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평군청, 법적 근거 없는 '민원 해결 우선' 지시... 인허가 지연에 건설사들 이중고
가평군 임초리 건설 현장에서 3년 간 무려 100여건의 고발을 일삼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른바 '고발왕' 논란의 이면에는, 악성 민원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공사 관계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가평군청의 무사안일한 행정 태도가 자리 잡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가평군청 공무원들이 악성 민원을 접수할 때마다 공사업자 또는 수허가자에게 "민원인과 합의부터 하고 오라"는 요구를 반복하는 관행 때문이다.
인허가 대행업무를 하는 측량설계사무소 관계자는 "군청 공무원이 민원 내용을 소명하려 해도 '왜 민원인과 합의를 보지 못했느냐'고 되묻기만 한다"며 "심지어 '민원 해결 없이는 다음 인허가 진행이 어렵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는 명백한 직권남용이자 불법 강요에 해당한다. 인허가 관련 법령 어디에도 민원인과 합의를 봐야만 행정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는 규정은 없다.
공무원은 민원 내용을 사실관계에 따라 검토하고, 법과 규정에 맞춰 행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가평군 일부 공무원들은 자신들이 해결해야 할 갈등을 민간인에게 떠넘김으로써, 상습 민원인의 금전 요구를 돕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러한 행태는 가평군에 만연한 '민원 우선' 행정의 폐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3년간 100여 건에 달하는 민원을 제기하며 3,500만 원의 합의금을 받아낸 '고발왕'의 등장은, 이러한 무책임한 공무원들의 행태가 낳은 합작품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가평군 공무원들은 민원인들의 억지 주장을 걸러내거나 법적 기준에 따라 중재하기보다, 쉬운 방법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계속 나가다가는 정당한 사업마저 민원인들의 금품 요구에 휘둘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고발왕 등극’사건은 단순히 한 개인의 악성 민원을 넘어, 이를 방치하고 조장하는 공직사회의 해이한 근무 태도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가평군이 직무 유기라는 비판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민원 해결을 민간에 맡기는 관행을 철폐하고 법과 원칙에 입각한 행정 서비스를 재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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