "개인적으로 돈을 받은 것이 아니며 공증까지 제안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1천만 원 추가 수수 의혹과 "개인적으로 보관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마을을 위한 돈'이라는 해명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마을 발전기금을 빙자한 금품 수수 행위는 이미 법정에서 명백한 범죄로 판결된 사례들이 많다.
2021년, 가평의 다른 마을 이장이 태양광 발전소 공사 관련 민원을 해결해 주는 대가로 2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당시 "마을 이장으로서 주민들의 이익을 대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돈을 받아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결했다. 이는 마을 발전 기금을 빙자한 금품수수 행위가 명백한 범죄임을 보여준다.
전남 지역의 한 섬마을의 전 이장은 마을발전기금을 요구하며 돈을 내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위협해 벌금 450만 원을 선고받았다.
강원 춘천의 한 이장은 마을 공동기금 3천만 원을 사적으로 유용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러한 판례들은 마을의 공적 자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하거나, 민원 해결을 대가로 금품을 받는 행위가 단순한 관행이 아닌 횡령, 강요, 뇌물수수등 중대한 범죄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경찰 수사를 통해 더 많은 비리 혐의가 드러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번 사건이 지역사회의 뿌리 깊은 부패 관행을 끊어내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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